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간 '우주 전장'서도 뭉치는 한·미·일...공군, 美우주사령부 연합훈련 역대 최대 규모 참가

이유정 2024. 2. 5.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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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우리 군 최초 군사정찰위성 1호기가 12월 2일 새벽 3시19분(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반덴버그 우주군기지에서 발사된 모습. 우리 군은 독자적인 우주감시정찰 능력을 확보하였으며, 한국형 3축체계의 한 축인 킬체인 역량을 더욱 강화하게 됐다. 뉴시스

육·해·공에 이은 ‘제4의 전장’인 우주에서도 미·중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한·미·일 협력도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이 주도하고 한·일 등 미국의 우방국들이 참여하는 국제 우주 훈련이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되면서다. 한국도 지난 2017년 첫 참가 이래 최다 인원을 파견했다.

공군은 5일 “이날부터 16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개최되는 국제 우주상황조치 연합연습 ‘글로벌 센티넬’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한국에선 공군 산하 우주센터와 공군작전사령부 우주작전대대 소속 4명이 참여하며, 한국천문연구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 민간 전문기관 각 1명이 연습에 직접 참가한다. 육군과 해군 각 1명, 국방과학연구소 3명은 참관 인원으로 합류했다. 파견 인원만 총 11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공군 관계자는 “우주 상황에 대한 국가 차원의 상황 조치가 필요해진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센티넬은 미국 우주사령부 주도로 지난 2014년부터 2년에 한번씩 열리는 우주 가상 연합 연습이다. 영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등 ‘파이브 아이즈(영·미권 첩보 동맹)’와 미국의 아시아·유럽 동맹국, 남미 우호국들이 우주 공간에서 벌어지는 상황에 대한 일종의 도상 연습(Table Top Excericse·TTX)을 진행한다.

올해 연습에선 한·미·일을 비롯한 28개국 우주 분야 전문가 250여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이 역시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리는 것이라고 한다. 인공위성 충돌, 우주물체 추락 등 30여개 가상 시나리오에 대한 대응 연습을 하게 된다. 특히 이번 연습은 다국적 연합우주 작전팀을 꾸려서 진행하며, 한국은 일본, 뉴질랜드, 호주와 한 팀을 이루게 됐다고 공군은 전했다.

사진공동취재단 = 14일 경기도 평택시 오산에어베이스에서 주한미군 우주군 창설식이 열리고 있다. 2022.12.14/뉴스1


글로벌 센티넬은 우주 공간에서 미·중 간 전략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점점 중요성을 주목받고 있다. 미·중아 최근 비밀 우주선을 경쟁적으로 쏘아 올리는 등 우주 공간을 선점하기 위해 공을 들이는 것과도 무관치 않기 때문이다.

일례로 중국은 지난해 12월 14일 고비 사막 위성센터에서 비밀 임무 무인 우주선인 창정-2F 로켓을 발사했다. 중국은 “우주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기술 지원”이라고만 밝히고, 창정-2F의 활동 내용을 철저히 비밀에 부치고 있다. 미국도 같은 날 비밀 무인 우주선인 X-37B를 발사할 계획이었으나, 중국의 발사 직전 “시스템 점검”을 이유로 취소했다. 보잉이 개발해 미 우주군이 운용하는 X-37B는 태양광을 동력으로 하는 원격 조정 무인 비행체로, 이 역시 구체적인 임무는 공개되지 않는다. 미국은 보름 뒤 해당 우주선을 발사했다.

우주 전장에서도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 견제 공식은 크게 다르지 않다. 동맹·우방의 힘 규합이다.

미국은 2019년 12월 우주군 창설에 이어 2022년에는 주한미군에 우주군사령부를 신설했다. 주일미군에도 우주군사령부가 조만간 창설된다는 언론 보도도 있었다.

한·미·일 정상은 지난해 8월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에서 도출한 합의를 통해 3국 우주 협력을 명문화했다. “우주 영역에서의 위협, 국가 우주 전략, 우주의 책임 있는 이용 등을 포함한 우주 안보 협력에 관한 3국 간 대화”를 강화하기로 하면서다.

지난해 4월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워싱턴DC 인근의 미 항공우주국(NASA) 고다드 우주센터를 방문,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시설물을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한·미는 최근 북·러의 우주 밀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9월 한·미 고위급 우주협력 토의식 연습(TTX) 겸 국방우주정책 실무협의회(SCWG)에서 “북·러 간 우주 협력”에 대한 공동의 평가를 처음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북·러 간 우주기술 등 군사적 분야에서 점점 밀착하는 가운데 한·미가 공개 메시지를 낼 필요가 있다고 본 것이다.

이와 별개로 한국도 우주 전력 강화에 한창이다. 한국은 합참이 2022년 1월 군사우주업무 총괄할 군사우주과를 신설했고, 공군은 올해 공군작전사령부 예하 우주작전대대를 우주작전전대로 규모를 키울 예정이다. 공군은 이어 고출력 레이저 위성 추적체계와 레이더 우주 감시체계를 2030년대 초 전력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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