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민 아들 정서학대' 혐의 특수교사, 6일 항소제기…1심 입장도 밝힌다

방제일 2024. 2. 5.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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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작가 주호민씨의 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단을 받은 특수교사가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1심은 문제가 된 녹취록이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 대화를 녹음한 것이라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한다면서도 이 사건의 예외성을 고려해 증거능력을 인정하고 A씨의 정서 학대 혐의에 대해 유죄 판단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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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수원지법 항소 제기 기자회견 참석
1심 판결 부당성·항소 이유 등 밝힐 예정

웹툰 작가 주호민씨의 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단을 받은 특수교사가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특수교사 A씨의 법률대리인 김기윤 경기도교육청 고문변호사는 5일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하기 전 기자회견을 하면서 특수교사가 직접 입장문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웹툰 작가 주호민 씨의 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특수교사 A씨 1심 선고 공판이 끝난 후 김기윤 경기도교육청 고문변호사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A씨는 "'몰래 녹음'을 증거로 인정한 판결은 부당하며, 이 판결로 다른 특수교사들의 교육권이 위축될 수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회견은 6일 오전 10시 30분 수원지법 민원실 앞에서 열린다. 행사에는 A씨와 김 변호사, 특수교사노조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A씨는 2022년 9월13일 경기도 용인의 한 초등학교 맞춤 학습반 교실에서 주씨 아들(당시 9세)에게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아휴 싫어. 싫어 죽겠어. 너 싫다고. 나도 너 싫어. 정말 싫어"라고 발언하는 등 피해 아동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주씨 측이 아들에게 녹음기를 들려 학교에 보낸 뒤 녹음된 내용 등을 기반으로 A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신고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1심 법원은 지난 1일 A씨에게 벌금 20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재판부는 "A씨의 일부 발언이 피해자에 대한 정서 학대의 미필적 고의를 인정할 수 있고, 교사로서 피해 아동을 보호할 의무가 있는데도 짜증 섞인 태도로 정서적으로 학대해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A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이번 재판에선 무엇보다 '몰래 녹음'의 증거능력이 쟁점이 됐다. 1심은 문제가 된 녹취록이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 대화를 녹음한 것이라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한다면서도 이 사건의 예외성을 고려해 증거능력을 인정하고 A씨의 정서 학대 혐의에 대해 유죄 판단을 내렸다.

A씨 측은 판결 직후 즉각 항소 방침을 밝혔다. 김 변호사는 "(피해 아동 측이) 몰래 녹음한 부분에 대해 재판부가 증거 능력을 인정했는데, 상당한 유감을 표한다"며 "몰래 녹음을 유죄 증거로 사용할 경우 교사와 학생 사이에 신뢰가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앞서 특수교사노조는 지난 2일 수원지법 앞에서 판결을 비판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교사의 교육활동을 위축시켜 학교 교육의 붕괴를 야기할 본 재판 결과를 규탄하고 2심 재판부의 올바른 판결을 촉구한다"고 했다. 초등교사 14만명이 참여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인디스쿨 정책연구팀 교육관련법연구회 역시 3일 성명을 내고 "재판부는 (특수교육 현장의) 특수성을 섬세하게 고려하지 않아 생활지도가 아동학대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선례를 남겼다"고 지적하며 교사의 생활지도가 보호받아야 한다고 했다.

웹툰 작가 주호민이 1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주 씨의 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특수교사 A씨 1심 선고 공판이 끝난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해당 사건에 대해 주씨 또한 지난 1일 밤 트위치 개인 방송을 통해 "제 인생에서 가장 길고 괴로운 반년이었다"며 그간 언론을 통해 보도된 내용에 대해 반박했다. 그는 자기 아들이 특수학급으로 분리된 이유로 꼽힌 신체 노출에 대해서는 "(아들이) 좀 안 좋은 행동을 했다"면서도 "다른 여학생이 보라고 바지를 내린 것이 아니고, 아이가 바지를 내렸는데 여학생이 봤다"고 했다.

또 선처를 통해 사건을 원만히 풀어가겠다고 밝혔다가 이를 철회한 건 교사 측에서 보낸 요구 사항이 담긴 서신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치 승전국이 패전국에 보낸 조약서" 같아 선처의 뜻을 거두게 됐다고 밝혔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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