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도하] 위기에 나오는 클린스만호 ‘좀비 축구’, 요르단 상대로도 ‘기적’ 필요할까
김희웅 2024. 2. 5. 07:11
2경기 연속 120분 연장 혈투.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축구를 두고 ‘좀비 축구(Zombie Football)’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클린스만호의 ‘좀비 축구’가 요르단까지 집어삼킬 수 있을까.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7일 오전 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요르단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전을 치른다.
클린스만호가 4강까지 걸어온 길은 매우 험난했다. 예상보다 저조한 성적(1승 2무)으로 조별리그를 마쳤고, 사우디아라비아전(16강) 호주전(8강)에서는 120분 혈투를 치른 끝에 4강 티켓을 손에 넣었다.
무엇보다 패하면 짐을 싸야 했던 사우디전과 호주전 모두 경기 종료 직전 동점 골을 터뜨리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이후 기어이 승부를 뒤집었다.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 괴력을 발휘해 ‘기적’을 쓴 것이다.
호주전이 끝난 뒤, 죽을 듯 죽을 듯 죽지 않는 클린스만호 축구를 두고 ‘좀비 축구’란 별명이 등장했다.
응원하는 팬 입장에서는 달갑지만은 않은 수식어다. 제3자 입장에서 보면 매우 흥미진진한 경기지만, 한국을 지지하는 이들은 손에 땀을 쥘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회 8강전부터 현장에서 지켜본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도 4일 취재진과 마주해 “결말을 알고 보면 괜찮은데, 이건 모르지 않았는가”라며 속을 태웠다고 했다.
물론 ‘좀비 축구’를 긍정적으로 보면, 패배가 눈앞에 온 상황에서도 승부를 뒤집는 힘이 발휘된다는 긍정적인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다. 결국 살아남는 게 강자라는 말도 있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 두 번째 120분 혈투였던 8강전을 마친 손흥민은 “좀비 축구라는 것을 떠나서 팀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극적인 승리가) 팀이 더 단단해지게 되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 이런 경기로 믿음이 더 강해지는 것 같다. 연장전에 가면 대부분 지치는데,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해줬다. 우리의 가장 큰 장점은 하나로 뭉치는 것”이라고 했다.
요르단전에서도 좀비 같은 괴력이 발휘돼 세 번째 드라마를 쓸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 한국과 조별리그 2차전에서 비긴 요르단은 만만찮은 저력의 팀이다. 요르단은 이번 대회에서 치른 5경기에서 한국과 이라크에만 각각 2실점씩 내줬다. 나머지 3경기는 무실점으로 마쳤다. 단단한 수비와 개인 능력이 빼어난 선수들을 앞세운 카운터 어택을 지녀 한국에 상성 상 위협적인 팀이다.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는다면 앞선 맞대결처럼 접전 양상으로 흐를 수 있다.
한국이 녹아웃 스테이지 진출 후 치른 두 경기처럼 연장 승부가 또 한 번 펼쳐질 수 있는 셈이다. 불가피한 연장 승부에서 또 한 번 ‘기적’을 이루려면, ‘좀비 축구’가 가동돼야 한다.
물론 선수들도 가슴 졸이는 승부는 더 이상 안중에도 없다. 호주전을 마친 선수들은 “요르단전은 90분 안에 끝내겠다”고 입을 모았다.
도하(카타르)=김희웅 기자
Copyright © 일간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일간스포츠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한국, 마침내 우승 확률 1위 올랐다…일본·호주 동반 탈락 여파, 이란도 제쳤다 [아시안컵] - 일
- ‘심부전증 투병’ 신구 “8kg 빠져…‘10년 수명’ 심장박동기, 나보다 오래 살 듯” - 일간스포
- [IS 알와크라] 손흥민, 아시안컵 최다 출전+복수→호주전 승리가 특별한 이유 - 일간스포츠
- 구보의 아시안컵 데뷔는 배드 엔딩…일본 매체 “불쾌감 주는 발언 남겨” 지적 [아시안컵] - 일
- "일본축구, 가장 비참한 역전패" 외신들도 日 '충격 탈락' 조명, 중국 매체 조롱까지 - 일간스포츠
- 데뷔전부터 이목 끈 백승호…“뛰어난 기량, 3가지 포지션 소화할 수 있는 유연성” - 일간스포
- ‘충격 역전패’ 일본, 상금도 놓치다…“13억원 이상 수령 실패” [아시안컵] - 일간스포츠
- 블랙핑크 지수, 선명하게 갈라진 복근… 레깅스 패션도 완벽 소화 - 일간스포츠
- ‘월클’은 다르다…‘120분 소화’ 김민재, 도핑룸 청소 ‘솔선수범’ [아시안컵] - 일간스포츠
- 이란에 무릎꿇은 ‘EPL 드리블 킹’ 미토마 “상대보다 못하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 [아시안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