[여현덕의 AI Thinking] 선수 스카우트·팬 관리까지… AI, 축구 판도를 바꾼다

2024. 2. 6.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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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 움직임 포착 장단점 분석
최적의 팀 전략 세우는 근거 제공
유력 구단들도 AI 접목 경쟁 돌입
선수관리 체제·마케팅 혁신 기대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주최하는 2023 아시안컵에서 대한민국이 4강에 오르면서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마침 AFC는 축구공과 선수들의 동작 정보를 추적해 오프사이드를 15∼25초 안에 빠르게 판독할 수 있도록 하는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기술을 도입했다. 불완전한 인간의 판정을 완전히 줄여 경기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한 것인데, 이를 가능케 한 것은 인공지능(AI)과 연동한 신기술이다. 한편 네이버는 초거대 AI 기술을 활용해 선수들의 실적과 강약점을 알 수 있는 선수 리포트를 선보였다.

AI는 축구산업의 판도를 바꿀 게임체인저로 떠올랐다. 축구에 적용된 AI 기술은 선수를 분석하고 스카우트하는 데 유용하지만 팬들을 흡인하고 관리하는 데도 매우 유용하다. AI는 축구를 단순히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팬 중심의 리그로 만들어가고 있다. 팬클럽의 정보나 소식을 실시간으로 전달해 상호작용하고 공동창조도 가능해진다. AI를 활용하면 경기 일정, 경기장 위치, 예상 관중 수 등을 분석해 최적의 마케팅 전략을 세울 수도 있다.

빅데이터 분석해 최적의 선수 골라내

AI는 축구 선수를 어떻게 골라내고 관리할까. 경기장 사방에 달린 인텔리전트 센서(카메라)를 통해 선수의 특징을 전달받으면 AI는 땀을 많이 흘리는 선수, 호흡이 빠르고 가쁜 선수, 아프거나 심하게 지친 선수 등 주요한 특징을 관리실(또는 의료실)로 바로 통보해준다. 선수의 동작을 일일이 포착(동작 캡처)하고 AI로 분석한다. 선수의 움직임을 시각 데이터로 구현하고 AI 분석으로 처리해 과학적이고 정밀한 특징을 도출하고 통찰력을 제공한다. AI는 선수의 동작, 볼 소유, 경기 유형 같은 데이터에 레이블을 지정함으로써 선수와 팀의 성과를 파악하고 최적의 전략을 개발하는 데 도움을 준다. 선수의 신체조건과 기량에 관한 핵심사항(키, 몸무게, 속도, 득점력 및 출전 시간 등 정량적 데이터와 수많은 정성적 데이터 포함)을 종합적으로 분석한다. AI는 효율성과 정확성을 크게 높여주고 판단의 근거를 제공해준다.

정보가 방대할 경우 사람이 하는 분석에는 한계가 있다. 빅데이터+AI 모델링을 사용하지 않으면 많은 시간이 걸리고 놓치는 게 많다. 통찰력도 얻기 어렵다. 선수를 스카우트할 때도 주관적인 관찰, 불완전한 자료의 조합, 수공업적 분석과 직관에 의존하게 된다. 하지만 AI 분석을 통하면 시간과 비용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

세계적 프로축구 구단들은 AI 경쟁에 돌입했다.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리버풀 FC는 축구에 AI를 접목하기 위해 구글 딥마인드에 수년간의 경기 데이터를 제공했다. 스페인의 라리가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독일의 분데스리가는 IBM과 손잡고 팬을 관리하고 선수를 스카우트하고 가르치는 데 필요한 AI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방대한 선수 관련 정보·데이터를 바탕으로 키와 몸무게, 속도, 득점골 수, 출전 시간 등의 정량적 데이터와 수십만건의 스카우트 보고서 평가 등 정성적 데이터를 녹여 우수한 선수를 정확하게 찾아내 스카우트할 수 있다.

딥마인드 AI 연구팀의 로봇 시뮬레이션 장면(사진 왼쪽)과 축구 경기 도중 AI가 선수를 분석하는 장면. <자료 : 인디펜던트·ABC액션뉴스>

코칭 시스템에도 막대한 영향

AI는 코칭 시스템 구축에도 효과적이다. 영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선수들의 특징과 축구공의 이동을 빠르게 분석해 최적의 코칭을 제공한다. 인간 코칭이 주로 직관적 판단에 의존해 선수에게 지시하는 방식이라면 AI 코칭은 데이터와 과학적 분석을 기반으로 전략과 훈련 방향을 제시한다.

얼마 전 구글의 딥마인드는 AI로 구동되는 축구로봇을 개발해 연습을 시켰다. 소형 휴머노이드 로봇은 골을 넣고, 태클을 걸고, 넘어져도 빠르게 일어나도록 강화학습을 수행했다. 잘해서 득점하면 보상이 돌아가게 해준다. 딥마인드 연구진은 AI를 실제 버전의 이족보행 로봇으로 전환해 추가 훈련 없이 서로 일대일 축구 경기를 시뮬레이션했다. 축구로봇은 마치 잘 훈련된 축구선수들처럼 빠른 낙상 회복, 걷기, 빠르게 돌아서기, 발차기 등과 같은 역동적인 기술을 선보였다. 딥마인드는 경기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전략에 더해 볼 움직임을 빠르게 예측해 상대의 슛을 차단하는 방법을 학습시키는 데 성공했다. 로봇은 사람과 달리 뒤뚱거리며 본질적으로 취약하다. 하지만 훈련을 통해 기본적인 규칙을 만들고 하드웨어를 수정해 효과적인 동작을 시연했다. 심층 강화학습을 통해 두 발로 보행하는 양발 로봇에게 민첩한 축구 기술도 가르쳤다. 빅데이터와 AI 기술의 접목을 통해 전통적인 스포츠 방식에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선수 부상 75% 방지 효과

AI는 전략 수립과 의사결정에 필요한 소중한 자료를 감독에게 전달한다. 감독은 축구 AI 어드바이저를 협업에 사용하면 지능 증강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감독은 ‘인공지능 어드바이저’의 예리한 분석 덕분에 휴먼 통찰력을 가미해 탁월한 코칭 전략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다.

요컨대 축구에서 AI는 기계학습과 휴먼 피드백을 병행해 분석력과 예측력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한다. AI는 선수들의 움직임, 슈팅 기술, 패스 정확도 등을 분석해 각 선수의 강점과 약점을 식별하고, 초개인화된 맞춤형 훈련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 AI는 동시다발적으로 선수를 탐지하고, 경기 도중 발생하는 다양한 상황을 실시간으로 분석, 감독과 코치에게 최적의 전략을 제안해준다. 상대 팀의 전략을 빠르게 파악하고 대응케 한다. 선수들의 운동량과 체력 상태를 지속적으로 점검해 부상 위험을 예측한다. AI를 활용하면 선수의 피로도를 실시간으로 감지해 역량 소진을 막고 부상을 예방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선수의 신체 데이터와 AI 예측 모델은 스카우트 과정에서뿐만 아니라 경기력 향상, 부상 방지, 그리고 재활치료에도 유용하게 활용된다. 실제로 AI 코칭 시스템을 도입하니 선수 부상 탐지·방지 효과가 평균 75%에 달하고 있다.

이제 국내 스포츠산업에도 AI 코칭 기술이 속속 도입되고 있다. AI 코칭은 선수들의 훈련 및 경기 전략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왔고 선수 관리시스템을 바꾸고 있다. AI 축구 코치가 신종 직업으로 등장한다고 해서 축구 감독은 사라지는 게 아니다. 오히려 감독은 데이터에 의존한 과학적 전략 수립과 의사결정에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된다. AI 코치와의 협업으로 팀의 전력 향상은 물론 일상적인 관리에 들어가는 시간과 에너지가 줄어들고 휴먼터치의 시간이 늘어나게 된다. 선수들에게 동기를 심어줄 시간이 생기고 감성적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잘만 활용하면 AI와 함께하는 축구 감독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탁월한 리더로 재탄생하지 않을까.

여현덕 카이스트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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