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읽기 들어간 의대 증원 발표…의료정책 심의기구 긴급 소집

채혜선 2024. 2. 5.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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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서울의 한 의과대학. 연합뉴스

2025학년도 의과대학 증원 규모 발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의대 정원을 확정하는 마지막 관문인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회의가 6일로 잡혔다. 정부는 앞서 의대 증원 규모를 결정한 후 보정심 논의를 거쳐 발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의대 증원 발표에 대비해 대한의사협회(의협)는 투쟁 준비에 돌입했다.


올해 첫 보정심 회의…의대 정원 발표?


5일 보건복지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복지부는 이날 보정심 위원들에게 6일 오후 2시 올해 제1차 보정심 회의를 개최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회의 안건은 지난 1일과 4일 연이어 발표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건강보험 종합계획 등 최근 보건의료현안으로 명시됐다.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 의사 인력 확충이 포함된 만큼 의대 증원 내용도 안건에 포함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보정심은 보건의료기본법에 따라 보건의료 관련 주요 정책을 심의하는 정책 기구다. 복지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정부 위원 7명, 공급자 대표 6명, 의료 수요자 대표 6명, 전문가 5명 등 모두 25명으로 구성돼있다. 의료계 안팎에서는 “보정심 회의를 통해 증원 규모가 함께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한 보정심 위원은 "날짜가 급히 잡혀서 참석이 어렵다. 급박하게 돌아가는 걸로 봐선 의대 증원 문제를 다루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대책을 논의해온 의정 간 대화 기구(의료현안협의체)도 보정심 회의에 맞춰 일정이 조정됐다. 협의체 관계자는 “당초 이번주에는 만나는 일정을 잡지 않았었지만, 보정심에 앞서 6일 오전 10시로 일정을 조율해 회의를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의료현안협의체는 지난해 11월 의협이 협상단을 개편한 후 매주 수요일에 회의를 이어왔다.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 정부의 의과대학 입학 정원 확대 정책을 반대하는 포스터가 붙어 있다. 뉴스1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은 현재 3058명에서 1500~2000명 더 늘리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원의 최대 65%를 늘리겠다는 대규모 증원 계획이 예고된 것이다.

의협은 급박하게 돌아가는 일정을 ‘의대 증원 발표’ 임박의 신호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의협은 이날 오후 비공개 긴급 상임이사회를 열고 후속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6일 오전 10시에는 긴급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의협 관계자는 “의대 증원 저지를 위한 투쟁 로드맵에 따라 강경한 입장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석 대한개원의협의회 회장은 “정부가 의도를 갖고 의대 증원 발표 시점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설 직전에 발표해 연휴 기간에 일종의 냉각기를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연휴 직후 단체행동을 시사했다.

의료계 내부에서는 단체행동과 관련한 여러 방식이 논의되고 있다. 전공의 사이에서는 ‘집단 사직’ 등이 거론되고 있다고 한다. 박성민 의협 대의원회 의장은 “젊은 의료인이 움직인다면 전공의는 집단 사직, 의대생은 동맹휴학 등으로 맞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 한 대학병원에서 일하는 전공의 A씨는 “주변을 보면 집단 휴진과 집단 사직 등 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은 같이 하기로 뜻을 모은 상태”라고 전했다.

의협은 의대 증원에 줄곧 반대해왔다.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는 지난 3일 “정부가 의대 증원을 강행하면 단체행동 참여 의사를 밝힌 전공의들과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성명을 냈다. 의협 의료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설문에 응한 의협 회원 4010명 가운데 81.7%(3277명)가 정부 의대 증원에 반대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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