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도 아닌데 메시 너 마저…홍콩전 '노쇼'에 4만팬 분노

구나리 2024. 2. 5.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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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 패널 머리에 발차기·야유 등
감독, "의료진 결정…용서 구한다"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가 홍콩에서 열린 친선 경기에서 후보 명단에만 이름을 올리고 실제로 경기에는 출전하지 않아 팬들이 분노를 터뜨렸다.

4일 홍콩 경기장에서 열린 홍콩 프로축구 올스타팀과 미국 인터마이애미 CF의 친선 경기가 열리는 가운데 리오넬 메시가 벤치에 앉아 껌을 씹고 있다.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메시가 홍콩 프로축구 올스타팀과의 경기 막바지까지 벤치를 지키자 관중들이 환불을 요구하는 등 일대 소란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최근 햄스트링을 다친 메시는 전날 공개 훈련에선 스트레칭하고 이날 경기에서는 벤치만을 지켰다. 이 때문에 경기 중 관객들의 원성은 점점 커졌고, 마지막 10분에는 야유가 절정에 달했다.

경기를 마친 뒤 데이비드 베컴 마이애미 구단주가 감사 인사를 하기 위해 연단에 섰지만, 관중들은 야유를 그치지 않고 "환불, 환불"이라고 소리쳤다. 이어지는 고위 인사들의 발언에도 야유가 계속됐으며, 일부 관중들은 항의하며 경기장으로 난입하기도 했다.

매체는 일부 팬들이 이날 '메시 투어'를 위해 해외에서부터 찾아왔으며, 이 가운데에는 은퇴 전 메시의 경기를 보기 위해 한국에서 온 팬들도 있었다고 전했다. 매체는 "메시를 보기 위해 최대 4880홍콩달러(약 84만원)를 지불하고 경기장에 들어온 4만 관중은 메시가 (벤치에서) 다리를 어루만지는 모습만 보고 집에 가야 했다"라고 설명했다. 경기 후 분노한 관객들은 홍보 패널 중간에 있는 메시의 머리를 발차기로 날려버리는 등 극단적인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앞서 이 경기 티켓은 지난 12월 온라인 판매 개시 1시간 만에 매진됐다. 티켓 가격은 880~4880 홍콩달러(약 16~84만원)다. 다만 지난해 12월 주최 측은 메시가 결장하더라도 티켓 비용을 환불받지는 못할 것이라고 공지해 실제로 환불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추정된다.

4일 친선 경기에서 마지막까지 메시가 나오지 않자 분노한 팸이 홍보 판넬 속 메시의 버리를 발차기로 날렸다. [이미지출처=엑스(X·옛 트위터) 캡처]

다만 인터 마이애미가 당초 홍콩에서 메시를 앞세워 대대적인 경기 홍보를 벌였기 때문에 현지에서는 이번 경기에서 메시가 활약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상태였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중국 방송사는 메시가 전세기를 타고 홍콩 공항에 내리는 장면을 생방송 할 정도였다.

헤라르도 마르티노 인터 마이애미 감독은 "루이스 수아레스와 리오넬 메시의 부재로 팬들의 아쉬움이 크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불참은 그들의 몸 상태를 확인한 의료진의 결정이었다. 만약 우리가 그들을 경기에 내보냈다면 건강상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팬들이 매우 실망했다는 것을 이해하며 팬들에게 용서를 구한다"며 "선수들을 경기장에 잠시 내보냈다면 좋았겠지만, 위험이 너무 컸다"라고 강조했다. 팬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메시가 처음부터 벤치에서 축구화가 아닌 평범한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마르티노 감독은 메시가 출전하지 않기로 결정한 시점에 관해 "이날 아침"이라고 답했다.

홍콩 정부 측은 성명에서 "메시가 오늘 경기에 출전하지 않는 것에 대해 정부는 물론 모든 축구 팬들은 주최 측의 조치에 대해 극도로 실망하고 있다. 주최 측은 모든 축구 팬들에게 설명할 의무가 있다"며 "주요스포츠이벤트위원회는 메시의 경기 실패로 인한 후원금 공제 가능성을 포함해 계약 조건에 따라 주최 측과 후속 조처를 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2019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선발팀과의 내한 친선 경기에서 모습을 드러냈지만, 한 번도 그라운드를 밟지 않았다. 당시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주최주관사와 계약 조건에 호날두가 엔트리에 포함돼 최소 45분 이상을 뛰어야 한다는 내용을 넣었지만, 호날두는 컨디션 조절을 이유로 끝내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다. 이에 더해 당시 6만여 관중이 들어찬 가운데 유벤투스 선수단은 킥오프 예정 시각을 넘겨 경기장에 도착해 경기가 1시간 가까이 지연되는 등 팬들의 분노를 샀다. 이 때문에 호날두는 '날강도'와 호날두의 이름을 합성한 신조어 '날강두'가 등장할 정도로 국내 여론이 악화했으나, 선수의 별도 사과는 없었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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