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겨울의 행복한 북카페] 오늘도 두 명이 퇴근하지 못했다
오늘도 두 명이 퇴근하지 못했다. 야근을 해서가 아니라 일하다 죽어서. 일하다 죽어서, 떨어지고 끼고 부딪혀서, 안전장치도 대비책도 없이 죽어서, 자신이 일군 삶의 터전으로, 지친 마음을 위로해주는 한 끼 밥으로, 사랑하는 사람의 곁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이 숫자는 이미 『2146, 529』(2022)에서 제목으로 전면에 내세운 바가 있다. 이 제목에서 ‘529’는 산재 사고로 사망하거나 과로사한 사망자의 추정치다. 이는 실제 숫자보다 적게 집계된 숫자로, 사고 사망자는 이미 2019년부터 지속적으로 800명대를 넘어서 왔다.
산재 사고를 단순한 작업자의 주의 부족 탓으로 돌리는 것은 기만이다.
『오늘도 2명이 퇴근하지 못했다』(2023)에서는 산재 사고의 구조적 요인을 다섯 가지로 정리한다. 첫째, 작업방식이 안전수칙과 충돌할 때. 이를테면 요구되는 생산 물량이 안전수칙보다 우선순위에 있어 노동자들이 안전수칙을 지킬 수 없는 경우다. 둘째, 원청기업이 하청기업에 위험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하지 않을 때. 셋째, 기업들이 안전 예산을 충분히 편성하지 않을 때. 넷째, 기업이 노동자들에게 작업환경의 구체적인 위험 요소를 설명하지 않을 때. 다섯째, 안전관리 역량이 부족할 때. 50인 미만의 기업은 오랫동안 안전관리 의무에서 벗어나 있었기 때문에 기업 스스로 안전관리를 의무로 여기지 않기도 한다.
작업자의 주의 부족에 의한 사고가 없다고 말할 수는 없더라도, 적어도 기업이 안전을 우선순위로 두지 않기 때문에 벌어지는 사고를 예방할 책임은 져야 한다. 같은 책에서 신다은 기자는 이렇게 지적한다. “안전을 경영의 중심에 놓아본 적 없는 기업이 생산효율을 최우선으로 추구할 때 아주 ‘자연스럽게’ 노동자가 죽는다.” 안전을 ‘부자연스럽게’ 우선순위에 두게 강제하지 않는다면, 오늘도 희생되는 것은 노동자의 목숨일 것이다.
김겨울 작가·북 유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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