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MB 듀오 박은진-정호영, 정관장 봄 배구 희망 쐈다
국가대표 미들블로커 듀오의 활약이 빛났다. 여자배구 정관장 박은진(25)과 정호영(23)이 3연승 행진에 힘을 보탰다.
정관장은 4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과의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2로 이겼다. 3연승을 달린 4위 정관장(13승 13패·승점 41)은 3위 GS칼텍스(15승 10패·승점 43)를 승점 2점 차로 따라붙었다.
박은진은 "5라운드 경기는 다 중요하다. 이겨서 승점 2점을 따서 GS와 승점 차를 줄여서 만족한다. 이 분위기를 이어서 계속 잘 하고 싶다"고 했다. 정호영은 "상위 팀을 상대로 승점을 가져와서 다행이다. 순위 싸움을 계속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했다.
정호영은 이날 14점(블로킹 2개 서브득점 1개 포함)을 기록했다. 오픈 공격(4점)보다 속공 득점(6개)이 더 많았다. 정호영은 "IBK기업은행전에서 상대 미들블로커 높이가 낮아 많이 쓰려고 했는데, 성공률이 낮았다. 그 경기 끝나고 속공 연습을 많이 했다. 감각이 좋아 (현대건설은 가운데가 높지만)일대일이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은진은 이날 속공 6개 중 5개를 성공시켰다. 그러나 경기 초반엔 블로킹과 공격 모두 잘 되지 않았다. 하지만엔 막바지엔 결정적인 유효블로킹으로 반격 찬스를 만들어냈다. 박은진은 "초반에 안 되서 흔들렸는데 언니들이 잘 할 수 있게 잡아줬다. 감독님도 많이 코치를 해주셨다. 후반에 가서라도 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했다.
현대건설 미들블로커진은 국내 최고로 꼽힌다. 국가대표에선 은퇴했지만, 여전히 V리그 최고인 양효진이 버티고 현 국가대표 이다현이 뒤를 받친다. 그런 현대건설에 대적할 팀이 정관장이다. 20대 초반인 박은진과 정호영 모두 태극마크를 달고 있다.
박은진은 "(현대건설을 만나면)조금 더 잘 해야겠다는 생각도 많이 들고, 승리를 견인하게끔 노력하려고 한다. 이런 경기를 이겨서 매우 기쁘다"고 했다. 정호영도 "양효진 언니랑 이름이 같이 거론되는 게 영광이다. 보고 배울게 많다. 키가 크다는 이유로 거론되지 않고 실력을 충분히 쌓아서 효진 언니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대표팀 선수들은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들어했다. 대회도 많고, 성적도 나빠서다. 박은진은 "이번 시즌은 VNL부터 아시안게임까지 갔다왔다. 강행군이어서 조금 더 체력적인 부분이 힘들다고 생각했다. 감독님이 (훈련량) 조절도 해주셨다. 할 수 있는 한에서 더 열심히 하려고 한다"고 했다.
고희진 정관장 감독은 경기 뒤 두 선수에 대해 "아쉽다"고 했다. 사실 평소에도 두 선수에게는 칭찬을 아끼는 편이다. 같은 미들블로커 출신이기 때문이다. 고 감독은 "박은진, 정호영도 내가 아쉽다고 하는 걸 안다. 더 좋은 활약을 할 수 있는데 탄식만 한다. 더 이상 그래선 안 된다. 해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훈련을 시켜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이게 해야 한다. 잠재력이 높은 선수들이다. 알을 완전히 깨내고 나와야 한다. 어린 나이에 국가대표가 되고, 자칫 나태해질 수도 있다. 팀에서도 주전이고, 높은 연봉을 받는다. 더 높은 목표를 갖고 성장시키려 한다"고 했다.
박은진은 "감독님이 칭찬에 많이 인색하다. 기대치가 있는데 못 미치니까 그런다. 감독님이 많이 말씀해주시는데 더 노력해서 기대에 부응하게 노력하겠다"며 "언젠가 한 번은 미들블로커들이 잘 했다고 해주시지 않을까"라며 웃었다.
정관장은 지난 시즌 6년 만의 봄 배구에 다가섰다. 그러나 승점 1점이 모자라 준플레이오프를 성사키지 못한 채 4위로 마무리했다. 박은진은 "지난해엔 중요한 경기를 놓쳐서 멀어졌다 따라붙다 했다. 올해는 오늘 경기나 IBK전 같이 중요한 경기를 잡고 있어 분위기가 더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직 포스트시즌 경험이 없는 박은진은 "준플레이오프가 아니라 우리가 3위를 해서 대전에서 봄 배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전=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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