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세상 읽기] 돈을 벌어오는 AI
요즘은 업종에 AI(인공지능)를 붙이지 않으면 투자를 받기 힘들다고 할 만큼 투자자들은 AI에 빠져있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같은 빅테크 기업들은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탈보다 더 많은 돈을 AI 스타트업에 쏟아붓고 있다. 이렇게 엄청난 액수가 투자될 때는 이 시장이 폭발할 거라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런 시장은 오픈AI가 챗GPT 유료 구독자를 모으는 것처럼 단순히 사용료를 받는 것으로는 만들어지지 않고, 기업과 개인이 AI를 이용해서 수익을 올리는 사례를 쉽게 접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날이 다가오고 있다는 신호가 들린다. 메타는 지난주 분기 실적을 발표한 직후 주가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동안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을 절감했고, 온라인 광고 매출도 잘 성장한 탓이지만, 메타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AI를 광고에 도입해서 광고비용 대비 효과가 32% 증가하고, 신규 고객 확보에 드는 비용은 17% 감소했다고 밝혔다. 자체 AI를 개발하고 있는 기업의 발표임을 고려하고 들어야 하지만, AI가 메타에 돈을 벌어다 주고 있다는 건 분명해 보인다.
기업만 재미를 보는 것도 아니다. 후원금의 규모가 당락을 결정하는 미국에서는 작년 말 한 단체가 기업과 개인에게 후원을 요청하는 이메일을 쓰면서 AI를 사용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랬더니 구글의 바드와 오픈AI의 챗GPT의 도움을 받은 이메일은 인간이 쓴 이메일보다 시간당 3.5~4.4배나 많은 후원금을 받아냈다고 한다. AI가 인간보다 돈을 더 많이 벌어오는 시대가 된 것이다. 아직도 대규모의 투자가 이뤄지고 있어서 당장은 들어가는 비용이 크겠지만, 한계비용이 0으로 수렴하는 디지털 기술의 특성상 앞으로는 비용도 크게 낮아진다. AI는 그렇게 돈을 벌어다 줄 것이고, 그 돈은 누군가 같은 일을 하며 받아온 임금의 증발분이 될 것이다.
박상현 오터레터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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