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모이는 교회… 120개 ‘셀’ 운영 청년이 서로 마음 나누게

박용미 2024. 2. 5.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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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0 신목회열전] <6> 박노훈 신촌성결교회 목사
박노훈 신촌성결교회 목사가 지난 1일 서울 마포구 교회 예배당에서 포즈를 취한 채 청년을 비롯한 온 세대를 품는 목회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서울 마포구 신촌성결교회(박노훈 목사)는 젊은이의 거리인 신촌 인근에 있어 청년들에 대한 사랑이 남다른 교회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태아부터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온 세대를 품는 목회를 추구한다. 지난 1일 교회에서 만난 박노훈(54) 목사는 “우리 교회가 청년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은 맞지만 아이가 청년이 되고, 또 청년이 노년이 되는 인생 사이클을 따라가는 맞춤형 사역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며 “이정익 원로목사님이 세워놓으신 전통을 조금씩 발전시켜나가려는 노력”이라고 밝혔다.

박 목사는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교수로 재직하던 2016년 마흔 중반에 신촌성결교회로부터 청빙을 받았다. 당시 안식년으로 미국에 머물고 있던 그에게 당회가 찾아와 지역 교회 목회에 대한 뜻을 물었다고 한다. 미국 유학 시절 한인교회를 섬겼던 그는 고국에서 교수로 사역하면서도 교목을 맡아 ‘캠퍼스 목회’를 하고 있었다.

“수업을 하면서도 학생 교수 직원이 다 목회 대상이었고 대학교회에서 꾸준히 설교하고 있었습니다. 목회 대상과 장소가 바뀌었으나 목회의 본질은 같다고 생각했죠. 생각지도 않던 교회가 청빙 요청을 해 온 것이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생각돼 순종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평생 하나님을 섬기려는 마음을 먹었으면 젊을 때 더 헌신하라는 주변의 충고도 있었습니다.”

당시 신촌성결교회는 이 원로목사의 목회철학에 따라 성도를 ‘요람에서 무덤까지’ 배려하는 사역을 하고 있었다. 박 목사는 이 철학을 따라가면서 조금씩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신목회 행로’를 택했다. 결혼예비자학교 태교학교 아버지·어머니학교 등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시작해 아기가 태어나면 ‘키움 장학금’ 100만원을 지급했다.

또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성도 가정의 장례식이다. 장례 기간 4~5차례 예배가 드려지는데 그 중 한 번은 꼭 직접 예배를 인도하고 위로하려고 한다. 가장 힘들 때 교회가 옆에 있어 줘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한해 그가 참여하는 장례식이 적어도 수십차례는 넘는다.

박 목사는 “하나님 나라 가치관으로 삶의 모든 스텝을 살아가는 것과 세대와 세대가 이어지며 통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진행하는 사역”이라며 “이를 통해 성도들의 인생 초점이 하나님께만 맞춰진다”고 설명했다.

청년세대에는 조금 더 신경을 쓰고 있다. 연세대 이화여대 서강대 홍익대 명지대 등 인근 대학생들이 모이는 교회 특성상 120여개의 셀그룹을 운영하며 그들의 삶에 더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다. 그는 “외로움을 많이 느끼는 청년들이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소그룹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셀은 그들에게 피난처도 되고 우산도 돼 준다. 기독교인으로서 정체성을 깨닫고 소속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청년부가 1년간 준비해 떠나는 단기선교는 신촌성결교회의 자랑이다. 매년 6~7개국에 청년들이 나간다. 청년 중 절반 이상이 여성인데 이들이 편하게 고민을 터놓을 수 있도록 청년부 담당 여성 목회자도 세웠다.

올해 처음 시도되는 신촌청년멘토단을 통해 청년들의 고민도 해결할 전망이다. SBS 부국장인 배재학 장로를 필두로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청년들에게 기독교 신앙에 입각한 삶의 비전을 가르친다.

연말 완공되는 비전센터도 청년들을 위한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비전센터는 지하 2층 지상 8층 건물로 지하 1층~2층 메인 공간은 오로지 청년들이 사용하게 된다. 현재 교회 예배 공간은 충분하지만 120개가 넘는 셀이 모일 수 있는 자리가 부족하던 터였다. 비싼 신촌 땅값으로 인해 공사비가 커졌으나 청년들이 있는 곳에 교회가 접점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 내린 결정이었다.

“비전센터가 기독 청년만이 아니라 비기독교인 청년도 함께 꿈을 꿀 수 있는 곳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했습니다. 소그룹 모임뿐만 아니라 평일에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커뮤니티 장소이자 누구나 찾아올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만들어 나갈 예정입니다.”

신촌성결교회는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산하 대표적인 대형교회이기도 하다. 박 목사는 대형교회의 역할은 자신을 부인하고 나누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 의무를 다하는 데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방 교회 성도들이 재배한 농산물을 판매하는 직거래 장터를 매년 열고 있으며 지역 소외 이웃을 위한 장학금과 봉사활동도 이어가는 중이다.

박 목사는 나이에 상관없이 하나님께 받은 자신만의 소명을 이뤄나가는 것이 목회자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는 ‘깊이 있는 말씀 전파’를 소명으로 삼고 이를 이루기 위한 성경 연구와 훈련에 매진하려고 한다.

“말씀 중심의 목회를 하는 교회에 부름을 받았으니 성도들이 그 말씀을 삶으로 살아내도록 돕는 목회를 하고 싶습니다. 내년 70주년을 맞는 신촌성결교회는 그런 성도들이 많은 것을 자랑으로 삼는 교회가 되겠습니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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