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칭찬한 ‘충TV’ 구독자 60만명 돌파…김선태 주무관 “감사 영상 찍겠다”
최종권 2024. 2. 5. 10:38
━
충주 공설시장서 이재용 ‘쉿’ 패러디
윤석열 대통령이 정책 홍보 혁신 사례로 거론한 충북 충주시 유튜브 채널 ‘충TV’ 구독자 수가 60만 명을 돌파했다.
5일 충주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충TV 구독자 수가 50만 명을 넘은 데 이어 전날 60만 명을 넘었다. 두 달 새 10만명이 늘었다.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가운데 가장 많다. 충주시 인구(20만8000명)의 3배 가까운 수치다. 2위는 경북도 유튜브 채널 ‘보이소TV’(37만4000여 명)다.
충TV를 운영하는 충주시 홍보담당관실 김선태(37) 주무관은 “지난해 연말부터 구독자 수가 확 늘더니, 연초에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며 “많은 분이 충TV 영상에 관심을 가져줘 더 힘이 난다”고 말했다. 김 주무관은 “유명 크리에이터인 빠니보틀과 협업 콘텐트를 제작하고, 피지컬갤러리·피식대학·꼰대희 등 유명 유튜브 채널에 출연하면서 충TV 인지도를 키운 게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충TV는 조만간 감사 인사 영상을 올릴 예정이다.
━
두 달 새 10만명 늘어…충주 인구 3배 코앞
2019년 4월 개설한 충TV는 이른바 ‘B급 감성’을 저격하며 젊은이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밈(meme)이나 챌린지 영상 등을 활용해 시 정책이나 산하기관·관광지 소개, 공무원 일상을 재치있게 풀어냈다. 초창기부터 김 주무관이 기획·섭외·촬영·편집을 도맡아 하고 있다. 한 해 예산은 영상 편집 프로그램 연간 사용료 62만원이 전부다.
김 주무관은 ”야외 촬영에 나가 카메라 3대로 3시간을 촬영하면, 영상을 한 번 돌려 보는 데만 9시간이 걸린다“며 ”자막과 필요한 영상 소스를 넣는 것을 포함해 영상 편집에 이틀 정도 매달린다. 아직도 편집 프로그램을 다루는 게 능숙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10초~15초 정도 짧은 영상을 올리기 전까지 사나흘 동안 머리를 싸맬 때도 있다”고 했다.
저 예산, 저 퀄리티를 표방한 충TV 인기 비결은 톡톡 튀는 아이디어다. 지난달 16일 게시한 ‘충주시 이재용’ 영상에는 부산 깡통시장을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쉿’ 동작을 패러디했다. 김 주무관이 충주의 한 시장을 방문해 환호하는 사람들에게 조용히 해달라는 제스처를 취하며 궁금증을 자아낸다. 영상 끝에 ‘말이 필요 없습니다. 충주 공설시장’이란 자막을 달아 관내 전통시장을 홍보하는 효과를 냈다. 12초짜리인 이 영상 조회 수는 94만을 기록했다.
━
“TV 없어, 넷플릭스 안 봐…유머게시판서 아이디어”
유행에 민감한 콘텐트를 꾸준히 제작하고 있지만, 김 주무관 집에는 TV가 없다. 김 주무관은 “6살·4살 아들을 키우고 있다. 아이가 태어난 이후 집에 TV를 없앴다. 넷플릭스도 안 본다”며 “유튜브 콘텐트 제작 아이디어는 주로 인터넷 유머 게시판이나 다른 유튜브 채널에서 얻는다”고 말했다. 그는 “구독자가 많아지면서 어떤 영상을 만들까 더 고민이 된다. 퇴근 이후에도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수첩에 적어 놓는다”고 했다.
김 주무관은 4년 9개월 동안 영상 256개를 제작했다. 가장 의미 있었던 콘텐트로 2019년 7월에 올린 ‘국내 최초 하수처리장 먹방-극한공무원’과 2022년 5월 충주시 참전 용사를 인터뷰한 ‘기억하겠습니다’란 영상을 꼽았다. 김 주무관은 “하수처리장에서 실제로 밥을 먹고 밤낮으로 일하는 직원의 노고를 알리고 싶었고, 나라를 지킨 참전용사를 기억해주자는 취지에서 영상을 올렸다”고 했다.
━
윤 대통령 칭찬에 “지방 도시 언급 영광, 기쁜 일”
김 주무관은 충TV 인기 덕에 올해 6급으로 승진했다. 그가 9급에서 6급까지 걸린 기간은 7년으로, 통상 15년 정도 걸리는 것과 비교하면 초고속 승진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9일 국무회의에서 “충주시 홍보를 맡은 젊은 주무관은 ‘충TV’라는 유튜브를 만들어 참신하고 재미있게 정책홍보를 해서, 구독자가 충주 인구의 두 배를 넘어섰다고 한다”며 “이런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 주무관은 “지방 도시가 국무회의에서 언급된 것 자체가 영광스럽고, 기쁜 일”이라고 말했다.
충주=최종권 기자 choi.jongkwo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중앙일보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모친 사망 전 “집은 딸 가져라”…그 합의 무효시킨 오빠의 ‘법’ | 중앙일보
- “저, 어젯밤에 죽을 뻔했시유” 최규하 겁에 질린 The Day (78) | 중앙일보
- 경기장쓰레기 줍는 한국팬 찬사 받자…일본 "저거 일본 문화에요" | 중앙일보
- 이 무릎으로 4강 해냈다…포기를 모르는 '캡틴 손' [아시안컵 축구] | 중앙일보
- “최순실 사태 가장 후회스러운 건...” 박근혜 회고록 오늘 출간 | 중앙일보
- 50대 라이더 숨졌는데…강아지 안고 '멍' 때린 만취 벤츠녀 | 중앙일보
- 손흥민 펑펑 울었다...기적 역전승 뒤엔 '좀비·1020분·운' 3박자 | 중앙일보
- 중국산인 줄 알았는데…전세계 수천억 매출 올린 이 제품 정체 | 중앙일보
- 그들은 실형 직전 튀었다...'거리의 탈옥수' 첫 6000명 돌파 [거리의 탈옥수] | 중앙일보
- "기간제 뽑으니 퇴직 교장이 왔다"…구인난에 '할생님' 컴백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