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 전향 고민→복면가왕 출연...바쁜 겨울 보낸 최준용 "야구선수로 인정받을 것"
자신을 향한 의구심을 지우고 마운드에 오른다. 롯데 자이언츠 우완 불펜 투수 최준용(23)이 쾌조의 컨디션으로 스프링캠프를 소화하고 있다.
최준용은 2021시즌 혜성처럼 등장, 홀드 20개를 기록하며 롯데 허리진 기대주로 떠오른 선수다. 그해 10개 구단 주축 타자 3명씩 대상으로 진행한 일간스포츠 설문 조사에서 최고의 포심 패스트볼(직구)을 구사한 투수 1위(총 10표)에 오르기도 했다.
최준용은 2022시즌 '2년 차 징크스'를 겪고도 14세이브·6홀드, 평균자책점 4.06을 기록했다. 2023시즌도 평균자책점 커리어하이(2.45)을 해내면서 홀드 14개를 올렸다.
그런 최준용은 지난해 5월부터 타자 전향을 고려했다. 어깨와 팔꿈치 통증을 달고 시즌을 치른 탓이다. 구단에 의사를 전했고, 2023시즌이 끝난 뒤 김태형 신임 감독 체제로 마무리 캠프를 치르면서 그 가능성을 타진하기도 했다.
최준용은 "나도 내가 투수를 해야 가치가 있는 선수라는 걸 잘 알고 있었지만, 몸 상태가 너무 자주 안 좋았다. 가치가 떨어지더라도, 타자로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노력을 많이 해서 제 몫을 해내는 선수가 되고 싶었다"라고 돌아봤다.
롯데가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는 현재, 최준용은 여전히 투수진 주축이다. 몇 개월 동안 마음을 다잡고, 마운드를 지키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11월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출전은 전환점이 됐다. 당시 최준용은 '숙적' 일본전에만 두 경기에 등판, 2와 3분의 1이닝 동안 실점 없이 상대 타자들을 막아냈다. 특히 조별리그 8회 말 투구에서는 2사 1·3루 위기에서 타격감이 좋았던 만나미 츄세이를 유격수 땅볼 하며 위기 탈출을 이끌었다.
국제대회에서 경쟁력을 확인한 최준용은 투수의 길을 계속 나아가기로 결정했다. 최준용은 "김현욱 코치님 등 대표팀에서도 좋은 말씀을 많이 해줬고, 구단 내부적으로도 투수로서의 가치를 잘 설명해 줬다. 몸이 아프지 않는 방법을 찾는 건 내 몫"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최준용은 2024시즌 스프링캠프를 준비하며 팔을 드는 높이와 메커니즘에 변화를 줬다. 부상과의 싸움은 여전히 진행형이지만, 이제 투수를 포기할 생각은 없다.
최준용은 지난 1월 초, 인기 예능 복면가왕에 출연, 가창력을 뽐내 화제를 모았다. 구단 유튜브 채널에서 노래 실력이 드러났고, 지난해부터 섭외를 받았다. 많은 야구선수들이 1라운드에서 탈락했지만, 그는 3라운드까지 올랐다.
최준용은 "홍성흔 선배님이 2라운드에 올라가신 게 (이 프로그램에서 나온) 야구선수 최고 성적으로 알고 있었다. 그걸 깨보고 싶었다"라며 외부 활동에서도 프로 운동선수다운 승부욕을 드러냈다.
어린 시절부터 노래 부르는 걸 좋았했던 그에게 복면가왕 출연은 의미 있는 추억이다. 하지만 이제 다시 본업에 충실할 생각이다.
최준용은 "중·꺾·마(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복면가왕 닉네임)으로 더 많이 알려진 것 같다. 올 시즌 개인적으로도 다시 도약하고, 팀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데 기여해 야구선수로 더 인정 받고 싶다"라는 포부를 전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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