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명행 감독 “‘황야’, ‘범죄도시’서 불가능했던 마동석 액션에 중점”

임세정 2024. 2. 4.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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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의 대표적인 무술감독 허명행이 넷플릭스 영화 '황야'로 연출에 데뷔했다.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허 감독은 "마동석 배우와 함께 '황야' 시나리오를 완성해 나갔다. 2년 전 작업을 마치고 공개를 기다려왔다"며 "26년 가량 액션을 해 온 내게 사람들이 가지는 기대치를 고려해 영화의 초점은 액션에 맞추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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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술감독에서 연출로 첫 변신…‘범죄도시4’ 4월 개봉
“액션하는 후배들이 연출·제작자 꿈꿀 수 있게”
영화 '황야' 촬영 현장의 허명행 감독. 넷플릭스 제공

충무로의 대표적인 무술감독 허명행이 넷플릭스 영화 ‘황야’로 연출에 데뷔했다. 최근 공개된 ‘황야’는 대지진 후 폐허가 된 무법천지에서 생존을 위해 벌이는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을 그린 마동석 주연의 액션 블록버스터다.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허 감독은 “마동석 배우와 함께 ‘황야’ 시나리오를 완성해 나갔다. 2년 전 작업을 마치고 공개를 기다려왔다”며 “26년 가량 액션을 해 온 내게 사람들이 가지는 기대치를 고려해 영화의 초점은 액션에 맞추게 됐다”고 밝혔다.

허명행 감독. 넷플릭스 제공

허 감독은 ‘황야’를 “마동석의 새로운 액션”이라고 한 마디로 정리했다. 그는 “‘범죄도시’에선 마동석이 연기한 마석도가 형사이기 때문에 무기를 쓰거나 상해를 입히지 않고 빌런을 제압하는 정도의, 관객들이 허용하는 액션만 보여줄 수 있었다”며 “이 작품은 대재앙 이후의 세상을 배경으로 하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 속에서 파충류화된 빌런들이 등장한다. 그들을 ‘처단’하는 다양한 무기들을 설정하고 액션을 만들어 나가면서 이전에 보지 못한 것들을 보여줄 수 있다는 생각에 신이 났다”고 설명했다.

영화는 공개 직후 한국을 비롯해 브라질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대만 등 80여개 국가에서 스트리밍 상위 10위권에 들며 이같은 장르를 기다려온 팬들의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한편으론 액션 대비 서사 구조가 아쉽다는 평도 있었다.

허명행 감독. 넷플릭스 제공

허 감독은 시청자들이 이같은 반응에 대해 “대중이 이 영화에서 좋아하는 부분과 아쉬워하는 부분이 있다는 점에, 그리고 그 이유에 공감한다”고 허심탄회하게 말했다.

그는 “기획 단계부터 글로벌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한 ‘청소년관람불가 액션’에 초점을 맞췄다. 액션물은 1시간45분을 넘기지 않아야 된다는 판단에 초기 시나리오에서 캐릭터들의 서사 부분을 덜어내 이야기 구조를 단순하게 만들었다”며 “그 안에서 마동석 배우가 가진 유머나 강력한 액션, 유연함을 보여주려고 했다. 마동석의 액션과 코미디를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종합선물세트같은 영화일 것”이라고 했다.

영화 '황야' 포스터. 넷플릭스 제공

1세대 무술감독 정두홍의 제자인 그는 스턴트 배우로 시작해 무술감독이 됐다. ‘악마를 보았다’(2010), ‘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2012), ‘신세계’(2013), ‘검은 사제들’(2015), ‘부산행’(2016), ‘신과함께-인과 연’(2018), ‘극한직업’(2019), ‘헌트’(2022), ‘범죄도시’ 시리즈, ‘D.P’ 등 많은 영화와 시리즈물의 액션을 허 감독이 디자인했다. 액션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거나 소위 ‘영화판’에 있는 사람이라면 그의 이름을 모르기 어렵다.

그런 허 감독이 영화 연출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뭘까. 그는 “서울액션스쿨에 오래 몸 담았다. 후배들이 무술감독뿐만 아니라 연출자나 제작자로서의 꿈을 꿀 수 있게 하고, 감독으로 데뷔하는 상황들을 자연스럽게 만들어나가고 싶다”며 “조급해하지 않으려고 한다. 이번엔 액션물이지만 차차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화 '황야' 스틸사진. 넷플릭스 제공

허 감독은 오는 4월 두 번째 연출작 ‘범죄도시4’ 개봉도 앞두고 있다. 그는 “시리즈의 전작들이 흥행해 부담스럽기도 하다”면서도 “마석도의 캐릭터를 변주해야 할지, 관객들이 어떤 걸 기대할지를 중점적으로 고민했다. 전반적인 액션 시퀀스의 완성도가 아마도 ‘보실 만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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