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마크' 꿈꿔본 적도 없는데"…잘 자란 손동현 "'팀 코리아' 뽑히고 싶다" [기장 인터뷰]

최원영 기자 2024. 2. 5.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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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기장, 최원영 기자) 너무나 크고 멀기만 한 꿈이라 생각했다. 스스로 노력해 한 발, 한 발 가까워졌다. 이젠 당당히 '태극마크'가 목표라 말한다.

KT 위즈 우완 구원투수 손동현은 지난 2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발표한 '쿠팡플레이와 함께하는 미국 메이저리그(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 스페셜 게임'에 출전할 한국 대표팀 '팀 코리아'의 예비 명단 35명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메이저리그의 공식 개막 2연전은 오는 3월 20일, 21일 오후 7시 5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LA 다저스가 맞붙는다. 본 경기 전인 3월 17일, 18일에는 고척돔에서 총 4차례의 스페셜 게임이 펼쳐진다. 다저스와 키움 히어로즈, 팀 코리아와 샌디에이고, 샌디에이고와 LG 트윈스, 팀 코리아와 다저스가 격돌한다. 한국인 메이저리거인 샌디에이고의 김하성과 고우석, 빅리그 슈퍼스타인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 등이 실력을 발휘할 예정이다.

예비 명단을 확인한 손동현의 가슴이 부풀었다. KT의 스프링캠프지인 부산 기장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만난 손동현은 "(최종 명단에) 정말 뽑히고 싶다. 솔직히 내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긴 어렵다. 언제 메이저리거들과 경기를 해보겠나"라며 "엄청난 기회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간 '국가대표'라는 단어는 낯설었다. 손동현은 "프로 무대에 온 뒤 대표팀에 갈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은 한 번도 해보지 못했다. 근처까지 가까이 가볼 것이란 예상도 한 적 없었다"며 "그런데 지난해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예비 엔트리에 들었다. 최종 명단에 선발되지 못하고 문턱에서 탈락했다"고 전했다.

이어 "아쉽다기보다는 '나도 대표팀 진짜 들어가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분한 감정이 조금 있었다"며 "그래서 이번엔 꼭 뽑히고 싶다. 지난해 내 퍼포먼스가 부족해 못 뽑힌 것이라 생각한다. 한 번도 그런 적 없었는데, 올해는 '태극마크'라는 목표를 가지고 동기부여 요인으로 삼아 더 열심히 해보려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표팀을 꿈꿀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성남고를 거쳐 2019년 2차 3라운드 21순위로 KT에 입단한 손동현은 2020년까지 두 시즌을 소화한 뒤 2021년 3월 상무 야구단(국군체육부대)에 입대했다.

복귀 시즌이던 지난해 단숨에 필승조로 도약했다. 정규시즌 64경기 73⅔이닝서 8승5패 15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42를 만들었다. 생애 첫 두 자릿수 홀드를 올렸다. 팀 내 홀드 2위였다. 포스트시즌엔 중간계투진의 핵심으로 맹활약했다. 플레이오프 5경기에 모두 출전해 7이닝 무실점, 1승 1홀드를 자랑했다. 한국시리즈서는 5경기 중 4경기에 나섰다. 1차전까지 평균자책점 0을 유지했으나 2, 3차전서 각 1실점을 떠안았다. 5차전서 다시 무실점을 빚었다. 3⅔이닝서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4.91을 기록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연봉 계약에서 미소 지었다. 손동현은 2023년 연봉 5000만원에서 7000만원 오른 1억2000만원에 사인을 마쳤다. 인상률 140%를 선보이며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억대 연봉에 진입했다.

손동현은 "지난해 정말 행복했지만 한국시리즈에서 준우승에 머물렀다. (우승 팀) LG에 홈런 맞던 장면은 아직도 안 보고 있다"며 "그래도 지난 시즌 경험 덕분에 자신감이 생겼다. 확실히 다른 듯하다.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믿음이 많이 생겼다"고 말했다.

기존 셋업맨 박영현이 마무리투수로 이동할 예정이다. 손동현은 새로운 셋업맨 후보 중 한 명이다. 그는 "당연히 욕심난다. 또다시 경쟁해야 한다. 내가 8회를 차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박)영현이가 마무리를 맡고 내가 그 앞인 8회에 등판해 같이 호투하면 좋을 듯하다"고 속마음을 내비쳤다.

이어 "우리 팀 투수진이 정말 탄탄하다. 서로 좋은 실력으로 경쟁하다 보면 시너지 효과가 날 것 같아 기대된다"며 "형들에게 많이 배우려 한다. 지난해 (부상이던) 김민수 형, 박시영 형과 같이 훈련하지 못했는데 올해는 함께할 수 있게 됐다. 형들마다 장점이 다 달라 앞으로 열심히 물어보려 한다"고 미소 지었다.

삼성 라이온즈로 자유계약(FA) 이적한 마무리투수 김재윤의 보상선수로 온 문용익을 보곤 놀랐다. 손동현은 "빠른 공을 기복 없이 던지는 형이라 생각했는데 캐치볼 할 때 보니 진짜 다르더라. 먼저 말 걸고 친해지려 하고 있다"며 "더 가까워지면 형에게 어떻게 시속 150km의 공을 계속 던지는지 물어볼 생각이다. 난 공이 빠른 투수는 아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스스로 내세울 수 있는 강점을 묻자 그는 "개인적으론 구위가 괜찮다고 본다. 중간투수는 구위가 좋아야 조금 더 유리하다. 그 장점을 잘 살려 보겠다"고 답했다.

물론 보완하고 싶은 점도 있다. 손동현은 "불펜투수에겐 삼진을 잡아야 하는 상황이 많이 생긴다. 지난해 이닝 대비 삼진(40개)이 적은 편이었다"며 "스트라이크를 많이 구사하기도 했지만, 때로는 삼진이 필요해 이번 캠프에서는 그 부분을 신경쓰려 한다. 제춘모 투수코치님과도 삼진 잡을 수 있는 구종을 만들자고 이야기 나눴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시즌부터 포크볼을 던졌다. 정규시즌 때는 그리 완성된 느낌이 아니었는데 포스트시즌에는 괜찮았다. 그 감각을 잊지 않고 캠프에서 잘 다듬으려 한다"고 다짐했다.

사진=기장, 최원영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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