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행' 린가드, 한국행 비행기 탑승…'셀카 놀이' 즐기며 입단 준비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한국 입성이 임박한 제시 린가드가 비행기 위에서도 한국을 즐기고 있다.
린가드는 5일 현재 영국에서 대한항공을 이용해 한국으로 날아오고 있다. 이날 오후 4시 인천국제공항에 착륙할 예정이다. 장거리 비행이지만 린가드는 한국행을 즐기고 있다. 비행기 안에서 찍은 사진들을 올리며 한국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린가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중 하나인 스냅챗을 통해 사진 2장을 게시했다. 사진 속에는 영화가 띄워진 태블릿 한 대와 '탑승을 환영합니다'라고 적힌 기내 방송 화면이 담겼다. 또 흰수염이 길게 그려진 필터를 사용한 '셀카'를 찍어 올리며 즐겁게 비행시간을 보내고 있음을 팬들에게 알렸다.
앞서 린가드는 4일 SNS에 공항 수속을 진행 중인 사진을 올려 이목을 끌었다. 공항에서 수하물을 부치기 직전인 모습으로 공항 안내판에는 대한항공 로고가 나와있다. 최근 K리그1 FC서울 이적설과 연결된 만큼, 한국행 비행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린가드는 비행기와 손가락 두 개를 펼친 V 이모티콘을 올리면서 한국행에 대한 한껏 부푼 기대감을 드러냈다.
린가드는 현재 K리그1 FC서울 깜짝 이적을 위해 한국으로 날아오고 있다.
지난 2일 국내 축구팬들은 물론 전 세계 축구팬들을 깜짝 놀라게 한 이적설이 영국에서 터졌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통산 200경기를 뛴 린가드가 FC서울로 이적한다는 보도가 영국 유력 스포츠 매체 스카이스포츠를 통해 전해졌다.
스카이스포츠는 "린가드가 한국으로 '깜짝 이적'을 눈앞에 뒀다. FC서울행이 임박했다"며 "기본 2년에 1년을 연장하는 조건을 포함해 구두로 계약에 합의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보도했다.
이어 "수일 내로 출국해 계약을 마무리할 것"이라며 "새로운 나라에서 새로운 출발을 원한 것으로 전해진다"고 전했다.
영국 공영 방송 BBC 역시 2+1년이라는 계약 조건과 함께 "린가드가 (FC서울행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도 스카이스포츠와 달리 "이 시점에서 린가드가 FC서울의 영입 제안을 받아들일지는 파악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메트로는 "린가드가 한국의 FC서울로 충격적인 이적을 준비하고 있다. 계약 기간은 2+1년이며 계약을 마무리짓기 위해 며칠 내로 한국에 갈 예정"이라고 했다.
보도대로라면 K리그 역사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이름값이 높은 외국인 선수가 서울에 합류하게 된다. 서울 구단 관계자 또한 엑스포츠뉴스와의 통화에서 "린가드 측과 접촉했다. 입단을 두고 협상 중인 게 맞다"라고 인정했다.
유럽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가 확인사살 했다.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린가드는 새로운 챕터를 앞두고 있다. FA인 그는 한국 클럽인 FC서울과 계약을 준비한다. 계약이 임박했다. 2년 계약을 맺는 최종 오퍼가 오갔고 린가드는 잉글랜드를 떠나 한국에서 새로운 도전을 할 준비가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린가드는 잉글랜드를 떠나 사우디 클럽 알 에티파크와 훈련을 경험했다. 스티븐 제라드 감독은 그와 계약을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서울이 제안을 했다. 그리고 합의에 도달했다"라고 덧붙였다.
3일에는 더욱 진전된 'Here we go soon'을 띄웠다. 로마노는 "린가드가 FC서울로부터 공식 제안서를 받았다. 계약 기간은 2년이며 이에 합의했고 준비한다"라며 "그는 구단을 방문해 이적을 완료하기 위해 다음 주 초 한국으로 이동하려고 준비했다"라는 글과 함께 FC서울 유니폼을 입은 린가드의 합성 사진을 올리며 이적이 임박했음을 알렸다.
충격적인 소식에 많은 팬들이 반신반의했다. 지금까지 K리그 이적설이 나왔던 선수 중에서는 가히 최고의 명성을 가진 선수이기 때문이다.
일단 서울이 린가드와 협상 중이 맞다고 인정하면서 사실로 밝혀졌다. 이번 시즌 김기동 감독 체제로 새롭게 출발한 서울은 현재 공격 자원이 부족한 상황이라 보강이 필수다.
일류첸코, 윌리안, 조영욱 등을 보유하고 있으나 일본 J리그 마치다 젤비아로 이적한 나상호의 공백을 제대로 메우지 못한 상태다. 공격형 미드필더, 윙어 등 공격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린가드를 영입함으로써 무게감을 더할 계획이다.
만약 린가드가 서울 유니폼을 입게 된다면 서울은 K리그 역대 최고의 이름값을 가진 선수를 보유하게 된다.
1992년생 린가드는 한때 프리미어리그 명문 맨유에서도 공격진 핵심으로 활약한 선수였다. 맨유에서 통산 출전 기록만 봐도 200경기가 넘는다.
2000년 7세 때 맨유 유스 팀에 입단한 린가드는 레스터 시티, 버밍엄 시티,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 더비 카운티에 임대된 뒤 2015-2016시즌부터 원소속팀인 맨유에서 본격적으로 입지를 넓혔다.
해당 시즌 루이 판할 감독의 지도 아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5경기에 나선 린가드는 2019-2020시즌까지 리그 20경기 이상 출전하며 주축으로 뛰었다.
2017-2018시즌에는 리그 33경기를 비롯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등 공식전 48경기에서 13골 7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조세 무리뉴 감독이 지휘한 맨유 공격의 선봉에 서기도 했다.
이런 맨유에서 활약을 인정받아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에도 선발돼 32경기에 출전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4강까지 오르는 데 크게 기여했다. 잉글랜드가 치른 7경기 중 6경기를 뛰었고, 그중 4차례가 풀타임이었으며 이 과정에서 1골 2도움을 올렸다.
전성기 시절 린가드의 최대 장점은 공격 진영에서 보여주는 왕성한 활동량이었다.
공을 소유하지 않을 때 움직임이 뛰어나 유사한 장점을 보인 '맨유 선배' 박지성 전북 현대 테크니컬 디렉터와 팬들 사이에서 비교되기도 했다.
그러나 2020-2021시즌 들어 맨유에서 입지가 크게 줄어들면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로 임대 이적하며 둥지를 잠시 옮겼다. 웨스트햄에서 뛴 16경기에서 9골을 폭발한 린가드는 다시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에 승선할 정도로 기량을 회복한 듯했으나 이후 시즌부터는 활약이 잠잠했다.
2021-2022시즌 맨유에서 정규리그 16경기에 출전, 2골에 그친 린가드는 이 시즌을 마지막으로 맨유를 떠났다. 맨유에서 통산 기록은 232경기 35골이다.
이후 노팅엄 포레스트에 입단한 보낸 린가드는 여기서도 주전 경쟁에서 완전히 밀렸고, 2022-2023시즌을 마치고 계약 만료로 팀을 떠난 뒤 아직 소속팀을 찾지 못한 상태다.
많은 팀들이 관심을 보이긴 했다. 린가드는 지난해 미국 MLS 인터 마이애미에서 훈련을 진행했고, 사우디아라비아 알 에티파크의 관심을 받아 실제 협상까지 진행했다. 웨스트햄에서도 린가드 영입을 고려했다.
하지만 모두 무산됐다. 린가드가 요구하는 거액의 연봉을 도저히 맞춰줄 수 없다는 이유였다. 최근 오일머니로 유럽 슈퍼 스타들을 끌어모으고 있는 사우디 리그도 린가드를 데려오는 데 실패했다.
그렇게 6개월 동안 팀 없이 지내던 린가드는 겨울 이적시장이 열리자 스페인 명문 바르셀로나에 자신을 역제안 했다. 높은 연봉을 제시했던 여름과 달리 거의 공짜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 스포르트는 "린가드는 노팅엄을 떠난 뒤 소속팀 없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훈련 중이다. 옛 영광을 되찾고 싶어하는 린가드는 바르셀로나가 훌륭한 발판이 될 거라고 여기고 있으며 남은 시즌 동안 200만 유로(약 28억원) 미만의 비용이 들 것이다. 이는 바르셀로나의 재정적페어플레이(FFP) 규정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이어 사우디 이적설도 다시 재점화 됐다. 국가대표 골키퍼 김승규가 뛰고 있는 알샤밥이 거론됐다. 하지만 이번에도 사우디 이적은 이뤄지지 않았다. 유럽 튀르키예 리그에서도 린가드에게 관심을 보였으나 린가드가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린가드의 선택은 한국이었다. 높은 연봉을 FC서울이 어떻게 맞춰주느냐가 가장 큰 관건이었으나 린가드는 돈울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한국이라는 새로운 무대에서 선수 인생의 새로운 도전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린가드는 지난해 여름 처음으로 서울과 연결됐고, 최근 한 달 동안 협상이 급진전을 이뤘다.
서울 구단 관계자들이 영국으로 날아가 린가드의 몸 상태를 점검했고, 린가드 측 관계자들도 한국에 와서 클럽하우스와 경기장, 서울 거주 환경 등을 확인하며 입단에 공을 들였다.
협상이 진행되면서 린가드는 서울이 한국 축구에서 갖는 위상이나 가치, 새로 팀을 맡은 김기동 감독의 업적과 스타일 등을 접하며 호감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계약(FA) 상태인 그에게 유럽이나 중동 쪽 제안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져 결론이 나올 때까지 지켜봐야겠지만, 여러 정황으로 미뤄봤을 땐 영국 언론 보도처럼 린가드는 한국행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합의에 꽤 근접한 것으로 보인다.
린가드 측은 한국 내 활동에 대비해 정현정 대표에게 각종 마케팅 권한을 위임하고 법무법인 지혁의 손수호 대표변호사에게 법률 자문도 맡긴 것으로 확인됐다.
제아무리 대기업이 모기업인 서울이라 하더라도 지난 시즌 노팅엄에서 주급 20만 파운드(약 3억 3806만원), 연봉(이상 추정치) 1040만 파운드(약 175억원)를 받은 린가드의 조건을 맞춰주기 어렵다. 일단 금액적인 부분에서는 대략적으로 연봉 20억원 이내로 맞춰줄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현지도 린가드의 FC서울 이적 소식에 깜짝 놀랐다.
영국 BBC 소속 기자 사이먼 스톤은 "린가드는 월요일 한국으로 간다. 메디컬 테스트 이후 일본 가고시마 전지훈련지에 합류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FC서울 선수단은 2024시즌 대비 전지훈련을 위해 일본 가고시마로 향한 상태다.
사이먼 스톤은 김기동 FC서울 감독의 인터뷰도 소개했다. 기사 내용에 따르면 김 감독은 "2~3주 전에 린가드 영입 이야기를 듣긴 했는데 현실성이 없다고 생각했다. 단장에게 물었더니 '접촉한 건 맞는데 거래가 확정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라면서 "린가드가 온다면 더 많은 해외 팬들이 K리그에 관심을 가질 것이다. 다만 (린가드가) 한동안 경기를 뛰지 않았기 때문에 즉각적인 영향력을 기대하기보다 적응할 시간을 줘야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도 비현실적으로 생각했을 만큼 깜짝 놀랄 수밖에 없는 소식이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린가드가 한국으로 출국했다. 대한항공 비행기에 탑승 수속을 하는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 이적시장 마감일에 얽매이지 않고 앞으로 며칠 내로 이적을 완료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면서 "린가드는 메디컬 테스트를 위해 한국에 도착한 후 일본 가고시마에 있는 전지훈련지에 합류할 예정이다"라고 입국 후 구체적인 일정도 전했다.
린가드가 K리그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올 수 있을지 한동안 큰 관심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연합뉴스, 린가드 SNS, 엑스포츠뉴스DB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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