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림택권 (15) 아내와 함께 본격 미국 생활… 한인장로교회 목회 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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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한참을 기다린 뒤 아내는 한낮이 돼서야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교인으로 맺은 한인장로교회와의 인연이 담임 목회로 이어졌다.
참고로 한인장로교회 전임 목회자셨던 임옥 목사님은 후에 내가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ACTS)에서 이사로 있을 때 많은 도움을 주셨다.
한인장로교회에서는 3년간 목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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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팍한 생활고에 생활전선 뛰어들어
인근 교회 다니다 담임 목사로 청빙
그렇게 한참을 기다린 뒤 아내는 한낮이 돼서야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입국장을 빠져나오는 사람들 무리 끝 마지막에 키가 자그마한 한 한국 여자가 양장점에서 막 맞춘 듯한 풀색 투피스를 입고 나왔다.
나는 “아니, 무슨 식모가 온 줄 알았네” 하며 오랜만에 본 아내를 괜히 타박했다. 나중에 아내는 그날 참 서운했다고 했다. 그렇게 우린 당시 내가 다니던 커버넌트신학교 인근 시내에 숙소를 잡고 본격적으로 미국 생활을 시작했다.
꿈에 그리던 미국에서 유학 생활을 시작했지만 삶은 여전히 팍팍했다. 2년간의 석사과정을 끝낸 나는 다시 생계 현장에 뛰어들었다. 한국에 남겨둔 빚도 갚고 아내와 아이를 먹여 살리려면 어쩔 수 없는 당연한 선택이었다. 그 무렵 첫째 딸아이가 태어났다. 하지만 태어날 당시 몸무게가 2.5파운드(1.13㎏)에 불과했다. 조산아라 두 달여를 인큐베이터에서 생활했다.
다행히 아이가 태어난 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 중에 한국에 의료 선교를 다녀오신 분이 계셨다. 한국말을 어느 정도 하셨던 그 의사 선생님 덕분에 의사소통을 할 수 있었다. 역시 앞서 준비하시는 하나님이란 참으로 놀랍다. 1969년 드디어 아이가 퇴원을 했다.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이 인류 역사상 최초로 달에 발걸음을 내디뎌 온 세계가 떠들썩했던 무렵이었다. 당시 우린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 머물고 있었는데 대도시로 가면 일이 좀 있겠다 싶어 인근 시카고로 넘어갔다. 여름 방학 기간 일할 자리도 얻었다. 자동차 부속품 공장이었다.
주일이 되면 인근 한인장로교회에 나가 예배를 드렸다. 이 교회 외에 다른 2~3개 교회에도 교적을 등록해 다녔다. 당시만 해도 이민 목회를 시작한 목회자들은 영주권을 얻기 위해 교회 개척을 했는데 교회 설립 조건으로 신청서에 교인 수를 적게 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교인으로 맺은 한인장로교회와의 인연이 담임 목회로 이어졌다. 한인장로교회의 청빙을 받게 된 것이다. 1969년 9월 무렵이었다. 참고로 한인장로교회 전임 목회자셨던 임옥 목사님은 후에 내가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ACTS)에서 이사로 있을 때 많은 도움을 주셨다.
한인장로교회에서는 3년간 목회했다. 당시 교회는 3년마다 담임 목사의 재신임 여부를 물었다. 재신임을 받은 나는 1년을 더 그곳에서 목회에 몰두했다. 1972년 둘째 딸아이도 태어났다. 그렇게 1년이 지난 후 학업을 계속 이어가야겠다는 생각으로 사임했다. 영주권도 그 무렵 받았다. 학교는 시카고신학대학원에 다니게 됐다. 목회학 박사(D. Min.) 과정이었다. 그동안 내가 공부했던 신학교들은 주로 칼뱅주의 계통이었는데 삶의 현실을 중시하는 신학 분야에도 관심이 있어 이 대학원을 선택했다.
그 무렵부터였을 것이다. 아내의 건강이 안 좋아지기 시작한 때가 말이다. 그 후로 아내는 20년 넘게 풍을 앓았다. 목회 사역과 공부에만 매달리느라 차마 아내와 가정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 건 아닌가 하는 미안한 마음이 아직도 남아 있다.
정리=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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