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운동화"…바자회 수익금, 7년째 네팔에 보내는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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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초교 천막 수업 소식에 2018년부터 후원
2015년 네팔 대지진 피해로 학업에 어려움을 겪는 현지 학생을 7년째 돕고 있는 고교생들이 있다.
충북 진천군 혁신도시에 있는 서전고등학교는 지난해 교내 나눔장터를 통해 마련한 수익금 87만원을 네팔 바드라칼리 초등학교에 기부했다. 박연수(58) 보은발전포럼 대표가 주도한 ‘2024 기후변화탐사대’가 지난 1일 바드라칼리 초등학교 관계자를 만나 이 돈을 대신 전달했다. 탐사대는 서전고 학생자치회가 준 후원금 외에 충청리더스포럼이 전달한 100만원도 함께 기부했다.
네팔 카트만두 하티가우라 지역에 위치한 바드라칼리초는 2015년 대지진 때 학교가 무너졌다. 당시 히말라야 기후변화탐사 대장을 맡아 복구지원에 나선 박연수 대표는 “네팔 아이들이 건물도 없이 천막이나 보건진료소에서 수업하는 모습을 봤다”며 “이듬해 학교 건물을 겨우 지었지만, 정부 지원이 부족해 책상이나 의자, 칠판 등 내부 시설을 갖추지 못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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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의자 놔주고 놀이터 설치…올해 기부금 운동화”
1962년 개교한 바드라칼리 초교에는 학생 130여 명이 재학 중이다. 컴퓨터를 제외한 내부 시설물 대부분 기후변화탐사대가 전달한 후원금으로 마련했다. 박 대표는 “우리 돈 100만원은 네팔에서 1000만원 달할 정도로 매우 큰 돈”이라며 “후원금으로 책상과 의자, 학용품을 사고, 칠판·정수기·급수시설·놀이터 등을 설치했다”고 말했다.
바드라칼리초에는 운동화를 살 돈이 없어서 슬리퍼를 신고 다니는 학생들이 많다고 한다. 길이 험하고, 돌멩이가 많아 통학 중에 발을 다치는 일이 잦다. 학교운영위원장인 쁘러딥 덩골(51)은 “이번 후원금으로 학생들이 사용할 노트와 신발이 없는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운동화를 사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와코띠(30) 교사는 “서전고와 충북지역 후원기관에서 보내온 온정이 큰 힘이 되고 있다”며 “서전고 학생들이 2박 3일 정도 바드라칼리 학교에서 숙식하며 교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2015년 충북에서 시작한 기후변화탐사대는 기후위기로 몸살을 앓는 히말라야 빙하를 관찰하고, 지구온난화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구성됐다. 탐사대는 바드라칼리초 후원금 전달 이후 네팔 솔로쿰부지역에 위치한 고쿄리(5357m)를 탐사하고 돌아왔다.
청주=최종권 기자 choi.jong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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