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티 반군, 홍해 해저케이블 실제로 파괴 가능” 경고

홍해에는 수심 100m 해저케이블도 일부 있어
잠수정 없이 잠수부 투입만으로도 절단 가능

홍해와 지중해를 연결하는 수에즈 운하. 로이터연합뉴스

후티 반군이 실제로 홍해의 해저 인터넷 케이블을 파괴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홍해는 전 세계 인터넷 통신량의 약 17%를 해저 광섬유 케이블을 통해 전송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의 4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예멘의 통신사들은 후티 반군이 서반구의 인터넷과 금융 데이터 전송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홍해 해저 케이블망을 파괴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후티 반군과 연계된 텔레그램 계정은 홍해 해저에 설치된 케이블 지도를 공개하고 “예멘은 전 대륙을 연결하는 인터넷 회선이 근처를 지나가기 때문에 전략적 위치에 있다”고 밝혔다.

홍해 해저에는 16개의 해저 케이블이 설치돼 있다. 이 중 전략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홍해를 통해 동남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2만5000km 길이의 아시아-아프리카-유럽 AE-1 케이블이다.

걸프 안보 포럼의 보안분석가들은 지난주 보고서에서 “후티에게 (파괴할) 동기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기술이 부족해 케이블이 더 안전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후티는 미사일 등을 통해 해상 운송을 방해할 능력은 갖추고 있지만, 케이블에 도달하는 데 필요한 잠수정은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홍해 해저케이블의 일부는 수심 100m에 설치돼 있어 첨단 잠수함이나 잠수정 없이도 접근할 수 있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2013년 이집트에서는 유럽과 이집트 간 인터넷 통신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알렉산드리아 항구 인근 해저 케이블을 끊으려고 한 잠수부 3명이 체포된 적이 있다.

예멘 정부의 무아마르 알 에라니 정보장관은 “후티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디지털 인프라 중 하나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며 “후티는 상한선이나 한계가 없는 테러 집단”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모하메드 압둘 살람 후티 대변인은 예멘에 대한 미·영의 침략을 저지하기 위해 새로운 전술을 사용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송세영 선임기자 sysoh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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