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재명 선거법’ 기다리는 정치… 국민 위한 선거제 찾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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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 후보등록이 불과 45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국회의원을 어떻게 뽑을지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
이런 곡절 끝에 민주당은 선거제 당론 결정을 이 대표에게 일임했다.
이제 병립형인지, 연동형인지 그가 결정하면 그것이 곧 게임의 룰이 되는 '이재명 선거법'이 나오게 됐다.
만약 '이재명 선거법'이 불가피하다면, 그가 현명하게 결정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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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대표가 선거제 정하는 해괴한 현실
퇴행적 양당정치·위성정당 막아야
4·10 총선 후보등록이 불과 45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국회의원을 어떻게 뽑을지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 비례대표 선출 방식이 걸린 선거제 논의가 몇 달째 공전을 거듭하면서 그것을 기다리느라 선거구 획정도 미뤄지고 있다. 이번 주까지 확정하지 못하면 재외국민 투표 등 선거 실무에 차질이 빚어질 상황이다. 과거 선거마다 게임의 룰이 막판에야 결정됐던 것은 대개 의석 유불리만 따지는 여야의 합작품이었는데, 이번엔 더불어민주당의 책임이 단연 크다.
국민의힘이 일찌감치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돌아가자는 입장을 정한 것과 달리 민주당은 갈팡질팡하며 차일피일 미뤄왔다. 지난 대선에서 ‘위성정당 없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공약한 이재명 대표는 막상 시뮬레이션을 해보니 20~25석 손해라는 예측이 나오자 병립형 회귀로 방향을 틀려 했고, 양분된 당내 여론 속에서 당원 투표로 약속 파기 책임을 피하려다 반발에 부닥쳐 그마저 접었다. 이런 곡절 끝에 민주당은 선거제 당론 결정을 이 대표에게 일임했다. 이제 병립형인지, 연동형인지 그가 결정하면 그것이 곧 게임의 룰이 되는 ‘이재명 선거법’이 나오게 됐다.
선거제 선택권이 오롯이 야당 대표 한 사람에게 주어진 해괴한 상황은 지난 총선의 선례와 민주당의 절대다수 의석에서 비롯됐다. 민주당은 지난 총선에서 준연동형 비례제 선거법을 군소정당과 함께 일방 처리해 여야 합의로 선거법을 통과시켜 온 오랜 관행을 깨버렸다. 지금은 언제든 그럴 수 있는 압도적 의석을 가진 데다 이미 선례도 있어 민주당의 선택, 정확히는 이 대표의 선택이 곧 법이 되는 상황이다. 이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 몰라 병립형과 연동형 모두에 대비하고 있는 국민의힘 모습이 이를 방증한다. 국민의 대표자를 뽑는 선거제가 특정인의 결심에 좌우되는 정치 시스템. 결코 정상일 수 없다.
문제는 이 대표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정치의 퇴행이 예고돼 있다는 점이다. 병립형으로 돌아간다면 소수 정당의 의회 진출을 제한해 민의의 공정한 대변을 가로막고 거대 양당의 대결 정치를 고착화하는 결과가 우려된다. 현행 연동형을 유지할 경우 지난 총선에서 유권자를 우롱하며 등장했던 위성정당의 난립이 재연될 수 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연동형을 택할 상황에 대비해 벌써 ‘국민의미래’란 위성정당의 온라인 창당발기인대회를 했다.
여야는 이제라도 국민을 위한 선거법을 논의해야 한다. 그것이 유권자에 대한 예의다. 만약 ‘이재명 선거법’이 불가피하다면, 그가 현명하게 결정하기를 바란다. 애초에 공약했던 것이 그나마 현실적인 대안일 듯하다. 소수 정당에 문호를 넓혀 다양한 민심을 반영하면서 위성정당 같은 꼼수를 배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찾아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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