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학교 신입생 다 줄었는데…유일하게 늘어난 이 지역
" 학군지로 옮기는 것도 고려하고 계시죠, 어머님? "
올해 초등학교 6학년에 올라가는 아이를 키우는 학부모 A씨는 오는 7월 서울 강남구의 한 아파트에 반전세로 들어가기로 했다. 지난해 학부모 상담 때 선생님이 언급했던 ‘학군지’가 결정적 계기였다. 학군지란 주로 교육의 질이 높거나 입시 결과가 좋은 학교가 몰려 있는 지역을 말한다. 서울 대치동과 목동 등이 대표적인 학군지다. A씨는 “성동구에 살던 자가 아파트를 전세로 주고 대출을 좀 더 받았는데도 더 좁은 아파트로 옮기게 됐다”며 “집값 때문에 정말 고민했지만, 애들은 줄고 대입은 복잡해지니 ‘결국 강남’이란 생각에 결심이 섰다”고 했다.
서울 중학생 18년째 주는데…강남·서초는 증가
저출생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에도 ‘강남 불패’는 여전했다. 올해 서울시 전체 중학교 신입생은 지난해보다 1300여 명 줄었지만, 강남·서초 지역만 유일하게 신입생이 늘었다. 자녀를 명문대 진학 비율이 높은 이른바 ‘강남 8학군’ 고교에 보내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5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2024학년도 중학교 신입생 배정 결과 강남·서초 지역에 배정된 신입생은 9654명으로 지난해(9524명)보다 130명(1.36%) 증가했다. 강남·서초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의 신입생 수가 모두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해에도 강남·서초 지역 중학교 신입생은 전년과 비교해 493명(5.5%) 늘었다.
서울 전체로 보면 중학생 수는 2021년을 제외하고는 2006년부터 18년째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교육 통계에 따르면 서울 전체 중학생 수는 2006년 38만 4977명에서 지난해 19만 8648명으로 절반가량 줄었다. 교육지원청별로 봤을 때 신입생 감소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중구·종로구·용산구(중부) 지역(-175명, 7.2%), 동작·관악 지역(-263명, 5.7%), 은평·마포·서대문(서부) 지역(-436명, 5.6%) 순이다.
한 교실에 강남은 28명, 중구는 19명
서울 중구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공인중개사 김모(54)씨는 “직장과 가까워서 이 지역에 살던 신혼부부들도 아이가 중학교에 입학할 때가 되면 학군지를 알아보고 떠나더라”라며 “아무리 강남 집값이 비싸다고 해도 집마다 애가 고작 한 명인데, 그 한 명에게 다 투자하는 ‘맹모’들이 왜 없겠나”라고 했다.
“대입 개편안·의대 정원 확대가 강남·서초 쏠림 부추겨”
2028 대입 개편안이 ‘강남 8학군’ 선호 현상을 더 강화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내신 등급제가 9등급에서 5등급으로 완화되며 학교의 전반적인 학습 분위기를 더 중요하게 판단하는 학부모들이 늘었다는 것이다. 의대 정원 확대가 사교육을 받기 유리한 대치동 인근으로 학부모들이 몰리는 요인이 됐다는 해석도 있다. 한 입시업체 관계자는 “중학교 때부터 본격적으로 의대를 준비하는 학생들도 있기 때문에 의대 정원 확대도 하나의 유인 요인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후연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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