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훈 인터뷰] 광주 정호연 "매 시즌 더 큰 꿈 꿔…가치 끌어올려 유럽 진출하고파"

김희준 기자 2024. 2. 5.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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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연(광주FC).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풋볼리스트=제주] 김희준 기자= 정호연이 이번 시즌에도 발전하고자 하는 자세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5일 제주도 서귀포시 빠레브호텔에서 2024 K리그 동계 전지훈련 미디어캠프 기자회견이 열렸다. 지난 시즌 창단 이래 최고 성적을 거두며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 진출한 광주는 태국 치앙마이에서 1차 전지훈련을 마친 뒤 제주에서 2차 전지훈련을 이어간다.


지난 시즌 정호연은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을 따서 병역 특례를 받았고, 광주 돌풍을 함께하며 팀을 ACLE에 올리고 K리그1 영플레이어를 수상했다. 대표팀과 소속팀, 개인 목표를 모두 거머쥔 셈.


그런데 정호연은 지난 시즌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 K리그1 개막전을 꼽았다. 수원 원정에서 처음으로 홈구장의 힘을 느꼈다는 이유였다. 미디어캠프에서 취재진을 만나 "그 전까지는 왜 원정 경기를 힘들어하는지 몰랐다. 그런데 수원월드컵경기장을 처음 가고 선수들이 홈에서 뛰고 싶어하는 이유를 깨달았다"고 회고했다.


정호연은 언제나 경험을 통해 발전하는 걸 원한다. 인터뷰 내내 발전에 대해 이야기하며 금메달, 영플레이어 같은 성과보다는 그 대회에서 어떤 걸 경험했고, 어떤 부분을 발전시켜야할지 느꼈다고 이야기했다.


정호연은 계속 발전해 고영준, 백승호 같은 아시안게임 동료들처럼 유럽 진출을 꿈꾼다. "매 시즌 더 큰 꿈을 꾼다. 내게 주어진 하루하루가 선수로서 귀중한 시간이라고 생각한다"며 "유럽에서 봤을 때 내가 많이 부족해서 나를 데리고 가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선수로서 가치를 끌어올려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정호연(광주FC). 서형권 기자

몸 상태가 어느 정도 올라왔는지


태국 전지훈련 때부터 힘들게 해서 조금씩 정상 컨디션을 찾아가고 있다. 80% 정도 올라온 것 같다.


기자들이 많이 왔는데 본인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걸 느끼는지


그렇다. 작년에는 한 분밖에 안 계셨다(웃음). 감사한 일이다.


지난 시즌에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어떤 게 가장 기억에 남나?


K리그1 첫 경기다. 그전까지는 K리그2에서 축구를 하면서 '왜 원정 경기를 힘들어할까'라는 생각을 했다. 아무래도 K리그2는 서포터즈가 두텁지 않다. 그래서 홈과 원정이 큰 차이가 없었는데 K리그1에서 수원월드컵경기장을 처음 갔는데 왜 선수들이 홈에서 뛰고 싶어 하는지를 그때 깨달았다. 팬들 응원에 의사소통도 안 되고 상대 선수들이 높아 보여서 전반 45분 내내 얼어 있었다. 전반전 끝나고 감독님이 한마디 해 주셔서 그때 깨어났다. 계속 그렇게 자신 없게 할 거냐고 말씀하셨다. 아직도 그 경험이 잊히지 않는다.


어디 원정이 제일 힘들었는지


가장 웅장했던 데는 울산이었다.


아시안게임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다. 당시 인터뷰에서 이강인과 같이 뛰어 기대된다. 내가 잘하는 것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는데


신기했다. 이강인을 처음 봤을 때 다른 세계에 있는 사람을 보는 것 같았다. (백)승호 형도 그렇고 워낙 다 커리어가 대단하신 분들이다. 자기 커리어가 확실한 사람들 옆에서 뛰어 보고 배울 점도 많았다. 선수로서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었다.


황선홍 감독과 이정효 감독의 스타일 차이가 있는지


황선홍 감독님은 되게 프리하시다. (그렇다면 이정효 감독은…) 그런 뜻이 아니다(웃음). 감독님에게는 정해진 틀이 있어요. 어떤 선수가 특정 포지션에 가든 그 자리에서 해야 할 것들을 명확하게 짚어주신다.


아시안게임 같이 했던 고영준과 백승호가 유럽에 나갔다. 어떤 느낌이었는지


공식 제의가 왔다면 당연히 가고 싶었을 것이다. 그런데 하나도 온 게 없어서 지금은 미련을 딱히 갖고 있지 않다. 그들이 봤을 때 내가 많이 부족해서 나를 데리고 가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선수로서 가치를 끌어올려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


이 감독은 정호연에 대해 부족하지만 국가대표 미드필더와 경쟁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만큼 기대감이 있다는 느낌이다


감독님이 '네 것만 하지 말라'고 하신다. 감독님이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운동장에서 경기 도중에 전부 말해주실 수는 없으니까 선수들이 모든 걸 같이 생각하고 공유해야 한다는 걸 많이 말씀하신다. 운동장에서는 선후배가 없고 네가 뒤에서 보고 있으니까 계속 말해줘야 압박도 되고 자기가 추구하는 축구도 공유해 나갈 수 있다고 하시면서 작년보다 더 많은 걸 바라시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광주가 작년에는 강등 후보였지만 올해는 모두가 경계하는 상대다


그 정도 위치까지 올라왔기 때문에 3위에 만족하지 않고 더 많은 걸 해낼 수 있다고 팀 전체가 생각하고 있다. 작년보다 더 높은 순위에서 마무리하고 싶다.


이 감독은 광주가 강팀이라고 했는데


감독님이 강팀이라면 강팀이다. 운동을 하면서도 많이 느낀다. 분명 압박하면 뺏겨야 되는데 이제 선수들이 다들 여유가 있다. 그래서 쉽사리 압박하지도 못하고 안일하게 압박하면 다 풀린다. 그러다 보니 선수들끼리도 더 많이 생각하고 더 많이 공부하고 있다.


이 감독은 최종 목표를 2주 전쯤에 선수들하고 공유하겠다 말했다. 스스로 생각하는 팀 목표는?


감독님이 인터뷰에서 우승 하나 하고 싶다고 하셨다. 그게 FA컵이 될지 리그가 될지 모르겠지만 모든 대회를 포기하지 않고 하나는 들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개인적인 목표는 무엇인지


매 시즌 더 큰 꿈을 꾼다. 내게 주어진 하루하루가 선수로서 귀중한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당연한 자리도 없고, 내가 당연히 뛴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하루하루 이 팀에서 내부 경쟁을 통해서 매일 리그 경기, FA컵 경기, ACLE 경기에 나가서 가치를 보여주는 게 큰 목표다.


정호연(광주FC). 김희준 기자

발전을 위해 참고하는 선수가 있나?


황인범을 매우 좋아한다. 퍼스트 터치, 이동 컨트롤 이런 게 대단하다. 터치 하나로 수비를 벗겨내는 선수다. 그리고 침투 패스도 주저하지 않는다. 계속 시도하는 모습이 멋있었다.


이번 아시안컵도 많이 참고가 됐겠다


계속 경기를 보고 있다. 많이 배우고 있다. 나였으면 저렇게 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계속 하면서 보고 배운다.


선수가 되면 분석적으로만 경기를 보게 되는지


경기를 볼 때 결과만 보지는 않는다. 내 포지션에 있는 선수가 어떻게 하고 공이 오기 전에 어떻게 하는지, 공을 받은 다음에 어떻게 하는지, 그걸 위해 어떤 자세를 취하는지를 많이 본다.


경기가 계속 연장전을 갔는데 훈련에 지장은 없었는지


태국에 있었기 때문에 시차가 크지 않아 괜찮았다.


다음 시즌 광주가 ACLE를 나간다. 어떤 느낌인가?


딱히 크게 생각 안 한다. 7월에 있는 대회고, 대회가 바뀌기도 했다. 당장 있을 리그가 더 중요하다고 느낀다. 아직은 먼 얘기처럼 느껴져 크게 와닿지 않는다.


미드필더 파트너 이순민이 나갔는데


내가 나간다는 보장이 없다. 내부 경쟁을 통해 서울 경기에서 드러나지 않을까 싶다. 우리는 누가 베스트 11이라고 정하고 운동을 하지 않는다. 누가 주전인지 모르겠다. 그래도 (이)순민이 형이 활동량도 많고, 터프하게 수비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강팀이랑 할 때 티가 많이 날 것 같다.


이제 이순민을 적으로 만나게 된다


순민이 형은 죽기 살기로 하지 않을까? 그리고 광주에 입단한 뒤에 대전하나시티즌을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그래서 순민이 형이 더 이를 악물고 하지 않을까 싶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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