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조명 된 구보의 망언… 日 매체 "8강 탈락 원인? 선수들 열정이 없어" [아시안컵]

권동환 기자 2024. 2. 5.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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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일본 축구대표팀이 아시안컵 8강에서 탈락하자 원인 중 하나로 선수들의 마음가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일본은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카타르 8강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킥을 허용해 1-2로 역전패했다.

이번 아시안컵에 참가한 팀들 중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가장 높은 양 팀(일본 17위, 이란 21위)은 8강에서 맞붙었다. 일본은 16강에서 바레인을 3-1로 완파해 8강 진출에 성공했고, 이란은 승부차기 끝에 시리아를 제압하고 올라왔다.

대회 우승 후보 간의 맞대결에서 선제골을 터트린 건 일본이었다. 전반 28분 모리타 히데마사가 선제골을 터트리면서 이란은 전반전을 0-1로 마쳤지만 후반 10분 모함마드 모헤비가 동점골을 터트리면서 경기 균형을 맞췄다.


이란은 계속 일본을 압박했지만 승리에 필요한 역전골을 좀처럼 만들지 못했다. 경기가 후반 추가시간에 접어들면서 양 팀은 연장전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일본 수비수들이 터무니 없는 실수를 저지르면서 역전을 허용했다.

문제의 상황은 이날 센터백 조합으로 나선 이타쿠라 고와 도미야스 다케히로의 실수에서 비롯됐다. 두 선수는 어려운 상황이 아님에도 함께 공을 걷어내려다 그만 동선이 꼬여 공을 뒤로 흘렸다. 이때 이란 센터백 호세인 카나니가 공을 차지하는데 성공했고, 이타쿠라가 다급하게 뒤에서 태클을 걸어 카나니를 넘어뜨리면서 이란의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이후 페널티킥으로 나선 알리레자 자한바크시가 깔끔하게 킥을 성공시키면서 경기는 일본의 1-2 패배로 마무리. 이란이 준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일본 축구 팬들 입장에선 받아들이기 어려운 결과다. 이번 대회에서 FIFA 랭킹이 가장 높고, 선수단 26인 중 20명이 유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로 구성됐음에도 일본은 준결승 문턱을 밟지 못했다.


역대 최고의 스쿼드라는 호평을 받은 일본은 2011년 카타르 대회 우승 이후 13년 만의 아시안컵 정상을 노렸지만 결과는 8강 탈락이었다. 기대 이하의 성적에 성난 일부 팬들은 대표팀 사령탑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의 경질을 요구하기도 했다.

일본 대표팀이 아시안컵에서 일찍 짐을 싸지 일본 매체 '닛칸 스포츠'는 지난 4일 8강 탈락 요인들 중 하나로 '열정의 부족'을 꼽았다.

매체는 대회를 앞두고 논란이 됐던 구보 다케후사(레알 소시에다드)와 도미야스 다케히로(아스널)의 발언을 거론했다. 아시안컵 최종 명단에 포함된 구보는 대표팀에 합류하기 전 "리그 중에 아시안컵이 열리는 게 나로서는 아쉽다. 결국 나에게 돈을 주는 팀은 소시에다드다"라며 "반면에 이런 토너먼트는 소집되면 의무적으로 참석해야 하기 때문에 가야 한다"라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다.

도미야스도 "아시안컵이 유로와 같은 6월에 열렸으면 좋겠다. 왜 1월에 대회를 치러야 하는지 모르겠다"라며 "아시안컵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네이션스컵도 그렇다. 선수에게 좋지 않다"라며 시즌 중 대륙별 컵대회에 참가하는 것에 불만을 드러냈다.
 


이들의 발언에 대해 매체는 "유럽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은 세계적인 수준을 가진 동료들과 격렬한 경쟁이 소속팀에서 기다리고 있다"라며 "한 달 이상 클럽을 떠나 있을 경우, 그 사이에 자신의 자리가 없어질 가능성이 있다"라고 분석했다.

선수들 입장에선 소속팀 주전 경쟁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에 아시안컵 참가가 불만스러울 수 있지만 매체는 일본 선수들이 아시안컵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발언이라고 판단했다. 그들은 "일본을 꺾은 이라크와 이란은 경기가 끝나자 마치 우승한 것처럼 기뻐했다. 대회에 대한 열정에서 완전히 뒤쳐졌다"라고 주장했다.

이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태극전사들과 크게 대조된다. 1960년 이후 64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는 한국은 토너먼트에서 2경기 연속 120분 혈투를 치른 끝에 사우디아라비아와 호주를 격파하면서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대표팀의 승리 비결에 대해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원동력은 국민들에게 64년 만에 트로피를 한국에 가져가고 싶은 목마름인 거 같다"라며 태극전사들의 마음가짐을 꼽았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은 대회 시작 후 5경기 연속 선발 풀타임을 소화했음에도 "나라를 위해서 뛰는 몸인데 힘들다는 건 가장 큰 핑계인 거 같다"라는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그렇기에 국가대표팀보다 클럽 상황을 더 우선시하는 일본 선수들의 태도는 현지에서도 불만을 사기 충분했다.

한편, 매체는 열정 부족 외에도 8강 탈락 요인으로 모리야스 감독의 교체 타이밍과 경기 밖에서 일어난 사건사고를 꼽았다. 대회 기간 중 골키퍼 스즈키 자이온(신트트라위던)은 이라크전에서 실수를 연발해 1-2 패배로 경기가 끝나자 SNS상에서 인종차별을 당했고, 이토 준야(스타드 드 렝스)가 토너먼트를 앞두고 성범죄 고소를 당해 대표팀에서 하차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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