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율에 화난 윤석열? '마리 앙투아네트' 때문이었을까

박성우 2024. 2. 5.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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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율 사퇴... 언론은 '마리 앙투아네트' 발언 주목했지만, '주가조작' 언급 내용도 있어

[박성우 기자]

서울 마포을 출마를 선언했던 김경율 국민의힘 비대위원이 결국 총선 출마를 포기했다. 김 비대위원은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번 22대 총선에서 출마하지 않는다"며 "숙고 끝에 내린 저희 당의 총선 승리를 위한 제 결심"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2주간 김 비대위원을 두고 갈등을 빚었던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관계가 대략적으로나마 봉합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시 윤 대통령이 이관섭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비롯한 참모진에게 마포을 낙하산 공천 논란을 들어 '사천 우려'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또한 지난 1월 21일 '윤 대통령이 한 위원장에 대한 기대와 신뢰를 철회했다'는 언론보도에 대해 "공정하고 투명한 시스템 공천에 대한 대통령의 강력한 철학을 표현한 것"이라며 한 위원장과의 갈등이 그러한 '사천'에서 연유한 것이라고 밝혔다.

'마리 앙투아네트' 비유보다 주목해야 할 김경율의 발언
  
 물론 김 비대위원이 김씨를 마리 앙투아네트에 빗댄 것 자체가 '성역'을 건드린 것이고 이로 인해 윤 대통령의 눈 밖에 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주목한 김 비대위원의 발언은 따로 있다고 생각한다.
ⓒ Youtube 장르만여의도
 
이렇듯 당정 갈등의 공식적인 이유는 사천이지만 대다수 언론은 그 이면에 윤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씨와 관련한 문제가 있다고 진단했다. 원희룡 전 국토부장관을 비롯해 당내 여러 인사들 관련 공천 잡음이 적지 않음에도 김 비대위원에게만 화살이 쏟아진 까닭은 다름 아닌 김 비대위원의 지속적인 '김건희 리스크' 문제 제기에 있다는 분석이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하는 대목이 있다. 이 모든 사달이 일어난 원인으로 대다수 언론은 지난 17일 김 비대위원이 JTBC가 운영하는 시사 유튜브 채널 '장르만 여의도'와의 인터뷰에서 한 '마리 앙투아네트' 발언을 지목했다. 김건희씨를 마리 앙투아네트에 빗댄 김 비대위원의 발언이 윤 대통령의 심기를 거슬리게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 비대위원은 해당 인터뷰에서 '김건희 특검법'에 반대한다면서 다음과 같이 말하기도 했다. 

"(김건희씨가 투자한) 해당 주식에 대해서 주가 조작이 일어났다는 것은 인정한다. 김건희 여사가 주가 조작으로 인해 금전적 편익을 얻은 것 또한 분명한 것 같다. 저도 그 사실을 부인하진 않는다. 다만 이것을 김건희 여사에서 법률적으로 적용할 수 있느냐 아니냐를 따진다면 그건 불가능하다. 일관된 법원의 판례가 너무 공고하다."

이어 사회자가 "김씨의 투자가 법률적인 문제를 제외하더라도 국민적인 법감정에 용서가 안 되는 사안이라면 영부인으로서 입장을 밝히는 게 맞지 않나"라는 질문하자 김 비대위원은 "네, 저는 그렇게 하라고 할 거다. (김씨가) 사과를 하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고 답했다.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로 손해 봤다" 윤석열 발언 부정한 김경율

이제껏 여당 일부 인사들과 보수 언론이 김씨에게 사과를 요구했던 것은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한 것이었지 '김건희 특검법'의 핵심인 김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관여 의혹에 대해 사과하라는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김 비대위원은 여당 측 인사로는 이례적으로 해당 의혹에 대한 김씨의 사과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또한 김 비대위원은 김씨가 주가 조작을 통해 금전적 편익을 얻은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는 윤 대통령이 지난 2021년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로 "수천만 원의 손해를 봤다"고 말한 것이나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 법률팀이 "4천만 원가량의 손실을 봤다"고 주장한 걸 부정한 것이나 다름없다. 

지난 11일 <뉴스타파>가 공개한 검찰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관련 의견서에는 김건희씨와 김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로 총 22억 9천만 원의 이익을 얻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에 대해 한 위원장은 "옛날 문재인 정권에서 나온 문서"라며 "그때는 왜 (특검을) 안 했느냐"고 반박했지만 <뉴스타파> 보도에 따르면 해당 의견서는 윤석열 정부인 2022년 12월에 검찰에 제출됐다. 

명품백 수수 의혹엔 "계속 같은 생각"... 주가 조작 의혹엔 "밝혀질 게 없다"

지난 22일 비대위 회의에서 김경율 비대위원은 "제 거친 언행이 여러모로 불편함을 드린 적이 있었다"며 당내 TK(대구·경북) 의원들을 향한 비판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취재진이 ''마리 앙투아네트' 발언에 대해서도 사과한 것이냐'"고 묻자 "네"라며 짧게 답했을 뿐이다. 하지만 김 비대위원은 '김건희 리스크'에 대한 입장에는 "문제를 거칠게 나눈다면 전 변한 게 없다"며 사과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굽히지 않았다.

반면 김 비대위원은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에 대해서는 지난 25일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사건은 더 이상 밝혀질 게 없다"며 "경제 사건에서 밝혀져야 할 핵심사안인 자금의 흐름이 모두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명품백 수수 사건과 달리 주가 조작 관여 의혹에 대해서는 김건희씨가 사과해야 한다던 입장이 달라졌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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