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맣게 타서 돌아온 황선우, 세계선수권 ‘첫 금’ 보인다
한국 수영의 간판 황선우(20·강원도청)가 한 달 사이 새까맣게 그을린 얼굴로 돌아왔다. 호주 야외수영장의 뙤약볕 아래서 종일 물살을 가른 흔적이 역력했다.
황선우는 호주 골드코스트 선샤인코스트대에서 진행한 4주간의 전지훈련을 마치고 지난 3일 귀국했다. 국가대표 동료인 김우민(22·강원도청)·이호준(22·대구시청)·이유연(23·고양시청)·양재훈(25·강원도청)과 함께 매일 12시간씩 주 6일에 걸쳐 이어지는 강도 높은 훈련 스케줄을 소화했다. 호주 수영 국가대표를 여러 명 배출한 마이클 펄페리 코치는 황선우를 비롯한 한국 대표선수들이 일주일에 총 60㎞를 헤엄쳐야 하는 극한의 체력 훈련 프로그램을 짰다.
황선우는 “수영 인생에서 가장 힘든 4주였다”며 “(3년째 이어진) 호주 훈련 중 가장 강도가 높았다. 펄페리 코치님이 선수 능력치를 최대한 끌어낼 정도의 훈련량을 주셨는데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했다”고 털어놨다. 그동안 황선우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체력 문제를 보완하기 위한 최적의 훈련 방식이었다. 그는 “예전엔 (메이저 대회에서) 한두 개 종목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이제는 4~5개 종목도 뛸 수 있을 만큼 체력이 올라왔다”고 강조했다.
휴식 시간은 짧다. 황선우는 7일 다시 카타르 도하행 비행기에 올라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세계수영선수권 3회 연속 메달에 도전한다. 황선우는 주 종목인 200m에서 2022년 은메달, 지난해 동메달을 땄다. 이번 대회에선 금메달까지 바라보고 있다. 금메달 목표를 이룰 가능성도 커졌다. 200m 세계기록 보유자인 다비드 포포비치(루마니아)가 일찌감치 대회 불참을 선언했다. 지난 대회 금·은메달리스트인 영국의 매슈 리처즈, 톰 딘도 지난 2일 200m 출전 포기 의사를 밝혔다. 이제 도하 세계선수권 200m에 출전하는 선수 중 황선우의 개인 최고 기록(1분44초40)이 가장 좋다.
황선우는 “리처즈와 딘이 안 나온다고 해서 놀랐다. 내가 기록 1위가 됐으니 당연히 (금메달) 욕심이 난다”며 “그동안 국제 대회에선 1등을 따라가면서 레이스를 펼쳤는데 이제 뒤에서 올라오는 선수를 견제해야 하는 입장이 됐다. 부담이 크지만, 방심하지 않고 레이스를 잘 이끌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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