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100층 랜드마크 짓고, 주택 6000가구 공급(종합)

한진주 2024. 2. 5.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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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사업비 51조원 추산…코레일·SH공사가 시행
45층엔 보행교 '스카이트레일', 시민 무료 개방
100층 랜드마크에는 전망대 등 어트랙션
아파트 3500가구 중 임대 745가구 공급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10년 만에 재추진된다. 업무지구 중심부에는 최고 100층 높이의 전망대, 공중정원 등을 갖춘 랜드마크 건물이 들어선다. 민간 주도로 추진해 실패했던 2010년의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코레일과 SH공사가 사업의 시행을 맡는다.

용산역 뒤편 50만㎡에 이르는 면적을 한꺼번에 개발해 '도시 속 도시'를 만드는 대형 프로젝트로 총사업비는 51조원으로 추산된다.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45층 높이에 설치되는 ‘스카이트레일(보행전망교)’은 시민에게 무료 개방한다.

서울시는 5일 용산에 100층 랜드마크 국제업무지구를 건설하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계획(안)'을 발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국제업무지구 예정지인 용산 정비창 부지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서울시는 5일 용산역에서 이 같은 내용의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계획’을 발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도심 한가운데가 약 50만㎡가 비어있다가 동시에 한꺼번에 개발되는 사례는 드물다"며 "기능, 효율과 함께 휴식공간으로 다가가는 것에 많은 공을 들였다. 글로벌 톱5 도시에 진입시키는 밑바탕으로 용산국제업무지구를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100층 랜드마크에 전망대, 스카이트레일은 무료 운영

이 사업의 핵심지인 국제업무존(8만8557㎡)에는 최고 100층 내외의 랜드마크가 들어선다. 시는 이 구역에 100층 내외 랜드마크 건물을 지을 수 있도록 450m 내외로 높이 제한을 뒀다. 획지를 분양받은 민간이 ‘창의 혁신 디자인’을 제안하면 도시혁신구역 또는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해 최대 용적률인 1700%까지 개발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최상층에는 전망대와 공중정원 등 복합 놀이공간이 들어설 수 있도록 했다. 국제업무존에는 금융·ICT 기업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프라임급 오피스, 마이스(MICE), 호텔, 광역환승센터도 마련된다.

시는 업무복합·업무지원존의 경우 ‘일반상업지역’ 등으로 용도지역을 상향해 전체 사업지구 평균 용적률이 900%에 달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업무복합존(10만4905㎡)에는 용산전자상가, 현대R&D센터와 연계한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과 관련한 업무·기업지원시설을 세운다. 업무지원존에는 주거·교육·문화 등 지원시설을 구축한다. 국제업무지구의 전체 스카이라인은 국제업무존에서 업무지원존으로 갈수록 건축물 높이가 낮아지는 형태가 된다. 또 업무복합존 45층에는 1.1㎞ 길이의 스카이트레일, 3~4층을 연결하는 포디움 브리지가 도입된다.

서울시는 5일 용산에 100층 랜드마크 국제업무지구를 건설하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계획(안)'을 발표했다. 국제업무지구 예정지인 용산 정비창 부지에 설명회를 위해 마련한 개발모형에 빗방울이 맺혀 있다.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스카이 트레일과 어트랙션 등을 건립할 때 최대 용적률을 부여하되 많은 시민이 이용할 수 있도록 운영한다는 것이 서울시의 방침이다. 사업 개발 이익이 사업자에게만 돌아가지 않도록 공공성을 확보하는 방안이기도 하다.

오 시장은 "직장, 주거, 여가문화 시설이 한 공간에 배치되도록 신경을 썼고 그중에서도 백미가 스카이트레일, 고층에 배치되는 어트랙션이 될 것"이라며 "(스카이트레일은) 무료로 쓸 수 있게 꼭 기획해 달라고 주문했다. 올라가서 비싼 음식을 먹어야 한다면 일반 시민을 위한 공간이라고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국제업무존 저층부에 실내 공연장, 아트뮤지엄, 복합문화도서관 등으로 구성된 ‘서울아트밴드(가칭)’를 만들어 공연·전시·체험 공간으로 활용한다. 중심부에는 뉴욕 허드슨야드의 ‘베슬’과 같은 상징 조형물을 설치해 명소처럼 꾸민다. 이를 위해 국제설계공모를 실시할 방침이다. 국제업무지구에서 한강공원, 노들섬까지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강변북로 상부 덮개공원’도 조성한다. 국제업무존 중앙에 위치한 약 8만㎡(축구장 약 11개 크기) 규모 ‘공중녹지(그린스퀘어)’에는 야외공연장이 들어선다.

용산역 남측 선로상부에 조성되는 그린스퀘어는 한강공원~용산역을 직선으로 연결하는 입체공원으로 꾸며진다. 폭 40m, 연장 1㎞에 이르는 U자형 ‘순환형 녹지(그린커브)’는 국제업무지구 내 어디서나 접근할 수 있는 개방형 녹지로 조성한다. ‘선형녹지(그린코리더)’는 주변 시가지와 용산국제업무지구를 이어주는 보행·통경축 기능을 하게 된다. 시는 수직·수평 녹지를 폭넓게 확보해 용산공원~한강공원~노들섬으로 이어지는 녹지 보행축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2025년 토지 분양, 2030년 입주 목표로

시는 올해 상반기 중 국제업무지구 도시개발구역을 지정하고 내년 6월 실시계획인가에 나선다. 내년 10월쯤 기반시설 공사를 시작하고 토지를 분양할 계획이다. 코레일과 SH공사가 도로와 공원, 문화시설, 주차장 등 기반시설을 조성하면 민간기업들이 개별 필지를 개발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2029년까지 기반시설을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다. 입주는 2030년 초부터 이뤄질 전망이다.

전체 사업비는 51조원으로 추산되며 이 중 코레일과 SH공사가 투자하는 사업비는 16조원 규모다. 내년 6월 실시계획 인가를 받으면 대략적인 토지매입비가 추산된다. 강성필 코레일 스마트역세권사업단장은 "토지비용이 8조~10조원, 나머지 기반시설 공사비용이 4조~5조원으로 추산되며 이 중 3조원을 SH공사가 부담하게 된다. 나머지 2조~3조원은 토지를 분양해 발생하는 대금 중 일부를 공사비로 투입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그린스퀘어 조감도(자료제공=서울시)

밑그림은 그려졌지만 내년 10월부터 진행하는 택지 분양이 순조롭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DMC 랜드마크 타워 부지는 택지 분양에 난항을 겪고 있는 데다 현대차도 삼성동 GBC에 105층을 계획했다가 설계변경을 진행 중이다. 이처럼 최근 들어 초고층 빌딩 건립을 주저하는 사례도 있어 토지 분양가에 따라 성패가 나뉠 것으로 보인다.

강성필 서울시 공공개발사업담당관은 "용산 국제업무지구에 20개 필지가 분양될 예정이며 동시에 공급할 경우 어려움이 있을 수 있어 단계적으로 진행하려고 한다"며 "공공기관이 분양을 시행하는 만큼 사업성만 최우선으로 삼기보다는 적절한 토지 분양가를 책정할 수 있도록 사업 시행자와 협의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5일 용산에 100층 랜드마크 국제업무지구를 건설하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계획(안)'을 발표했다. 국제업무지구 예정지인 용산 정비창 터 전경.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용산국제업무지구에는 6000가구의 주택과 오피스텔이 건립된다. 이 중 아파트는 3500가구, 오피스텔이 2500가구로 계획돼있다. 아파트 3500가구 중 875가구가 임대 물량이다. 서울시 공공개발사업담당관은 "일반 시민에게 분양되는 물량이 3500가구"라며 "용산 국제업무지구 이외에 일대에 용산 전자상가 부지 일대라든지 주변 개발 사업에서 추가로 주택 최소 4000가구 이상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용산국제업무지구에 공유주차장과 자율주행버스를 도입하고 김포공항-여의도-용산역-잠실을 잇는 도심교통항공(UAM) 등 새로운 교통수단도 도입한다. 시는 대중교통수단 분담률을 현재 57%에서 70%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용산역 상부에 UAM 정류장을 만드는 방안도 설계안에 포함돼있다. 오 시장은 "대중교통을 최대한 이용하게 하되 앞으로 다가올 자율주행교통, UAM의 시대에 걸맞은 시설물이 들어가는 최초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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