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챌린지] 임진희 "데뷔전 쓴맛, 나에게는 약"

노우래 2024. 2. 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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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 다승왕 찍고 미국 무대 새로운 출발
LPGA투어 데뷔전서 쓴맛 “많은 것 배웠다”
현지서 적응 훈련, 비거리와 쇼트게임 집중
“우승과 신인왕 목표, 올림픽도 나가고 싶다”

“골프가 쉽지 않습니다. 또 배웠습니다.”

KLPGA 다승왕 임진희는 새로운 도전을 위해 미국 무대를 선택했다. "어렵고 힘들겠지만 꼭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임진희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데뷔전 소감이다. 지난달 28일 미국 플로리다주 브레이든턴 컨트리클럽에서 끝난 드라이브 온 챔피언십에서 ‘컷 오프’가 됐다. 미국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임진희는 4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그만큼 배운 것도 있다"면서 "좀 더 준비를 잘해야 할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임진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점프(3부)투어와 드림(2부)투어를 거쳐 2018년 정규투어에 합류한 선수다. KLPGA투어에 통산 6승을 수확한 ‘조용한 강자’다. 데뷔 이후 성적을 내지 못해 2020년까지 매년 시드 순위전을 치르기도 했다. 노력으로 최고의 자리에 선 ‘늦깎이 골퍼’다. 2021년 6월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서 ‘57전 58기’에 성공하며 생애 첫 우승을 신고했고, 지난해는 무려 4승을 쓸어 담으며 다승왕에 등극했다.

임진희는 지난해 12월 LPGA투어 Q 시리즈 최종전에서 공동 17위에 올라 풀 시드를 확보했다.

임진희는 국내 최강자가 된 뒤 새로운 목표를 설정했다. LPGA투어 무대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마음이다. 지난해 12월 미국 앨라배마주 모빌의 매그놀리아 그르보 골프클럽에서 끝난 LPGA투어 퀄리파잉(Q) 시리즈 최종전에서 공동 17위를 차지했다. 상위 20위 이내에 들어 올해 LPGA투어 입성에 성공했다. "언제부터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어렸을 때부터 미국에서 뛰어 보고 싶었어요. 국내 대회를 뛰면서 LPGA 도전을 생각했고요. 많이 고생하고, 어려움도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힘들겠지만 잘 이겨내 성취감을 얻고 싶어요."

임진희는 첫 대회에서 쓴맛을 봤다. 오히려 잘 됐다는 긍정적인 생각이다. 각오를 새롭게 하는 계가가 됐다. 그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며 "이번에는 현지 적응에 실패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새로운 투어에 빠르게 적응하고 위해 틈틈이 영어 공부를 하고 있다. 또 LPGA투어의 추천으로 새로운 캐디를 영입했다. "경험이 많은 여성분입니다. 인상도 참 좋고요. 퍼 힐스 박세리 챔피언십(3월 21~24일)부터 함께 할 예정입니다."

임진희가 지난해 KLPGA투어 다승왕과 기량발전상을 받은 뒤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임진희는 연습벌레다. 훈련과 몸 관리에만 집중하는 스타일이다. 2021년까진 휴대전화가 아예 없었다. 휴대전화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또래들과 너무나 다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도 관심 밖이다. 중요한 연락은 어머니 휴대전화를 통한다. 골프에만 전념해 지난해 KLPGA투어 대상 시상식에서 기량 발전상을 받았다. 퍼팅에 문제가 있을 때는 그린에서 산다. 그는 "티 오프 1시간 전에 연습그린에서 45분 동안 퍼트를 한다"고 했다.

LPGA투어는 지난달 개막전인 힐튼 그랜드 배케이션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TOC)와 드라이브 온 챔피언십을 마친 뒤 한 달간 ‘방학 기간’에 돌입했다. 오는 22일 열리는 혼다 LPGA 타일랜드로 재개한다. 임진희는 올해 목표를 우승과 신인왕으로 잡았다. 휴식 기간에도 골프채를 놓지 않고 있는 이유다. 2% 부족했던 비거리와 그린 주변 플레이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국내와 다른 부분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부족한 점을 보강하면 좋은 성적이 나올 것 같다"고 자신했다.

LPGA투어 데뷔전에서 쓴맛을 본 임진희는 현지 적응과 쇼트게임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임진희는 오는 8월 7일부터 나흘 동안 프랑스 파리 근교 르 골프 나시오날 골프장에서 열리는 파리 올림픽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물론 쉽지 않다. 6월 24일까지 세계랭킹 15위 안에 진입해야 한다. 현재 순위는 세계랭킹 42위다. 상반기에 우승한다면 꿈에 그리던 올림픽에 나갈 수도 있다. "제 좌우명은 ‘진심, 최선, 겸손’입니다. 항상 최선을 다해 경기를 하고 있고요.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는 영광이 온다면, 그때도 최선을 다해서 플레이를 하겠습니다."

임진희는 LPGA투어 첫 대회 부진을 약으로 삼을 생각이다. 예선에서 떨어진 이후 지인들이 연락을 해줘서 힘을 얻었다. 그는 "첫 대회에선 컷 탈락을 했지만 여러분들이 많은 응원을 보내주셨다"면서 "가슴 뭉클한 감동과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은 만큼 최선의 경기력으로 보답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밝혔다. 이어 "어렵고 힘든 일이 있어도 주저앉지 않겠다"며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미소를 지었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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