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한동훈, 이태원 참사-쌍특검법에는 왜 귀 닫나?"
[최경준 기자]
▲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5일 오전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 경기도 |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5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서울 편입·경기 분도 병행 추진'에 대해 "선거를 앞두고 서로 양립할 수 없는 것을 한다는 것은 대단히 잘못됐다"라며 "총선을 앞두고 하는 정치쇼에 불과하다"고 맹비판했다.
김동연 지사는 이날 오전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생과 경제는 파탄지경에 이르고 있는데, 윤석열 대통령이 경기도를 7번이나 오고,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4번씩 와서 총선 후에는 대부분 사라질 빌 '공'자 공약 내지는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고 있다"면서 "상당한 걱정과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동연 지사는 또 "(한 위원장이) 주민들이 원하면 하겠다고 하는데, 지금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우리 시민 아닌가? 그 시민들의 간절한 바람과 간구에는 왜 귀를 닫느냐"면서 "쌍특검법(김건희 주가조작 의혹·대장동 50억 클럽 의혹 특검 도입 법안)에 대해 국민의 60~70%가 찬성한다고 하는데, 이 목소리에는 왜 귀를 닫느냐? 이런 시민과 도민들의 바람과 요청과 간구도 선택적으로 하면 되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한동훈 "목련 피는 봄 오면 김포는..." vs 김동연 "그 봄은 아무 때나 오는 봄인가"
앞서 한동훈 위원장은 최근 '서울·경기 생활권 재편' 구상을 밝혔다. 지난 3일 김포를 방문해서는 "목련이 피는 봄이 오면 김포는 서울이 될 수 있다"면서 "서울 편입도, 경기 분도도 주민의 뜻을 존중해 모두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지난해 연말 추진하다가 사실상 중단된 김포·구리·하남·고양 등 경기 일부 지역의 서울 편입(메가시티 서울)뿐만 아니라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추진하고 있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까지 병행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오후 경기도 김포시 라베니체광장에서 열린 김포-서울 통합 염원 시민대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
ⓒ 연합뉴스 |
김동연 지사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동훈 위원장의 '진정성'에 강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김 지사는 "(한 위원장이) 행정 개편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고 투자해야 하는 건지를 알고 하는 얘기인지 모르겠다"면서 "경기북부특별자치도는 경기도가 지난 1년 7개월 동안 시간을 투자해서 준비해 왔다"고 반박했다.
경기도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추진을 위해 비전과 정책을 제시하고, 90회 넘는 공청회를 진행했으며, 경기도의회에서 여야 합의로 두 차례 이상 결의안 통과가 있었고, 국회에서도 여러 차례 토론했고, 지난해 9월 김 지사가 직접 한덕수 국무총리를 방문해서 주민투표를 요청했다는 것이다.
김 지사는 "(여권이) 진정성이 있었다면 왜 이제 와서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인지 심각한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 9월 총리와 중앙정부에 주민투표를 요청했을 때 (요청을) 받아서 같이 해야 했다"면서 "'봄이 오면'이라는 얘기를 하는데, 경기도는 그 봄을 맞기 위해서 도민과 함께 씨 뿌리고 물 주고 꽃 한 송이를 키우기 위해서 노력해 왔다. 그 봄은 그냥 아무 때나 오는 봄인가"라고 지적했다.
김동연 지사는 또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와 '김포, 서울 편입'이 양립할 수 없다는 점을 역설했다. 그는 "일부 경기 지역을 서울시에 편입하면 경기도가 작아지고 쪼그라드는 것"이라며 "생산적인 포퓰리즘보다 나쁜 것은 퍼주기 포퓰리즘이고, 퍼주기 포퓰리즘보다 더 나쁜 건 갈라치기 포퓰리즘이다. 서울 편입은 30여 년 대한민국이 갖고 왔던 국토균형발전과 지방자치, 지방분권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동연 지사는 또 "제발 총선을 앞두고 국민을 현혹하는 이런 일을 이제 그만했으면 좋겠다"면서 "경기북부특별자치도에 대해 중앙정부나 여당과 더 협의할 일 없이 경기도가 모든 절차를 다 끝냈다. 중앙정부에서 주민투표만 받으면 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에 대한 진정성이 있다면 경기도가 만든 비전부터 공부했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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