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뷰티 업계의 新리더들
Q :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뷰티 업계는 급격한 변화를 겪었다. 뷰티컬리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나
A : 포스트 코로나 시기에 접어들며 온라인 비즈니스 시장이 둔화되는 추세이지만, 뷰티컬리는 꾸준히 규모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오픈 1년 만에 거래액 3000억 원, 누적 주문 수 600만 건을 기록했고, 컬리에서 뷰티 제품만 구매한 소비자도 오픈 초기 대비 약 3배 이상 늘었다. ‘컬리’라는 브랜드가 지닌 신뢰를 바탕으로 백화점 럭셔리 브랜드뿐 아니라 품질 경쟁력으로 승부하는 숨은 뷰티 제품을 발굴하고 엄선한 상품 차별화 전략 덕이라고 생각한다.
Q : 뷰티컬리만의 큐레이팅 기준은
A : 성분과 가격 적합성 같은 상품력에 고객의 니즈가 부합하는지 살핀다. 아무리 유명한 제품이라도 우리에게 전 성분을 공개하지 않는 브랜드는 입점시키지 않고, 성분 기준에 부합하더라도 소비자의 니즈가 없으면 입점이 어렵다. 컬리 채널의 상품 검색 창으로 소비자들이 어떤 제품이나 키워드를 검색하는지 그 데이터를 꼼꼼하게 분석하는 과정을 통해 니즈를 파악하고, 만약 그에 맞는 제품이 없다면 온오프라인 시장조사를 통해 새로운 제품을 발굴한다.
Q : 대표적인 ‘컬리 큐레이팅’ 브랜드가 있다면
A : 서울대 출신 연구진이 개발한 줄기세포 배양액 앰풀 브랜드 ‘프란츠’와 색조 전문 브랜드 ‘아멜리’. 프란츠는 뷰티컬리 입점 1년 만에 매출이 4배 이상 증가했고, 아멜리 또한 2년 전 9월에 입점해 1년 만에 매출이 6배 이상 증가했다. 컬리 MD들은 입점 브랜드에 소비자의 니즈를 전달하고 함께 제품 개발에 참여하기도 하는데, 프란츠와 함께 기획 출시한 미스트는 라이브 방송에서 라인 전체가 완판되는 성과를 냈다. 앞으로도 검증된 브랜드 상품을 확장하는 것은 물론, 우리가 선별한 단독 상품 확장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Q : 뷰티컬리만의 한 끗은
A : 상품을 보여주는 방식에 차별성을 뒀다. 뷰티컬리 앱에서는 소비자들의 ‘찐 후기’를 접할 수 있다. 화장품은 실제 사용감이 제품 구매에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뷰티컬리 채널의 후기에서 소비자들의 발색 샷이나 피부 타입에 따른 추천기를 통해 간접적으로 제품을 경험하고 이웃집에 사는 친구와 수다를 떨듯 소통하며 즐거운 경험을 쌓는다.
Q : 지금 여성들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형태를 키워드로 정의한다면
A : 나를 위한 아름다움(Beauty for Me). 일반적으로 아름다움이란 타인에게 외적 모습을 평가받는 개념으로 생각하지만, 내면의 아름다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이를테면 과거에는 남에게 보이기 위해 화장했다면 지금은 스킨케어나 메이크업 루틴 자체가 자신을 위한 케어에 더 가까워진 느낌. 앞으로는 자신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나아가 환경적으로도 이로운 뷰티 소비가 중요한 키워드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Q : MZ세대에게 ‘무신사 룩’은 하나의 고유명사로 자리 잡았다. 무신사다운 뷰티란
A : 새롭고 과감하지만 어렵지 않은 아름다움. 무신사를 생각했을 때 흔히 약간 투박하면서 ‘힙’하고 스타일리시한 룩을 떠올린다. 이는 고유하지만 보편적인 젊음을 대변한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시도하면서도 기성의 것을 배척하거나 거부하지 않는 것. 이런 요소가 무신사 히스토리에 담겨 있고, 무신사가 그리는 뷰티도 그런 분위기를 닮은 것 같다.
Q : 무신사 커머스 뷰티만의 특징은
A : 채널 자체는 e커머스와 크게 다를 바 없지만, 무신사를 비롯해 최근 생겨난 버티컬 채널들은 시각적 · 기능적으로 세련된 포인트가 많아졌다. 특히 무신사 커머스 뷰티는 ‘무신사스러운’ 새롭고 아이코닉한 뷰티 브랜드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는 채널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채널에 자주 방문하는 고객은 생소한 브랜드도 과감하게 선택하는 편이고, 판매 데이터도 새로운 아이템에 대한 주목도가 다른 채널에 비해 높은 편이다. 최근 2년간 여성이 많이 유입됐는데, 프레이그런스 매출 비중이 다른 채널과 견줄 수 없을 정도로 견고해진 것 또한 주목할 만한 특징이다.
Q : 이토록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동력은
A : 마이 웨이(My Way). 모두 오프라인에 혈안이 돼 있을 때 우리는 온라인에 미쳐 있었고, 반대로 뷰티 소비가 온오프라인으로 분산되며 많은 이가 타율이 높은 e커머스 볼륨을 키우는 지금, 우리는 오프라인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우리는 온오프라인을 연계해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에디토리얼 콘텐츠를 소개하고, 무신사 뷰티 자체 브랜드를 통해 우리가 지닌 톤 앤 매너를 가감 없이 드러냈다.
Q : 무신사 뷰티만의 큐레이팅 기준은
A : 상품성은 기본이고 브랜드의 룩 & 필(Look & Feel)을 본다. 배너 하나를 게재해도 ‘힙’하지 않으면 노출될 수 없으니.
Q : 지금 여성들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형태를 키워드로 정의한다면
A : 건강한 육체와 진일보한 솔루션, 내면의 평화(Healthy Body, Advanced Solution and Peaceful Mind). 외형뿐 아니라 신진대사 같은 속건강까지 챙기는 요즘 여성들은 고도화된 테크놀로지와 AI, 유전학 등에 기반한 심층적이고 개인화된 솔루션을 추구한다. 그러면서도 내면의 평온함이 외적인 아름다움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정신 건강을 추구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한다.
Q : 다음 세대의 아름다움이란
A : 자원과 환경을 우선한 아름다움. 지금도 유해 원료에 대한 연구는 계속되고 있고, 자원은 고갈될 만큼 고갈됐다. 이런 상황에서 앞으로의 아름다움은 무엇보다 지구 환경을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그러면서도 미적 효용성을 지닌 것들이 떠오를 것이다.
Q : ‘카테고리 매니저’라는 직무가 생소하다
A : 카카오톡 선물하기 서비스에서 명품 화장품과 향수 상품군을 운영하며 시장 동향과 경쟁 환경, 고객 니즈를 조사하고 분석해 카테고리 전략을 수립하고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브랜드와 기획자, 개발자, 소비자 사이에서 뷰티 카테고리의 성장을 책임지는 역할이다.
Q :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일반적인 커머스 플랫폼이나 채널과는 성격이 달라 보인다
A : 대부분의 커머스 플랫폼이 가격과 빠른 배송, 구색 등을 중요한 요소로 여긴다면,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위와 같은 요소에 추가로 브랜딩과 패키지 등을 통한 가치 제공을 중요하게 여긴다. ‘선물하기 위한 상품을 탐색하고 구매하는 곳’이기에 고객의 탐색 동선에서 적절한 큐레이션으로 받는 사람이 만족할 수 있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된다.
Q : ‘적절한 큐레이션’이란 무엇일지
A : 브랜드나 상품이 ‘선물’로서 적합한지, 받는 사람을 위한 선물 ‘포장’은 어떻게 제공하는지 등 선물을 받는 입장에서 다양한 요소를 검토한다. 한국은 고감도의 신생 뷰티 브랜드가 쏟아져 나오고 있어 데일리로 시장 트렌드를 살피고 성별과 연령대별 니즈를 파악해 선물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Q : 온라인으로 선물을 구매하는 플랫폼에 그치지 않고 오프라인과 연계한 ‘옴니(Omni)’ 프로그램이 인상적이다
A : 단순히 브랜드가 고객에게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뛰어넘어 브랜드 가치가 소비자에게 닿을 수 있도록 고민한다. 단독 상품과 커스텀 각인 서비스, 스페셜 패키지는 물론, 온라인을 통한 상품 수신 경험을 오프라인으로 확장해 단순히 상품을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는 ‘GiftX(Gift eXperience)’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반응도 좋다.
Q : ‘GiftX’ 서비스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달라
A : ‘선물하기(Gift)’와 ‘경험(Experience)’의 만남으로 상품으로 주고받는 선물에서 벗어나 브랜드를 직접 경험함으로써 특별한 선물 경험을 선사하는 서비스다. C사는 브랜드 퍼퓨머와 함께 향수 클래스를 듣는 형태라면, 국내 홈 프레이그런스 시장을 주도하는 N사는 제품 구매 시 특정 호텔 아이스링크에 마련된 홀리데이 컬렉션 공간을 체험하고 실제 아이스링크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 외에도 셀럽이 만든 소주 브랜드 W사는 믹솔로지 칵테일 제조와 증류 과정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브랜드 성격에 따라 재미난 경험치를 쌓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한 브랜드는 해당 프로모션 기간 동안 상품 재구매 비중이 약 20%나 상승하기도!
Q : 최근 럭셔리 선물 전문관 ‘럭스(LuX)’를 오픈했다
A : 소중한 사람을 위해 그리고 자신을 위해 선물하기 좋은 다양한 제품을 모아 보여주고 있다. 기존 선물하기 구매고객 대비 객단가가 높고, 선물과 셀프 구매가 골고루 발생하고 있으며, 남성 구매자 비율도 높은 편. 카테고리별 상위 티어(Tier) 브랜드 중 글로벌 브랜드로 1차 큐레이션을 했고, 특히 뷰티는 패션 하우스 브랜드나 프리미엄 스킨케어 브랜드, 니치 향수 브랜드 위주로 뽑았다. 백화점에서 볼 수 없는 선물하기 단독 상품을 마련해 차별성을 두었고, 브랜드 멤버십과 연계해 선물하기 구매고객도 동일하게 브랜드 공식 멤버십 케어를 받을 수 있다.
Q : 그래도 명품은 매장에서 구매하려는 여성이 많지 않을까
A : 명품 구매 시 오프라인 경험을 함께 느끼고 싶어 하는 고객을 위해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통해 받은 제품을 오프라인에서 상담받은 후 픽업할 수 있는 옴니 서비스도 출시할 예정이다.
Q : 카카오톡 선물하기 ‘LuX’가 그리는 넥스트는
A : 소중한 이에게 명품 같은 럭셔리 제품도 믿고 선물할 수 있는 서비스로 자리 잡고 싶다. 단순한 상품이 아닌, 럭셔리 브랜드가 제공하는 상품과 서비스, 그에 포함된 가치까지 함께 전달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예정.
Q : 코로나19 이후 뷰티 업계에 어떤 변화가 있었나
A : 향과 보디 카테고리에 대한 니즈가 커졌다. 코로나19를 거치며 우리 집 욕실에서 시간을 들여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 수면 위로 떠오르며 지금은 스스로 만족감을 위해 사용하는 것과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아이템이 함께 융화돼 소비되고 있는 듯하다.
Q : 이런 변화 속에서 헤어 케어 브랜드를 만든 이유는
A : 마켓을 바라보는 사업가 입장에서 코로나19 이후 헤어 케어의 글로벌 성장세가 가장 컸다. 기능이나 고민을 앞세우기보다 찰랑이는 머릿결처럼 요즘 친구들이 추구하는 자연스러운 모습을 찾아 우리 삶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는 감각적인 헤어 제품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나르카를 만들었다.
Q : 나르카(Narka)는 무슨 의미인가
A : 특별한 어원이 있는 건 아니고 옆집에 사는 감각적인 여자아이의 이름을 상상하며 만들었다. ‘나르(Nar)’의 부드러운 어조에 시원한 느낌의 ‘카(Ka)’를 더해 국적을 불문하고 누구나 사랑할 수 있는 여자아이로 느껴졌으면 했고, 나르카가 일방향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브랜드가 아닌, 같이 소통할 수 있는 사람처럼 느껴지길 바랐다.
Q : 비주얼을 보면 옆집 사는 친구가 찍은 것처럼 친근하면서도 따스한 긍정에너지가 스며 있는 듯하다
A : 개인적으로 뷰티의 본질은 소비자가 손을 뻗었을 때 닿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품을 보는 것만으로 일상에서 내가 사용하는 모습이 그려져야 한다는 의미. 지금 시대 흐름보다 딱 반 보 앞선, 손에 잡을 수 있는 아름다움을 그려낸다는 마음으로 나르카 역시 누구나 가지고 있는 대미지 케어라는 고민을 해결하며 잔머리 하나, 헤어스타일의 작은 포인트 하나로 표현할 수 있는 일상 속 아름다움을 함께 나누고 싶었다.
Q : ‘반 보’라는 지점이 너무 어렵다
A : ‘뷰티 트렌드를 빠르게 습득하지 못하는 지역에 사는 사람들도 우리 제품과 이미지만 보고 장바구니에 넣을 수 있을까?’란 물음에 ‘YES’라는 답변이 나올 만한 지점을 찾는다.
Q : 키 컨셉트는 어디에서 출발했나
A : 한 달 정도 덴마크에서 지냈는데 소박한 동네 카페, 걸을 때마다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는 나무 바닥, 담백하고 꾸밈없는 패턴, 사람들의 표정에서 느낄 수 있는 따스함과 여유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 진부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내 눈으로 직접 본 공간과 행복감을 느꼈던 상황에서 영감을 얻는 편이다. 즐거움과 재미있는 감정, 행복이야말로 아름다움의 본질이라는 생각 때문.
Q : 비주얼 작업을 할 때도 눈에 결과물이 그려지는 것보다 아이데이션(Ideation)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들었다. 특정 레퍼런스 이미지도 없이 촬영한다는 이야기도 들었고
A : 어떤 포토그래퍼는 “화장품 촬영하는 데 글이 왜 이렇게 많아?”라는 질문을 하기도 했다(웃음). 우리는 이미지부터 시작하지 않고 뭘 표현하고 싶은지부터 기획한다. ‘사람들이 이 룩을 통해 뭘 느껴야 하지?’에서 시작해 만약 그 주제가 텍스처라면 ‘쫀득쫀득한 제형을 어떤 식으로 보여줘야 할까’를 고민하고, 그때부터 이미지를 찾거나 손으로 그리며 내러티브를 만들고 이를 발전시킨다.
Q : 최근 인상 깊게 읽은 책이나 저장한 문구가 있을까
A :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그늘에 대하여〉. 비워진 것에서 아름다움을 찾고 이를 표현하는 방식을 고민하는 내용으로, 이런 글을 보며 이미지와의 연결고리를 생각 하게 되는 것 같다.
Q : 나르카가 그리는 넥스트
A : 2월 중 ‘하입 핏 헤어 마스카라’ 신제품이 나올 예정이고, 2월 말엔 서촌에 매장을 오픈한다. 나르카만의 한 끗 다른 내러티브를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다. 앞으로도 어떤 헤어 브랜드에서도 내놓지 않은 제품을 계속해서 선보일 계획이다.
Q : 다음 세대의 아름다움이란
A : 스스로를 자신 있게 표현하는 것을 넘어 남들이 하지 않는 새로운 시도를 과감하게 추구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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