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바지 입은 한동훈, 번데기 먹으며 "경기 안좋아 미안한 마음"
국민의힘 지도부가 5일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을 찾아 설 민심을 청취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현장에 온 기자들에게 “설 명절을 앞두고 있는데 경기가 굉장히 안 좋아 서민들이 많이 힘들다”며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부족하지만 경기 진작하는 노력을 보여주려고 왔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갈색 후드·청바지 차림으로 30여분간 곶감·건어물·과일·젓갈·견과류·생닭 등을 구매했다. 번데기·오뎅을 즉석에서 사먹기도 했다. 그는 붉은색 복주머니에서 온누리상품권과 현금을 꺼내 직접 계산했다. 지지자들과 악수한 한 위원장은 차 위에 올라 손을 흔들었고, 차에 탄 뒤엔 시장에서 산 물건이 든 검정 봉투를 흔들며 인사했다. 한 손에는 생닭, 다른 손에는 황태포였다.
김민수 대변인은 “설이 코 앞인데 (상인들이) 힘 냈으면 하는 마음으로 가급적 물건을 하나라도 더 사려고 했다”며 “상인들에게 현장 건의사항을 받았다”고 전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지역 시장 관련 공약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전통시장에서 쓰는)상품권을 두 배로 늘린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그 외에도 저희가 준비하고 있는 것들이 있다. 큰 틀에서 보면 공약을 내고 공약을 하기 전과 이후가 분명히 다른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공약을 내고 실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위원장의 이날 행보는 이른바 ‘수도권 험지 공략’ 일환이다. 지난 2일 경기 구리시에 이어 3일 김포시, 이날 동대문에 이르기까지 국민의힘이 상대적으로 열세인 지역들을 골라 유권자들과 스킨십 행보를 이어갔다.
다만 당 일각에서는 이런 방식의 유세를 두고 “피부에 와 닿는, 먹고사는 문제에 대한 접근 없이는 유권자를 움직이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3선 출신 국민의힘 전직 의원은 중앙일보 통화에서 “지금 많게는 800만명의 소상공인·자영업자가 코로나 이후 빚에 시달리고 있다”며 “사람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을 정확하게 때려서 답을 내야 하는데, 그저 ‘한동훈 간판’ 하나만으로 경기 하강에 따른 여당 심판론을 극복하기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설 물가가 치솟고, 소비심리가 얼어붙는 상황에서 스타 정치인의 일회성 방문이 표심으로 연결되기 어렵다는 우려다. 실제 이날 일부 상인은 “(인파가 몰려) 장사에 방해가 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여권 일각서 “19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이 띄웠던 김종인표 ‘경제 민주화’ 같은 굵직한 아젠다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여야 모두 길 닦고, 지하철 놓고, 돈 쓰는 문제만 내세우고 있다”며 “기업·산업 정책에 있어서는 양쪽 다 우위를 주장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선거제 유지한 野 맹비난=한편 한 위원장은 이날 “국민의힘은 비례제도 관련 입장이 단 한번도 변한 적이 없다”며 현행 ‘준연동형 비례제’ 유지 방침을 발표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여당이 위성정당 금지법을 반대했다’는 이 대표 주장에 “처음부터 정의당과 야합했다가 뒤통수를 친 것은 자기들(민주당)”이라며 “이상한 제도를 만들고 자기들 마음대로 끌어가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가) 어제 문재인 대통령과 만났는데, 거기서 이야기 듣고 바꾼 거 아닌가”라며 “그러면 몇몇의 정략적인 이해관계로 5000만명이 영향을 받는 선거제도가 하루 아침에 바뀌는 건가”라고 덧붙였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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