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암 알리려"…'가짜 사망' 발표한 여배우, 인도 발칵
발리우드 배우 겸 모델인 푸남 판디(32)가 자신이 자궁경부암으로 인해 사망했다는 소식을 거짓으로 알려 비난을 받고 있다.
5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판디의 인스타그램에는 그가 자궁경부암에 맞서 싸우다가 숨졌다는 글이 게시됐다. 인도 언론들은 곧바로 이를 인용해 판디의 사망 소식을 보도했다. 그는 인스타그램에서 약 130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BBC는 "인도 국민들은 판디의 죽음을 애도하며 자궁경부암에 용감하게 맞서 싸우다 숨진 그녀에게 찬사를 보냈다"고 전했다.
그러나 판디는 하루 뒤인 3일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죽음은 사실이 아니라는 동영상을 게시했다. 이어 "사망에 대한 인스타그램 게시는 자궁경부암에 대한 인도 사회의 인식을 제고하기 위한 소셜미디어 캠페인의 일부였다"고 설명했다.
판디는 그러면서 "인도 사회에서 갑자기 모두가 자궁경부암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나의 사망 소식이 자궁경부암에 대한 주의를 높일 수 있어 자랑스럽다"고 했다.
많은 소셜미디어 사용자들은 판디의 '거짓 사망 소식'이 백신 접종을 홍보하려는 정부의 전략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판다의 거짓 사망 소식이 인스타그램에 게시되기 하루 전인 1일 니르말라 시타라만 인도 재무장관은 "9∼14세 소녀들에게 자궁경부암 백신을 접종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발표했기 떄문이다.
인도 소셜미디어에서는 판디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둘러싸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는 판디의 게시물이 사람들에게 자궁경부암에 대한 관심을 갖도록 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나, 대다수의 사람들은 암과 싸우거나 암으로 생명을 잃은 가족들을 배려하지 않은 무감각한 행동이라고 비난하고 있다고 BBC는 보도했다.
한 네티즌은 X(엑스, 옛 트위터)에 "죽음은 농담이 아니다"라고 썼고, 어릴 때 암으로 아버지를 잃었다는 또 다른 네티즌은 "이 캠페인이 되새기고 싶지 않은 기억을 떠올리게 해 괴로웠다"고 말했다.
일부는 사실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판디의 죽음을 보도한 언론에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인도 언론이 판디가 진짜로 사망한 것이 맞는지 확인하지 않고 인스타그램 게시글만 보고 사망 기사를 보도했다는 이유에서다.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 캠페인을 맡은 소셜미디어 기관 슈방은 3일 "이 캠페인으로 상처를 받았을 모든 사람들에게 사과드린다"면서도 "우리의 행동은 자궁경부암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었다"라고 해명했다.
한편 자궁경부암은 유방암에 이어 인도 여성에서 두 번째로 흔한 암이다. 매년 7만 7000여명의 인도 여성이 자궁경부암으로 사망하고 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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