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령탑과 와인 한잔, 마테이 "감독님이 원한다면···"

이형석 2024. 2. 5.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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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OVO

우리카드 외국인 선수 마테이 콕은 "만약에(if)"를 반복하며 뜸을 들였다. 잠시 후 "감독님의 경험상 와인 한잔을 하는 게 경기에 도움이 된다면 같이 한 번 마실 생각은 있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4 V리그 남자부 우리카드와-한국전력전, 경기 전 사전 인터뷰에서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이 "(만약 마테이가) 저녁에 와인 한 병 먹어야 컨디션이 좋다고 한다면, 같이 먹어줄 수도 있다"고 밝힌 데 대한 답변이다. 

'와인 한잔'은 신영철 감독이 최근 마테이의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꺼낸 카드 중 하나였다. 외국인 선수의 활약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의미였다.

마테이는 1~3라운드 총 479득점 성공률 53.07%를 올렸는데, 4라운드 들어 득점(141개)과 성공률(46.93%)이 뚝 떨어졌다. 서브 에이스(0.435→0.167개) 역시 떨어지기는 마찬가지였다. 

결국 우리카드는 4라운드 1승 5패로 부진했고, 선두 수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5라운드 첫 경기였던 1월 31일 삼성화재전에서 3-1로 이겼지만, 마테이가 23득점으로 '토종 에이스' 김지한(27득점)보다 활약이 저조했다. 
사진=KOVO

사령탑의 이런 제안(?)에 마테이는 사실상 거절 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통역을 통해 "개인적으로 와인을 즐겨 마시진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잠시 고민하던 그는 "감독님의 경험상 와인 한잔을 하는 게 경기에 도움이 된다면 같이 한 번 마실 생각은 있다"고 재치 있게 답했다.

그러나 신영철 감독은 이날 마테이의 활약 덕에 웃을 수 있었다. 

마테이는 4일 경기에서 양 팀을 통틀어 가장 많은 26득점을 기록하며 3-1(25-20, 25-22, 22-25, 27-25)를 견인했다. 이날 9득점에 그친 김지한의 부진을 덮어줬다. 

우리카드는 승점 50(17승 9패)을 기록해, 한 경기 적게 치른 2위 대한항공(승점 47, 15승 11패)과 격차를 벌렸다. 4라운드 막판 5연패로 선두 수성에 적신호가 켜졌던 우리카드는 올스타 휴식기 이후 첫 경기에서 연패를 끊어낸 뒤 이날 승리로 2연승을 달려 반전에 성공했다. 
사진=KOVO

연습량이 많기로 소문난 사령탑이지만, 신영철 감독은 "경기 다음 날 오후에 주전들은 회복 훈련을 갖는데 마테이에게는 '쉬고 싶으면 안 나와도 된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번 시즌 7개 구단 외국인 선수 중 유일하게 V리그를 경험 중인 마테이에게 자율과 책임을 준 것이다.  

경기를 마친 마테이는 "최대한 좋은 환경과 컨디션을 만들기 위해 신경써 주셔서 (감독님께) 감사드린다"면서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책임감을 갖고 훈련과 경기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영철 감독은 "마테이의 서브가 좋았다. 공격에서는 보완점이 보였지만 이전보다 나았다"고 화답하며 "더 많은 칭찬을 통해 자신감을 찾도록 돕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수원=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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