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개미 ‘통곡의 벽’된 美대사관 SNS… 증시 하락에 불만 폭발

이정헌 2024. 2. 6.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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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기 둔화와 증시 하락을 겪는 중국의 개인 투자자들이 주중 미국 대사관 SNS를 찾아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외신은 중국 당국이 국내 경기 침체에 대한 불만을 억누른 결과 미국 대사관이 중국 투자자들의 통곡의 벽이 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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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 보호 웨이보 게시물 증시 불만 도배
중국 증시 21년 2월 이후 6조 달러 증발
지난 2일 올라온 주중 미국 대사관의 기린 보호 관련 게시물에 중국 개인투자자들이 몰려와 댓글을 단 모습. 중국 SNS 웨이보 캡처


최근 경기 둔화와 증시 하락을 겪는 중국의 개인 투자자들이 주중 미국 대사관 SNS를 찾아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외신은 중국 당국이 국내 경기 침체에 대한 불만을 억누른 결과 미국 대사관이 중국 투자자들의 통곡의 벽이 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5일 중국 SNS 웨이보의 주중 미국 대사관(美国驻华大使馆) 계정을 보면, 지난 2일 올라온 기린 보호 및 서식지 관련 게시물에는 5일 오후 5시 기준 댓글 16만3000개와 좋아요 71만4000개가 달렸다. 평소 200~300개 수준에 댓글이 달리는 다른 게시물과는 확연히 다른 수치이다.

원 게시물은 아프리카 나미비아에 본사를 둔 기린보존재단이 아프리카 21개국의 4000만㏊ 면적에서 기린을 보호하는 활동을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댓글에는 원문과 무관한 ‘중국 증시 폭락’에 대한 원성으로 도배됐다. 댓글에는 “주식투자자들이 미쳐가고 있다” “나 좀 도와달라. 오랫동안 실직했고 빚까지 진 상태”라는 등의 댓글이 달렸다. 또 미 대사관의 게시물이 “상하이증권거래소를 폭격할 수 있는 미사일을 좀 구해줄 수 있을까요?” “바보가 권력을 잡으면 국민이 곤경에 빠진다”는 등의 설명과 함께 중국 SNS에서 공유되고 있다.

로이터통신도 이날 “중국 주가 폭락으로 미국 대사관 계정을 통곡의 벽으로 바꾸다”라는 제목으로 이번 현상을 보도했다. 이어 중국 경제가 부동산 위기, 경기 침체, 디플레이션 압력 등을 겪으면서 중국 당국에 반발하는 여론이 심상치 않다고 지적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실제 최근 중국 증시는 부진을 면치 못하는 실정이다. 중국 증시 시가총액은 2021년 2월 이후부터 약 6조달러(약 8000조원)나 증발했다. 중국 상하이·선전 우량주 중심의 ‘CSI300 지수’도 지난달 6.3% 급락해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만 이번 중국 SNS 내 반발 여론 확산이 얼마만큼 장기화할지는 미지수이다. 중국 SNS 사용자는 개별적으로 중국 시장과 경제에 대해 논평을 낼 순 있지만, 누리꾼들의 큰 주목을 받는 게시물에선 중국 당국에 의해 댓글쓰기, 공유 등 표현이 제한될 수 있다.

중국 정부도 국내 경제에 대한 불안을 불식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지난 2일 “전국이 낙관주의로 가득 차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올리기도 했다. 그러자 다음날 한 중국 누리꾼이 “기린 커뮤니티 전체가 낙관주의로 가득 차 있다”면서 미국 대사관을 기린 게시물을 다시 공유했고, 공유자 가운데 가장 많은 좋아요 2813개를 얻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당국이 긍정적인 메시지를 내는 등 투자자를 진정시키기 위한 노력을 강화했지만, 때때로 역효과를 불러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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