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한 개’를 들었다 놨다…“설 명절 장보기 겁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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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를 사흘 앞둔 5일 오전 서울 동작구의 한 시장.
동작구의 한 시장 초입에 있는 과일가게 점원 문치홍(46)씨는 "사과는 차례상에 항상 올라가는 과일인데, 가격 부담 탓에 1개만 상에 올리겠다는 손님도 많다"고 전했다.
서울 동작구의 한 시장에서 야채를 판매하는 장대봉씨는 "정부가 예산을 풀어 경기 활성화에 나선다고는 하지만 소상공인에겐 체감이 잘 안 된다"며 "손님들이 편하게 지갑을 열 수 있는 정책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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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데에만 7만원 훌쩍 넘게 들어
설 연휴를 사흘 앞둔 5일 오전 서울 동작구의 한 시장. 주부 정모씨는 과일 상점 안을 서성대면서도 물건을 선뜻 구입하지 못했다. 비싼 가격 때문이다. 정씨가 집어 든 사과 1개 가격은 4500원. 정씨는 “1년 전만 해도 개당 3000원이면 사과를 살 수 있었는데, 이젠 너무 비싸졌다”며 “명절이 코앞인데 모든 물건 가격이 역대급으로 높은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국민일보가 7개의 대형마트·전통시장을 방문한 결과 상인과 종업원, 소비자 모두 “명절 분위기가 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정부가 역대 최대 규모인 농·축·수산물 할인지원 예산 840억원을 투입해 설 성수품 공급과 물가 안정에 힘쓰겠다고 밝혔지만 정작 국민은 체감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동작구의 한 시장 초입에 있는 과일가게 점원 문치홍(46)씨는 “사과는 차례상에 항상 올라가는 과일인데, 가격 부담 탓에 1개만 상에 올리겠다는 손님도 많다”고 전했다. 또 다른 상인 김은숙(67)씨는 “보통 이맘때쯤이면 사람이 다니지 못할 정도로 시장이 북적여야 하는데 계속 한산하다”고 했다.
건어물 가게를 운영하는 60대 A씨도 “코로나19 팬데믹 시절보다 사람이 더 적다”고 말했다. 과일 등 성수품 원가가 치솟은 탓에 밑지고는 팔 수 없는 상인이나 비싸서 덜 살 수밖에 없는 소비자 모두 썰렁한 설 대목을 맞이한 셈이다.
지난 2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신선 과실 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8.5% 올랐다. 2011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문가격조사기관 한국물가정보도 지난해보다 과일·채소류 물가가 20% 넘게 오르면서 올해 설 차례상 비용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올해 설 4인 가족 기준 차례상 비용은 전통시장 기준 28만1500원, 대형마트 기준 38만580원이다.
서울의 한 시장에서 만난 80대 B씨는 “물가 때문에 차례 음식을 마음대로 살 수가 없다. 앞으로 차례를 지내지 않는 방향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취재진이 시장에서 설날 기본 차례상 중 5열에 올라가는 배·감·사과 5개와 밤·대추·한과 1세트를 구매해봤다. 총 7만4500원이 들었다. 여기에 고기와 생선, 떡과 나물 등을 추가로 사려면 비용은 훨씬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대형마트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서울 관악구의 한 대형마트 직원은 “지난 주말 동안 설 선물 세트가 1년 전 이맘때와 비교해 덜 팔렸다”며 “명절 대목이라고 들떠있는 분위기가 전혀 아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상인들은 정부가 예산을 풀더라도 소비심리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유통 업황이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서울 동작구의 한 시장에서 야채를 판매하는 장대봉씨는 “정부가 예산을 풀어 경기 활성화에 나선다고는 하지만 소상공인에겐 체감이 잘 안 된다”며 “손님들이 편하게 지갑을 열 수 있는 정책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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