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 "김진수, 오른발 쓰지 마!" 조롱까지…'농담+웃음' 가득한 대표팀 훈련장 [도하 현장]

권동환 기자 2024. 2. 5. 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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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도하, 권동환 기자) 태극전사들이 밝은 분위기 속에서 아시안컵 준결승전을 준비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4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에글라 훈련장에 모여 훈련을 진행했다.

클린스만호는 오는 7일 오전 0시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요르단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카타르 준결승전을 치를 예정이다.

지난달 12일에 막을 연 아시안컵에 참가한 24팀 중 현재까지 살아남은 건 개최국 카타르와 이란, 요르단 그리고 대한민국까지 총 4팀이다. 조별리그를 통과한 클린스만호는 토너먼트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호주를 연달아 격파하며 4강에 올라갔다.

준결승에서 한국은 요르단을 만났다. 공교롭게도 한국과 요르단은 조별리그에서 같은 E조에 속해 한차례 맞대결을 가졌다. 당시 경기 결과는 클린스만호가 경기 막판에 상대의 자책골을 유도해 2-2 무승부로 끝났다. 두 팀은 나란히 토너먼트에 올랐고, 16강과 8강을 연달아 돌파하면서 준결승에서 두 번째 맞대결을 갖게 됐다.

한국과 요르단 중 승자는 카타르 혹은 이란을 오는 11일 오전 0시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결승전에서 만났다. 루사일 스타디움은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이 열렸던 장소로 잘 알려져 있다.

우승까지 단 2경기 남은 클린스만호는 요르단전 승리를 위해 이날도 훈련을 진행했다. 토너먼트에서 16강과 8강전 모두 120분 연장 승부를 펼쳤기에 선수들 모두 지쳤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8강전이 끝난 뒤 곧바로 훈련을 재개했다.

다만 선수들의 피로도를 고려해 그동안 경기를 많이 뛴 12명(손흥민, 조규성, 조현우, 이재성, 박용우, 황인범, 황희찬, 이강인, 설영우, 김영권, 김민재, 김태환)은 이틀 연속 회복 훈련을 받았다. 나머지 선수들은 정상 훈련을 소화하면서 경기 출전을 대비했다.

훈련은 준결승전이 열리는 시간대에 맞춰 오후에 진행됐다. 선수들은 가볍게 운동장을 돌면서 웜업을 마친 뒤 총 3그룹으로 나눠 패싱 훈련을 시작했다.

선수 2명이 중앙에 서고, 나머지 선수들이 그 두 명을 에워쌌다. 원형을 이룬 선수들은 좁은 공간에서 가운데 위치한 동료들을 피해 빠르게 패스 시도하는데, 이때 패스에 실패한 선수는 자리를 바꿔 중앙에서 볼을 빼앗는 역할을 맡는다.

가까운 위치에 취재진이 있음에도 선수들은 훈련에 집중하면서 구슬땀을 흘렸다. 다만 진중한 분위기 속에서도 선수들은 농담도 하면서 밝은 얼굴로 훈련에 임했다.

특히 대표팀 주장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은 1992년생 동갑내기 친구이자 같은 그룹에 속한 왼발잡이 레프트백 김진수(전북현대)가 패스에 실패하자 "창피하다 진짜", "오른발로 (공을)차지 말라니깐"라고 말해 주변을 웃게 만들었다.

우여곡절 끝에 조별리그를 통과한 클린스만호는 토너먼트 첫 경기에서 '중동의 강호' 사우디를 만났다. 16강전 때 무려 3만 명이 넘는 사우디 팬들이 관중석을 가득 메워 마치 원정 경기를 치르러 온 듯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사우디 응원에 압도 당한 클린스만호는 선제골을 허용한 후 후반 45분까지 동점골을 넣지 못해 탈락 위기에 놓였다. 그러나 태극전사들을 포기하지 않았고, 조규성(미트윌란)이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헤더 동점골을 터트리며 경기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이후 승부차기로 넘어간 클린스만호는 선방을 두 번이나 해낸 조현우(울산HD) 활약에 힘입어 8강에 올라갔다.

8강에서도 한국은 드라마 같은 경기를 펼쳤다. 전반전에 선제골을 허용한 후 정규 시간 이내에 골을 넣지 못했지만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이 마무리 지어 1-1 동점을 만들었다. 연장전에선 손흥민이 환상적인 오른발 프리킥으로 골망을 흔들며 2-1 역전승으로 경기를 마무리해 준결승해 티켓을 거머쥐었다.

난적을 연달아 격파한 클린스만호는 결승전으로 가는 길목에서 요르단을 만났다. 사우디와 호주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전력이 떨어지는 팀으로 평가돼 한국의 승리가 예상되지만, 클린스만호가 방심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준비를 잘해 원하던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알에글라 훈련장, 권동환 기자, 2023 AFC 아시안컵 SNS, 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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