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주차 SUV는 시간당 2만6천원…주민 절반이상이 찬성한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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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 시내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시간당 주차비가 3배 인상된 2만6000원으로 결정됐다.
주민투표에서 주차비 인상안이 통과되면서 파리 도심에서 SUV의 주차비는 한 시간에 6유로(약 8600원)에서 18유로(약 2만6000원)로, 도시 외곽지역에서는 4유로(약 5800원)에서 12유로(약 1만7000원)로 3배 인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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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 시내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시간당 주차비가 3배 인상된 2만6000원으로 결정됐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 주요 외신은 이날 열린 주민투표에서 투표 참가자의 54.5%가 SUV 주차비 인상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다만 투표율 자체는 5.7%에 그쳐 극히 낮았다. 주민투표에서 주차비 인상안이 통과되면서 파리 도심에서 SUV의 주차비는 한 시간에 6유로(약 8600원)에서 18유로(약 2만6000원)로, 도시 외곽지역에서는 4유로(약 5800원)에서 12유로(약 1만7000원)로 3배 인상된다. 주차비 인상 대상은 1.6t 이상의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SUV와 2t 이상의 전기 SUV이다. 거주자 주차 허가증을 소지한 파리 시민과 택시·상인·의료 종사자·장애인은 요금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앞서 파리시는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도로 안전과 공공 공간 확보, 환경오염에 대응하는 등의 차원에서 이번 주차 요금 인상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파리시는 "지난 10년간 파리의 자동차 수는 꾸준히 감소했지만, 자동차 평균 크기는 커지면서 도로나 공공장소에서 더 많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며 "자동차 크기가 커지면서 보행자와 사고가 날 때도 더 치명적인 결과를 낳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파리시는 "자동차 무게도 더 무거워졌다. 1990년 차량의 평균 무게가 975㎏였지만, 현재는 1233㎏으로 250㎏가량 더 무거워졌다"며 "이 때문에 SUV나 사륜구동이 일반 차량보다 더 많은 연료를 소비해 더 많은 오염 물질을 배출한다"라고 지적했다. 세계자연기금(WWF) 프랑스의 보고서는 "지난 10년 동안 프랑스 내 SUV는 가족용 차량으로 인기를 끌면서 7배나 증가했으며 신차판매량에서 차지하는 SUV의 비중도 40%로 늘어났다"라고 설명했다.
또 파리시는 도보나 자전거로 15분 내 도달 가능한 생활권을 조성하는 도시 계획인 '15분 도시'를 선거 공약으로 내세웠던 안 이달고 시장의 재선 이후 강력한 친환경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파리시는 이달고 시장 2기가 시작된 2020년 이후 자전거 도로 84㎞를 신설했으며, 자전거 사용도 코로나19 봉쇄 해제 이후 지난해까지 71%나 늘었다.
파리 교통 책임자인 녹색당의 데이비드 벨리어드 부시장은 "정책 추진의 목표는 자동차 제조업체에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며 "자동차 회사들은 고의로 더 크고 더 연료를 많이 쓰고 더 비싼 차량을 판매해 친환경 전환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몇몇 시민과 단체들은 "원하는 자동차를 탈 수 있는 자유가 훼손됐다"며 반발하고 있다. 로비 단체인 '4000만 운전자 모임'은 잘못된 환경 핑계로 이뤄지는 공격에 반대한다면서 소수에 의한 부당한 반란을 지금 막지 못한다면 다른 도시들까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신형 현대 SUV는 2011년 이전 제작된 소형 디젤 차량보다 오염물 배출이 적을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파리시는 지난해 4월에도 주민 투표를 통해 시내 전동 킥보드 대여 서비스를 폐지하기도 했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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