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KIA 감독 "제가 가겠습니다" 발언 파문…일본도 소개 '망신'
(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음주운전 적발로 프로야구계에 돌아오지 못한 강정호의 KIA 타이거즈 감독과 관련한 발언을 일본 언론들이 다루고 나섰다.
일본 '스포니치아넥스'는 지난 3일 '전 파이리츠 강정호 '내가 갈게요' KIA 차기 감독 자칭!? SNS 게시물에 팬들 소란'이라는 제목으로 강정호의 소식을 전했다.
각 구단이 한창 스프링캠프에서 시즌을 준비하는 현재, KIA의 감독 자리는 비어 있는 상태다. 스프링캠프 출국을 앞두고 터진 김종국 감독의 배임수재 혐의 때문. 배임수재란 업무에 관한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산상 이익을 취했을 때 적용되는 죄목으로, 김 전 감독과 장 전 단장은 KIA 구단 후원사인 한 커피 업체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았다.
지난달 27일 KIA는 "25일 김종국 감독이 수사당국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며, 27일 김종국 감독과의 면담 자리에서 이를 최종 확인했다. 구단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감독으로서 직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 해 직무정지 조치를 내렸다"고 발표했다.
이후 김종국 감독이 피의자 신분으로 배임수재 혐의의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KIA 구단은 "검찰 수사 결과와 상관없이 ‘품위손상행위’로 판단하여 김종국 감독과의 계약해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현재 스프링캠프는 진갑용 수석코치가 이끌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KIA 감독 자리에 누가 앉을 것이냐가 굉장한 이슈인데, 그 속에서 강정호가 등장했다. 강정호는 지난달 31일 KBO 야구 관련 소식을 전하는 한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직접 댓글을 달았다. 이 게시물은 'KIA 팬들이 원하는 차기 감독은?'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었고, 강정호는 이 게시물에 '제가 가겠습니다'라고 댓글을 달았다.
광주에 와서 일 한 번 내달라는 한 팬의 말에는 "내가 원한다고 되겠나. 빛고을 팬들이 원해야 간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어디까지가 농담인지는 알 수 없지만, 어떤 식으로든 야구팬들 사이에 파장을 일으킨 것은 분명했다.
일본에서도 이 상황을 조명했다. 일본의 스포츠 전문 매체 '스포니치아넥스'는 "MLB 메인 무대에서 사라진 지 오래된 한국 거포의 갑작스러운 게시물에 팬들이 술렁였다. 파이리츠에서 뛰었던 내야수 강정호가 한국프로야구(KBO) KIA 타이거즈의 차기 감독에 관한 인스타그램 글에 댓글을 달아 팬들이 발칵 뒤집혔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먼저 "한국 언론에 따르면 KIA 감독을 맡았던 김종국 씨는 스폰서 업체 선정 대가로 금품을 받은 배임수재 혐의로 한국 검찰에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이에 따라 구단은 김씨와의 계약을 해지, 스프링캠프 돌입 직전에 감독 부재라는 이례적인 사태가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사태로 'KIA 팬들이 원하는 차기 감독은?'이라는 제목으로 이범호, 선동렬, 이동욱, 서재응 등 4명의 이름과 사진을 올렸는데, 이 게시물에 이름이 없던 강정호는 "제가 갈게요"라고 웃으며 울먹이는 이모티콘을 붙여 댓글창에 올렸다. '기대된다, 응원할게요'라는 반응이 나오자 강정호는 다시 한 번 광주를 빛내자고 했다. 기대의 소리 한편으로는 '오지 마' 등 부정적인 팬도 있었다"고 전했다.
'스포니치아넥스'는 "강정호는 KBO에서 9시즌을 뛴 뒤 2015~2016년, 2018~2019년 파이리츠 내야수로 뛰며 297경기에 출전했으나 2019년 8월 4일 해고됐다. 2016년 12월에 음주운전을 일으킨 영향으로, 2017년에는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없었다"며 "2020년에 KBO 복귀를 시도했지만 이루지 못했고, 사실상의 은퇴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 언론까지 소개하고 나섰으니 그야말로 망신이 따로 없다.
그는 이미 야구계가 외면한 인물이다. 강정호는 세 번의 음주사고를 냈다. 2016년 국내에서 음주운전 사고를 낸 후 조사 과정에서 2009년과 2011년 두 차례의 음주운전 적발 건이 추가로 확인됐다. 이후 2020년 6월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복귀를 추친했다 철회했다.
2022년에도 다시 유니폼을 입으려다 무산됐다. 2015년 1월 히어로즈 구단과의 선수계약을 임의해지하여 임의해지선수로 공시된 강정호는 지난 3월 18일 KBO에 임의해지 복귀 신청서를 제출했다. 야구선수로서 커리어를 마무리할 마지막 기회를 주고 싶었다는 게 당시 고형욱 단장의 설명이었다.
하지만 KBO는 강정호의 임의해지 복귀 신청에 대해 각계각층의 의견을 청취, 관련 쟁점에 대한 법리적 검토를 거쳐 심사숙고한 끝에 강정호의 임의해지 복귀를 허가하되, 키움 히어로즈와 강정호 간 체결한 선수계약을 KBO 규약 제44조 제4항에 의거하여 승인하지 않았다.
당시 KBO는 "강정호가 세 차례에 걸쳐 음주운전을 하여 처벌받은 점, 세 번째 음주운전 당시 교통사고를 일으켰음에도 사고 현장에서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도주하는 등 죄질이 나쁜 점, 스포츠 단체는 '페어플레이' 정신을 토대로 하므로 윤리적, 도덕적 가치를 무엇보다 중시해야 한다는 점"을 승인 불허의 이유로 들었다.
또 "KBO리그가 사회 전반에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그 사회적 소명을 다해야 한다는 점 등의 여러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엄중한 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 강정호와 히어로즈 구단 간 선수계약을 승인할 경우 KBO 리그의 발전을 저해한다고 보아 해당 선수계약을 승인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종국 감독과 장정석 전 단장의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유창훈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30일 배임수재 등 혐의를 받는 김종국 전 감독과 장정석 전 단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고,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유 부장판사는 "혐의 관련 자료가 상당 부분 확보됐고, 증거 인멸 내지 도망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수사내용 및 물의를 야기한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있는 피의자의 심문 태도, 피의자의 경력, 일련의 후원 과정과 피의자의 관여 행위 등을 관련자들의 진술에 비춰봤을 때 수수 금품이 부정한 청탁의 대기인지 여부에 관해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기각 결정을 내리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사진=AFP/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DB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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