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마라톤의 끝이 보인다, 반드시 1등으로 결승 통과”
한국 축구대표팀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결승전으로 가는 길목에서 ‘돌풍의 팀’ 요르단과 2주 만에 ‘리턴 매치’를 벌인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7일 오전 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대회 준결승에서 요르단과 맞붙는다. 이기면 카타르-이란전 승자와 결승전에서 만난다. 강력한 우승 후보 일본이 8강에서 이란에 져 탈락하면서 한국은 4강에 오른 나라 중 유일한 ‘비(非) 중동팀’이다.
요르단은 이변의 팀이다. E조 3위로 16강 토너먼트에 진출한 뒤 4강까지 올라왔다. 한국은 요르단과의 역대 전적 무패(3승3무)를 기록 중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도 23위로 요르단(87위)보다 64계단이나 높다. 경험의 차이도 확연하다. 요르단은 아시안컵 무대에서 4강에 오른 게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은 우승과 준우승을 각각 두 차례와 네 차례 경험했다. 축구 통계 전문매체 옵타는 한국이 요르단을 꺾을 확률이 69.6%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이다. 지난달 20일 조별리그 2차전에서 한 수 아래로 여긴 요르단에 고전 끝에 2-2 무승부를 기록한 경험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클린스만호는 2주 전 겪은 아찔한 기억을 말끔히 털어내고 2015년 이후 9년 만에 결승 무대를 밟는다는 각오다.
‘캡틴’ 손흥민(토트넘)과 플레이메이커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이 득점 쟁탈전의 선봉에 선다. 나란히 3골씩 터뜨려 팀 내 최다골을 기록 중이다. 손흥민은 페널티박스 내에서의 영리한 움직임과 공간 침투, 이강인은 경기 흐름을 바꾸는 킬러 패스와 중거리 슈팅이 주 무기다. 8강전에서 페널티킥 동점골을 넣은 황희찬(울버햄프턴)도 키 플레이어다. 부상으로 조별리그 요르단전에 나서지 않았던 황희찬은 클린스만 감독의 ‘히든 카드’다. 성난 황소를 연상케 하는 저돌적인 드리블 돌파는 요르단 수비진의 경계 대상 1호다.
요르단도 믿는 구석이 있다. 프랑스 리그1 몽펠리에에서 활약 중인 공격수 무사 알타마리에 기대를 건다. 알타마리는 요르단 대표 선수 가운데 유일한 유럽 빅리거다. 그는 A매치 54경기에 나와 14골을 넣었다. 이번 대회에선 2골을 기록 중이다. 알타마리는 지난해 11월 열린 2023~24시즌 리그1 경기에서 이강인과 한 차례 맞대결을 펼친 적이 있다. 당시 이강인이 결승 골을 넣은 파리생제르맹이 3-0으로 완승했다.
알타마리는 지난 4일 팀 훈련에 참가하지 않고 개인 훈련을 했다. 가벼운 부상을 당했다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요르단의 ‘연막 작전’일 가능성도 있다. 각각 2골씩 터뜨린 알타마리의 공격 파트너 야잔 알나이마트(알아흘리)와 마흐무드 알마르디(알후세인)도 요주의 대상이다. 알나이마트는 조별리그 한국전에서 발리 슈팅으로 골을 터뜨렸다.
한국은 ‘철기둥’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경고 누적으로 요르단전에 나서지 못한다. 클린스만 감독은 김민재 없이 요르단 공격을 막는 방법을 고심 중이다. 빈 자리는 정승현과 김영권(이상 울산)이 메울 전망이다. 수비형 미드필더와 중앙 수비수를 오가는 박진섭(전북)도 출격 대기한다.
클린스만호는 사우디와의 16강전(연장까지 1-1, 승부차기 4-2승)과 호주와의 8강전(연장 2-1승)에서 잇달아 ‘120분 혈투’를 벌여 체력 소모가 크다. 클린스만 감독은 5일 요르단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4강까지 올라 온 상황에서 느끼는 압박감이 크지만 기대감과 자신감도 함께 얻었다”면서 “(체력적으로 지쳐 있지만) 대회에서 가장 중요한 건 정신력이다. 긴 마라톤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반드시 1등으로 결승점을 통과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도하(카타르)=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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