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음 속 '중텐트' 친 새로운미래... 이준석 입에 쏠린 눈

류승연 2024. 2. 4.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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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미래' 창당 키워드 셋... 거대 양당 정치 타파·빅텐트·불협화음

[류승연, 남소연 기자]

▲ 새로운미래 공동창당대회 연 이낙연·김종민 새로운미래 이낙연(오른쪽)·김종민 공동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미래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 남소연
 
'거대 양당 정치를 끝내자'는 결의, 그리고 같은 뜻을 품은 이들과의 '연합' 의지.

4일 치러진 '새로운미래'와 '미래대연합'의 공동창당대회에는 크게 굵직한 두 개의 물줄기가 흘렀다. '더불어민주당 탈당파들'이 각각 꾸렸던 두 정당 간 연합인 만큼, 먼저 민주당을 포함한 거대 양당을 향한 반감이 분출했다.

참고로 '새로운미래'는 이재명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던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탈당 후 만든 정당이고, '미래대연합'은 비명계(비 이재명계) 의원 모임 '원칙과 상식' 소속이었던 김종민·이원욱·조응천 등 국회의원 3명이 역시 민주당으로부터 떨어져나와 만든 정당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통합' 논의가 지지부진한 데 대한 문제제기도 잇따랐다. 두 당뿐 아니라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이 꾸린 '새로운선택',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만든 '개혁신당' 모두 과거 창당 당시 거대 양당에 대적할 뜻을 가진 정당간 연합으로 '제3정당'을 세우겠다며 통합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총선이 두 달밖에 남지 않은 현재까지 통합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날 한 자리에 모인 각 당 대표들은 "이제는 때가 됐다"며 연합 가능성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두 당간 연대로 탄생한 새 정당은 이날 정작 내부 갈등에 직면했다. 미래대연합 소속이었던 이원욱, 조응천 의원이 이날 합당을 '통합'이 아닌 이낙연 전 대표가 만든 '새로운미래'로의 흡수합병이라고 해석하면서 돌연 합당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오마이뉴스>는 4일 '새로운미래' 창당을 둘러싼 관전 포인트 세 가지를 짚어봤다. 

[포인트①] '새로운미래'의 창당 이유?... "거대 양당 깨트리자"
 
▲ '새로운미래' 창당대회...제3지대 총집결 새로운미래 이낙연·김종민 공동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미래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등과 함께 손을 잡고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개혁신당 양향자 원내대표와 이준석 대표, 새로운미래 이석현 고문과 김종민 공동대표, 이낙연 공동대표, 박원석 미래대연합 공동대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새로운미래에 입당한 양소영 전 전국대학생위원장, 신정현 공동 창당준비위원장,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
ⓒ 남소연
 
"망국적인 양당 독점의 정치구조를 깨트리겠습니다." -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는 이날 오후 2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미래 중앙당 공동창당대회'에서 가장 마지막 순서로 무대 위로 올라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을 위기에서 구하기 위해 양당독점의 정치구도를 깨트리는 일, 그것이 우리 새로운미래의 당면 과제"라며 양당 정치에 대한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또 "국민의 마음을 얻으려면 협력의 과정부터 국민께 감동을 드려야 한다. 국민께 감동을 드리려면 서로 신뢰하고 존중해야 한다"라며 "약속한다, 알량한 욕심부리지 않겠다. 상호 불신을 야기할 무책임한 언동을 하지 않겠다. 국민이 기분 상하지 않는 정치를 위해 누구보다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김종민 공동대표 역시 15분간 이어간 수락 연설에서 양당 정치를 비판했다. "파란당, 빨간당이 갈라져 거의 내전 수준으로 치닫는 이 양극화 정치, 이 진영 정치 전투 민주주의가 블랙홀처럼 에너지를 빨아들이고 있다"고 이어 "아무 것도 결정할 수 없는 민주주의, 결정해도 승복 않는 민주주의, 지금 대한민국은 비토 크라시, 그 늪에 빠져 있다"라며 "국민 대타협 정치를 반드시 해내겠다. 민생을 살리고 미래를 살리고 민주주의를 살리겠다"라고 열변을 토했다.

이날 두 정당의 공동 창당으로 탄생한 새 정당의 이름은 이 '새로운미래'로 결정됐다. 이낙연 새로운미래 인재위원장과 김종민 미래대연합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을 공동대표로 선출한 새로운미래당은 ▲집단지도체제 및 소수자 보호 ▲중앙당 윤리심판원 독립성 및 사법기능 강화 ▲당무검증위원회 '레드팀' 도입 ▲지역위원회에 광장민주주의 도입 ▲공직후보자 도덕성 담보를 위해 구체화된 공천배제요건 당헌 명시 ▲당내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제도 강화 등 내용을 담은 정강·정책도 채택했다.

[포인트②] '개혁신당'과의 빅텐트는? 이준석 "각자 위치 존중하면 대화 가능"
 
▲ 새로운미래 창당대회 참석한 이준석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오른쪽)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미래 중앙당 창당대회에 참석해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와 나란히 앉아 있다.
ⓒ 남소연
  
"언제든지 각자의 위치를 존중하는 상태에서는 대화를 할 수 있다고 말씀드립니다."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이날 주인공은 새로운미래였지만, 대중의 시선은 두 공동대표의 말보다 또다른 제3지대 정당, 특히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입을 향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 당 간 연합으로 일차적으로 '중텐트'를 완성했지만, 거대 양당 중심 정치 지형에 균열을 내는 '제3당'이 되기 위해선 개혁신당과의 '빅텐트'가 관건이기 때문. 개혁신당은 이미 지난달 29일 양향자 대표의 한국의희망과 합당하면서 또다른 '중텐트'를 친 상태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새로운미래 공동창당대회에 참석해 "얼마 전 국민의힘 출신 자유통일당의 한 인사가 '이낙연씨랑 (합당)할 거냐'고 묻기에 '하고 싶다'고 답했다"면서도 "그런데 그 다음 질문이 '(개혁신당이) 정책적으로 우리랑 더 가깝냐, 이낙연씨네랑 더 가깝냐'는 것이었다"라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어쩌면 자유통일당과 정책적 지향이 더 비슷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럼에도 제3지대에 대해 같이 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지금까지 논의해 온 것은 우리가 훨씬 용기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우리가 가는 길에 무수한 이견이 노출될 것은 자명하다, (이견을) 미리 고민하지 않는다면 우리를 바라보고 있는 이들에게 큰 실망을 안길 수도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무턱대고 합치면 이긴다라는 이야기에서 약간은 거리를 두고 빠르게 공통 분모에 합의할 수 있느냐를 바탕으로 진지한 대화를 해야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제든지 각자의 위치를 존중하는 상태에서는 대화를 할 수 있다고 말씀드렸고 지금도 그 답변은 개혁신당 대표로서 유효하다"라며 "짧으면 일주일 길면 2주일 정도의 기간 동안"이라고 기간까지 직접 언급했다.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 역시 신속한 합당 논의를 촉구했다. 금 공동대표는 "이준석 대표님께 묻겠다, 당원과 지지자들을 이끌고 새로운 미래에 입당하면 안 되냐"며 "이낙연 대표님께도 묻겠다, 반대로 내일이라도 개혁신당에 다들 개별 입당하면 안 되냐"고 질문했다. 

그러면서 "지도체제가 정말 그렇게 중요하냐, 고작 손바닥만한 신당에서 누가 최고위원 몇 자리 하는지가 무슨 의미가 있냐"며 "국민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희생과 양보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자리에서 약속한다, 저와 새로운 선택은 당명 지도부 구성, 비례후보 추천과 관련해서 여러분이 정해주는 어떤 조건이라도 따르겠다"고 밝혔다. 

[포인트③] '중텐트' 치는 데도 큰 '파열음'... 조응천, 이원욱 빠졌다

그러나 다른 정당과의 '빅텐트' 논의가 무색하게, 정작 이날 새로운미래와 미래대연합 간 공동 창당 과정에서도 큰 파열음이 났다. 공동창당 당일 조응천, 이원욱 의원이 빠졌기 때문이다. 두 당 사이 불협화음은 공동창당 하루 전날부터 이미 새어나왔다. 새로운미래와 미래대연합이 새 당의 '주도권'을 놓고 씨름을 벌이던 중 합당이 무산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박원석 미래대연합 공동대표는 공동창당대회를 고작 1시간 앞둔 4일 오후 1시께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수습'에 나섰다. 그는 '합당 무산 보도'를 가리켜 "오보다.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얘기들이 과도하게 해석된 것 같다"라며 "이낙연 전 총리는 우리 정치에 굉장히 영향력이 큰 분이고 그런 분이 만든 당과의 연합에 여러가지 걱정들이 많지 않겠냐. 관계 설정에 근본적으로 이견이 있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조응천, 이원욱 의원은 정작 이날 공동창당대회에 불참했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신당에 합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두 의원은 "통합의 원칙은 수평적 통합, 열린 통합"이라면서도 "흡수통합은 원칙에 맞지 않는 통합"이었다고 문제제기했다. 또 "정당의 헌법인 강령과 당헌은 반드시 합의되어야 할 사항이지만 일방적 의결이 예상된다"고도 지적했다.

두 의원은 입장문에서 "가치와 비전 중심의 통합을 주장해온 저희가 묻지마 통합을 위해서 몸을 던지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라며 "오히려 오늘 저희 선택이 올바른 정치를 위해 민주당을 떠난 청년들이 앞으로 더 크게 역할할 수 있는 대통합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적었다. 

박원석 미래대연합 공동대표는 이날 공동창당대회 후 브리핑을 열고 "1시 브리핑 이후 의원회관으로 올라갔을 때 두 의원이 갑자기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유했다"며 "(선택을) 존중하지만 왜곡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두 당 간 연합이) 수평적인 통합이 아니라 흡수 통합이라는 말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그는 "(통합 논의 과정에서) 당명 문제 등 미래대연합 내부 논의가 막히게 되는 데 두분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제2의 윤영찬 사태"라고 표현했다.

한편 미래대연합 소속 현역의원 중 유일하게 신당에 합류하게 된 김종민 공동대표는 이날 공동창당대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공동창당대회) 한 시간 전에 (두 의원의) 생각이 달라져서 너무 아쉽지만, 다시 한번 토론해보면서 함께 갈 수 있도록 대화해보려 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이원욱·김종민·조응천 의원과 박원석·정태근 전 의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미래대연합'(가칭) 창당 계획을 발표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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