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기업으로 대전환" 핸들 꺾는 SKT(종합)

김보경 2024. 2. 5.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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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실적 발표…영업익 8.8%↑
올해 목표 매출액 17조9000억원
DC·반도체 고도화로 세계 시장 공략

SK텔레콤이 2023년 실적을 발표하며 인공지능(AI) 기업으로 대전환을 하겠다는 의지를 또다시 천명했다. 무선 통신 매출 성장세가 둔화하는 상황에 대응해 올해에는 AI 사업을 다각화해 본격적인 매출 성장을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SKT, 'AI 피라미드' 전략 공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SKT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17조6085억원, 영업이익은 1조7532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1.8%, 8.8% 증가했다고 5일 밝혔다. 순이익은 1조1459억원으로 20.9% 증가했다. SKT 측은 "배당 수익 등 지분 투자 관련 이익 반영 등으로 순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한 4조5273억원, 영업이익은 16.7% 늘어난 2971억원을 나타냈다.

계열사를 제외한 SKT만의 지난해 실적을 보면 매출 12조5892억원, 영업이익 1조4559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1.4%, 10.2% 성장했다.

SKT는 지난해 유영상 대표가 직접 고안한 'AI 피라미드 전략'을 비롯해 AI 인프라·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올해 매출 성장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올해 목표 매출액을 17조9000억원 수준으로 세웠다.

SKT 측은 "AI 데이터센터·AI엔터프라이즈·AI반도체는 시장 수요의 가파른 성장과 함께 올해 빠르게 매출을 확대하며 AI 사업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AI 인프라 영역에선 데이터센터 사업 매출이 전년 대비 30% 성장했다. 최대 전력 사용량을 40% 가까이 절감하는 액침냉각 시스템을 도입하고, 올해 신규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동시에 글로벌 시장 진출도 구체화할 예정이다.

AI 반도체 'X330' 설명하는 류수정 사피온 대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SKT 계열사인 AI 반도체 전문 기업 '사피온'은 지난해 11월 전작 대비 4배 이상의 연산 능력, 2배 이상의 전력 효율을 갖춘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X330'을 출시해 상용화에 성공했다. 글로벌 서버 제조사 '슈퍼마이크로'와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투트랙 멀티 거대언어모델(LLM)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자체 LLM인 '에이닷엑스'와 함께 엔트로픽, 오픈AI, 올가나이즈, 코난테크놀로지 등 국내외 유수 AI 기업들과 다양한 LLM 라인업을 아우르는 AI 플랫폼 준비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선보인 '엔터프라이즈 AI 마켓'은 다양한 LLM 중 고객이 원하는 LLM을 선택해 코딩 지식 없이도 간단하게 회사 업무에 AI를 적용할 수 있다. 엔터프라이즈 사업에서는 사물인터넷(IoT) 회선 수주 확대를 지속하는 한편, 다양한 AI 아이템을 발굴하며 성장을 도모한다. 이과 관련해 클라우드 사업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30% 이상 늘었다.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사업은 올해 'K-UAM 그랜드 챌린지' 실증사업에서 국내 최초로 미국 조비 에비에이션의 실제 UAM 기체를 선보였다. 국내 사업 주도권 선점은 물론, 글로벌 시장 공동 진출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이날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 SKT는 지난해 말 기준 자사의 5G 이동통신 가입자 수가 1567만명으로 전체의 68%에 달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무선 통신 시장이 포화 상태에 다다른 것이다. 가입자 평균 매출(ARPU)가 낮은 사물인터넷(IoT) 회선이 꾸준히 증가하는 만큼 IoT가 포함된 ARPU도 소폭 하향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가입자 순증 위주의 성장 외에 킬러 서비스, 구독 등 다양한 방법으로 무선 매출을 이끌어낸다는 전략이다.

특히 지난해 아이폰 통화 녹음 기능을 추가한 AI 개인비서 '에이닷'에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추가하며 AI 에이전트 시장을 선도한다고 밝혔다. 현재 에이닷 가입자는 약 340만명으로 지난 1년간 누적 가입자가 300% 증가하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SKT 에이닷 부스 살펴보는 유영상 사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구독서비스인 'T우주'는 유튜브 프리미엄 등 고객 니즈가 높은 서비스들과의 제휴를 통해 지난해 말 기준 월간 이용자 235만명 이상을 달성했다. 올해 넷플릭스 등 제휴 상품을 추가하고, AI 기반 구독 커머스 플랫폼으로 진화시킨다는 방침이다.

SK브로드밴드의 경우 955만명의 유료방송 가입자, 693만명의 인터넷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향후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개인 맞춤형 AI TV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SKT는 밝혔다.

김양섭 SKT 최고재무관리자(CFO)는 "지난해 자체 AI 역량 강화는 물론 세계 유수 AI 기업들과의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AI 컴퍼니'로의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며 "글로벌 AI 컴퍼니로서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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