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동행지수, 금융위기 이후 최장 하락세…반도체 빼면 생산도 부진

김혜지 2024. 2. 4.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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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지표인 경기동행지수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한 2008년 이래 최장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고금리·고물가 국면이 장기화하면서 내수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는 데다 제조업 생산조차 반도체를 제외하면 여전히 부진한 상태다.

지난해 4분기 제조업 생산지수는 반도체 시장이 살아나면서 전 분기보다 1.6% 올랐지만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제조업은 엔데믹 이후에도 부진을 벗어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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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 연휴를 앞두고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종합시장에서 시민들이 제수용품을 구매하고 있다. 뉴시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지표인 경기동행지수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한 2008년 이래 최장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고금리·고물가 국면이 장기화하면서 내수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는 데다 제조업 생산조차 반도체를 제외하면 여전히 부진한 상태다.

4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경기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3 포인트 낮은 98.6으로 집계됐다. 이 수치는 지난해 5월 100.3에서 이듬달 100.1로 떨어진 이래 7개월째 내림세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4월∼2009년 2월 11개월 연속 떨어진 이래 가장 긴 기간 내림세다.

내수 부진이 가장 큰 문제다. 지난해 소매판매액지수(불변지수)는 전년 대비 1.4% 감소했다. 2003년 3.2% 감소한 이후 20년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소매판매는 2022년 감소세로 전환한 데 이어 2년 연속 줄었다. 소매판매가 2년 연속 감소한 것은 1995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처음이다.

특히 음식료품·화장품과 같이 단기간에 소모되는 비내구재 소비의 감소 폭(-1.8%)이 두드러졌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8.8%)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고물가 기조가 지속하면서 소비 여력이 줄어들면서 생필품 지출부터 크게 줄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제조업 생산도 반도체를 제외하면 지지부진하다. 지난해 4분기 제조업 생산지수는 반도체 시장이 살아나면서 전 분기보다 1.6% 올랐지만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제조업은 엔데믹 이후에도 부진을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 4분기 ‘반도체 제외 제조업’ 생산은 전 분기보다 0.9% 줄었다.

그나마 앞으로 경기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선행지수는 나아지는 추세다. 향후 6개월 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해 12월 기준 전월 대비 0.1 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9월부터 4개월째 상승세다. 지표만 놓고 보면 현재 경기상황은 어둡지만 향후 나아질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다만 향후 경기가 살아나도 체감경기까지 온기가 퍼질지는 미지수다. 올해 국내 경기가 지난해보단 반등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내수 및 건설경기 부진으로 인한 위축된 소비·투자심리의 회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달 28일 ‘경제주평(2024년 한국경제 수정전망)’ 보고서에서 “소비 활력이 내수 시장 전반의 활성화로 이어지도록 경기 회복 체감도를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세종=김혜지 기자 heyj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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