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우 "기업 밸류업 제역할시 10만전자·현대차 50만원 가능"

김민영 2024. 2. 5.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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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5일 신년 기자회견
금융위원장과 거래소이사장에 공개 서한
주주환원 제대로 하면 '13만전자' 가능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정부가 마련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제대로 가동하면 삼성전자·현대차 등 국내 대표 상장사의 주가가 최대 120% 상승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이 5일 서울 여의도 Two IFC에서 열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금융위원장과 신임 한국거래소 이사장에게 보내는 서한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5일 서울 여의도 IFC몰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대표적 상장사인 현대차, 삼성전자, LG화학, KB금융은 이사회가 재무상태표 비효율성을 없애고 제대로 주주환원 하면 주당 펀더멘탈 가치가 50~120% 상승할 수 있다"며 "일본보다 개선 폭이 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차 주가가 최근 급등했음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자동차 회사 중 저평가된 축에 속한다고 평가했다. 현대차 우선주의 경우 주가순자산비율(PBR)과 주가수익비율(PER)은 각각 0.4배, 3배에 불과하다. 그는 "현대차 밸류에이션이 낮은 것은 자본 비용이 매우 높다는 얘기"라면서 "이사회가 중심이 돼 재무상태표에서 무수익자산을 찾아서 정리하고 주주를 위해 현금을 사용하면 시장의 신뢰를 받아서 밸류에이션이 본격적으로 레벨업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남우 회장은 금융위원회가 추진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부 기업의 저항은 예상되나 금융당국은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할 것"이라며 "주가 할인을 고착화한 상장사 스스로 반성하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대표 상장사들이 우선주를 전량 매입한 뒤 소각해, 주주에게 환원하고 전체 자본비용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삼성전자의 경우 밸류에이션 개선을 위해 △현금 92조원 중 50조원 투입해 우선주 전량 자사주 매입 후 20조원 즉시 소각 △나머지 30조원 규모의 우선주를 미국에 주식예탁증서(ADR)로 상장 △향후 순이익의 30~50% 주주환원 약속 △이사회를 전문가 중심으로 개편 등을 단행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 같은 조치를 통해 삼성전자 PBR는 1.4배에서 2.2배로 올라, 주가가 13만원 이상까지 오를 여지가 있다고 봤다.

현대차 밸류업을 위한 개선 사항으로는 △현금 19조원 중 8조원 투입해 우선주 전략 자사주 매입 후 소각 △삼성동 부지 제3자 매각 추진 △현대건설 지분 21%, KT 지분 5% 매각 △향후 순이익의 30~50% 주주환원 약속 등을 제시했다. 이를 실행에 옮겼을 때 현대차 PBR는 0.6배에서 1.0배로 오르고, 주가도 50만원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상장기업들 손익계산서 성과에 집착한 결과…코리아 디스카운트 피해자는 결국 국민들

이남우 회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상장기업들이 영업에만 치중했고 자본 효율성 및 주주환원을 소홀히 했기 때문에 빚어진 결과라고 봤다. 그는 "국내 상장사들은 손익계산서 성과에 집착하고 재무상태표를 장기간 방치했다"며 "과도한 현금 보유, 무수익 부동산 투자, 다른 상장사와 자사주 맞교환이 사례"라고 꼬집었다.

그리고 이러한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피해자는 평생 소득의 40%를 세금으로 내는 청년들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 3년간 한국 증시는 총주주수익률 기준 연 2% 손실을 주주에게 안겼다"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직접적인 피해자는 은퇴자금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을 국민들이고 이들이 매월 적립하는 국민연금"이라고 지적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방안으로 언급한 상속세 완화와 관련해선 "상장사들이 주가 디스카운트 해소에 나선 후 징벌적 상속증여세를 경감해줘도 늦지 않는다"며 "상속세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 중 하나인 것은 맞지만 주요한 원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기업 밸류 프로그램 시행과 관련해 "일본 같이 별도의 독립된 보고서가 필요하고, 밸류업 드라이브 주체가 경영진이 아닌 이사회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며 보고서에 이사회를 구성하는 모든 이사 이름을 표기해 책임과 의무를 강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상장사는 계획 발표 후 진행 상황을 정기적으로 공시하고 당국은 프로그램을 최소한 3년간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당국은 프로그램 시행 및 미시행사 리스크를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하고, 독립적인 위원회를 구성해 프로그램을 성실히 추진하는 상장사의 성공 케이스를 공개해야 한다고 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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