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마지막 왕세자, 86세로 사망…스위스 등서 망명 생활
이탈리아의 마지막 왕세자였던 사보이 왕가의 비토리오 에마누엘레가 3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자택에서 86세의 나이로 사망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에마누엘레는 1946년 이탈리아에서 군주제가 폐지될 당시 재임한 마지막 왕 움베르토 2세의 아들이다. 그의 할아버지인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3세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무솔리니 정권에 협조해 유대인 탄압을 용인했다는 비판을 받은 인물이다.
이 일로 인해 에마누엘레 3세는 물러났고, 왕위를 이어받은 움베르토 2세 역시 즉위 34일 만인 1946년 6월 국민투표로 입헌군주제가 폐지되면서 퇴위했다. 에마누엘레도 9세의 나이로 왕세자 자리에서 물러나 이후 스위스 등에서 망명 생활을 해왔다.
에마누엘레는 1978년 프랑스령 코르시카섬의 한 항구에서 여행객들과 말싸움 도중 실수로 총을 쏴 19살 독일인 관광객 한 명을 숨지게 한 혐의로 명성이 크게 추락했다.
그의 살인 혐의는 1991년 프랑스 법원에서 결국 무죄 판결을 받았으나, 총기를 불법 소지한 혐의는 인정돼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밖에도 2006년 성매매 및 부정부패 혐의로 이탈리아 당국에 체포돼 조사를 받는 등 망명 중에도 각종 추문에 휩싸였다.
그는 1971년 스위스 수상스키 챔피언이자 상속가였던 마리나 도리아와 결혼해 슬하에 아들 한 명을 뒀다.
에마누엘레는 지난 2022년 사보이 왕가의 다른 가족들과 함께 이탈리아 중앙은행이 보관하고 있는 자신들의 가보 보석들을 돌려달라며 이탈리아 정부를 향해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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