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리스크 줄인 이재용…대형 M&A·신기술 투자 속도

김평화 2024. 2. 5.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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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9년째 이어져 온 사법 리스크 우려를 줄이면서 회사의 대규모 인수·합병(M&A) 및 투자가 활성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사법 리스크로 인해 최근까지 뚜렷한 M&A 성과를 내지 못했는데, 과거 인수설이 돌았던 NXP(네덜란드 시스템 반도체 기업)의 경우 사법 리스크 없이 이 회장 주도로 인수에 성공했다면 현재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에 큰 힘이 됐을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앞으로 신사업 등 미래 먹거리를 제대로 챙기기 위해선 M&A를 포함한 대규모 투자가 꼭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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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1심 판결 나와
재판부, 검찰 혐의 모두 무죄 선고
사법 족쇄 푼 삼성, 대규모 투자 기대
"미래 먹거리 위해선 M&A 꼭 필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9년째 이어져 온 사법 리스크 우려를 줄이면서 회사의 대규모 인수·합병(M&A) 및 투자가 활성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반도체뿐 아니라 인공지능(AI)과 6세대 이동통신(6G), 바이오 등 미래 먹거리 분야에서 초격차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아낌없는 투자가 필수라는 평가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회계부정·부당합병 관련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이 회장은 5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 혐의와 관련한 1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박정제 지귀연 박정길)는 이 회장과 함께 재판에 넘겨진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등 13명에게도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이 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삼성그룹이 각종 부정 거래를 했고, 이 과정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불법적으로 이뤄지면서 삼성물산 기업 가치 평가절하와 주주 손해가 발생했다는 검찰 주장과 관련해 "이 사건의 주된 목적이 이재용의 경영권 승계에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해당 합병에는 사업적 목적이 있다며 주주에게도 이익이 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이 제시한 혐의 사실 전부를 재판부가 무죄로 판단하면서 이 회장은 검찰 기소 이후 3년 5개월여 만에 시름을 덜게 됐다. 검찰 항소로 2심 재판이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1심에서 모든 혐의가 무죄가 되면서 삼성의 부담이 크게 줄었을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경영권 승계 핵심 사안이던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이 정당성을 인정받으면서 사법 리스크가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재계와 산업계에선 사법 리스크를 줄인 이 회장이 '뉴삼성' 구축을 위한 행보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M&A를 포함한 대규모 투자가 이뤄질지 주목하는 모습이다. 이 회장은 2012년 부회장 취임 이후 2016년 국정농단 사태가 발생하기 전까지 신사업 확대를 위해 M&A 사업에 힘썼다. 삼성 기기 생태계 구심점으로 2014년 관련 기업 인수로 마련된 '스마트싱스'가 M&A 대표 성과다.

삼성전자 자회사로 최근 전장 사업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하만'도 2016년 80억달러 규모로 삼성전자에 인수된 곳이다. 모바일 결제 시스템인 삼성 페이의 경우 삼성전자가 2015년 미국 모바일 결제 솔루션 업체인 루프페이를 인수하면서 기반 기술이 확보됐다. 삼성 AI 비서 '빅스비' 역시 삼성전자가 2016년 관련 기업을 인수한 뒤 기반 기술을 확보해 선보인 서비스다.


대형 투자 계획이 나올지도 주목 요소다. 앞서 이 회장은 가석방으로 풀려난 직후 2021년 8월 향후 3년간 240조원을 투입하겠다는 초대형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시장에선 삼성전자가 반도체뿐 아니라 AI와 로봇, 6G, 바이오, 전장 등 신사업 분야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삼성전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92조4200억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사법 리스크로 인해 최근까지 뚜렷한 M&A 성과를 내지 못했는데, 과거 인수설이 돌았던 NXP(네덜란드 시스템 반도체 기업)의 경우 사법 리스크 없이 이 회장 주도로 인수에 성공했다면 현재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에 큰 힘이 됐을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앞으로 신사업 등 미래 먹거리를 제대로 챙기기 위해선 M&A를 포함한 대규모 투자가 꼭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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