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부모돌봄→국가돌봄…늘봄학교 저항 있어도 방향 맞아"(종합2보)
늘봄학교 하반기 전체 확대
2026년까지 고학년도 늘봄학교 혜택
윤석열 대통령은 5일 초등학교 교육이 "'부모 돌봄'에서 '국가 돌봄'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아이 돌봄 관련해서는 "(정부가) 건전재정 기조를 유지한다고 하더라도 재정을 투입하고, 중앙·지방 정부가 함께 협력하겠다"며 강력한 추진 의지를 내비쳤다. 정부의 늘봄학교 확대 추진에 대해서는 "어려움과 저항이 있을 수 있으나 방향은 맞다"면서 관련 정책에 속도를 낼 것을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경기 하남시 신우초등학교에서 '따뜻한 돌봄과 교육이 있는 늘봄학교'라는 주제로 열린 9차 민생토론회에서 늘봄학교 확대 계획을 발표하고 "부모 돌봄에서 국가 돌봄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늘봄학교는 정부가 저출생 위기에 대응하고자 원하는 초등학생은 오후 8시까지 학교에서 다양한 프로그램과 돌봄을 이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늘봄학교를 중점 추진 과제로 선정했고, 올해 상반기 2000개 초등학교에, 하반기에는 전체 초등학교에 늘봄학교를 설치할 예정이다. 또 2026년까지 저학년뿐만 아니라 고학년들도 늘봄학교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윤 대통령은 "보통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엄마가 직장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면서 "아이들을 학원으로 보내려면 비용도 많이 들 뿐만 아니라 마음도 편치 않다"고 현실적인 어려움에 공감했다.
尹, 돌봄은 대통령의 헌법상 책임
특히 늘봄학교 등 국가 돌봄 사업은 대통령의 책무라고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저는 대통령으로서 어린이를 위한 나라, 어린이가 행복한 나라를 만드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며 "돌봄은 우리 공동체 모두의 책임이고, 국가와 지방정부의 책임이고, 무엇보다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을 책임져야 하는 대통령의 헌법상 책임"이라고 설명했다.
국가 돌봄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학교 역할의 확대가 동반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교육의 중심은 공교육이 돼야 하고, 공교육의 중심은 결국 학교"라며 "아이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학교에 가고, 가장 믿고 맡길 수 있는 곳이 학교가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작년에는 459개 초등학교에서 늘봄학교 시범사업을 시작했고, 아이들과 학부모님 모두 크게 만족하신 것을 저도 현장에 가서 확인할 수 있었다. 올해 예비 학부모 수요조사를 해봤다. 83.6%가 늘봄학교 참여를 희망하실 정도로 큰 기대를 받고 있다"며 "이렇게 모두가 기다리고 계신데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더라도 우리가 함께 힘을 모아서 잘 추진해야 하겠다. 우리 정부는 전국 모든 초등학교에서 원하면 누구나 이런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추진 속도를 확실히 높이겠다"고 역설했다.
양질의 늘봄학교 프로그램 마련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지역과 여건에 맞춰서 이른 아침부터 저녁 8시까지 운영시간을 늘리고, 무료프로그램, 저녁 식사 제공 등 부모님들 부담을 덜어드리는 사업도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가겠다"며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다양화시켜서 아이들이 즐겁게 놀면서 유익한 것들을 배우면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늘봄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의 인성·창의력 교육을 위해 단순한 학과 보충형 수업이 아닌 음악, 미술, 체육, 댄스, 연극, 합창, 디지털활용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포함할 계획이다. 이에 윤 대통령은 "대학·기업·지방자치단체·기관이 협업해 좋은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늘봄학교가 더 알차게 운영되기 위해 우리 사회 각 분야의 전문가들께서 많은 재능기부를 해달라"고 부탁했다.
아울러 "아프리카 속담에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나서야 한다는 말이 있다"며 "전국 6000곳이 넘는 학교마다 여건과 환경이 다 다르다. 돌봄을 책임지는 것은 국가지만 지역사회와 국민 전체가 관심을 갖고 함께 뛰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재차 당부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경기 성남 장안초 이현숙 교감은 "늘봄학교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서는 제도 정비와 예산 확보가 필수"라면서 "현직 교사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전남 순천 율산초등학교의 한 교사는 "농촌형·도시형 등 지역별로 특성화된 늘봄학교 운영방식을 허용해줘야 장기적으로 지역도 살린다"며 "좋은 교육 프로그램을 국가에서 든든하게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선생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지역 특색에 맞는 교육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제공해야 한다"며 "(늘봄학교를) 시작만 할 게 아니라 문제를 점검해서 보완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尹, 건전재정 기조에도 재정 투입 약속
윤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도 아이 돌봄에 대한 국가의 역할을 강조하고 관련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윤 대통령은 "늘봄학교 대폭 확대 실시는 사실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며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가 관심을 갖고 많은 재정 투입뿐만 아니라 현장의 지역사회, 학부모 등의 협력에 의해서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부모가 알아서 케어하던 데서 '퍼플릭 케어'로 전환한다는 것은 다 함께 힘을 모아야 하는 일"이라며 "아이들이 즐겁고 행복하고 나중에 바르게 성장할 수 있다면 국가에 이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건전재정 기조를 유지한다고 하더라도 이런 데에는 재정을 투입하고, 중앙·지방 정부가 함께 협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어려움이 많을 것이고 여기에 저항이 있을 수 있다"면서 "그러나 방향은 이렇게 가야 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더 지체할 수 없으며 올해 힘을 합쳐서 열심히 해보도록 하자"면서 "저도 (늘봄학교 프로그램 관련) 재능기부 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이 있는지 찾아보겠다(웃음)"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토론회 참석에 앞서 신우초에서 운영하는 늘봄학교 프로그램인 방송 댄스와 주산 암산 프로그램을 참관했다.
학생들의 멋진 춤을 구경한 윤 대통령은 학생들이 몇 학년인지, 춤을 배운 지 얼마나 됐는지 등을 물었고, 배운 지 한 달 됐다는 강사의 대답에 “그렇게 짧은 기간에 이렇게 잘 추게 됐냐”며 학생들의 실력에 감탄했다.
윤 대통령은 주산 암산을 배우고 있는 학생들도 만났다. 윤 대통령은 학생들과 나란히 앉아 함께 주판셈을 해보고 옆자리 학생이 셈을 잘하자 머리를 쓰다듬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김수경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교실을 떠나며 "선생님께 열심히 잘 배우라"고 격려의 말을 남기기도 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 달에 150만원 줄게"…딸뻘 편의점 알바에 치근덕댄 중년남 - 아시아경제
- 버거킹이 광고했던 34일…와퍼는 실제 어떻게 변했나 - 아시아경제
- "돈 많아도 한남동 안살아"…연예인만 100명 산다는 김구라 신혼집 어디? - 아시아경제
- "일부러 저러는 건가"…짧은 치마 입고 택시 타더니 벌러덩 - 아시아경제
- 장난감 사진에 알몸 비쳐…최현욱, SNS 올렸다가 '화들짝' - 아시아경제
- "10년간 손 안 씻어", "세균 존재 안해"…美 국방 내정자 과거 발언 - 아시아경제
- "무료나눔 옷장 가져간다던 커플, 다 부수고 주차장에 버리고 가" - 아시아경제
- "핸들 작고 승차감 별로"…지드래곤 탄 트럭에 안정환 부인 솔직리뷰 - 아시아경제
- 진정시키려고 뺨을 때려?…8살 태권소녀 때린 아버지 '뭇매' - 아시아경제
- '초가공식품' 패푸·탄산음료…애한테 이만큼 위험하다니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