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영의 강한 질책... 부모가 더 바뀌어야 했다
[김종성 기자]
▲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의 한 장면. |
ⓒ 채널A |
2일 방송된 채널A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새끼>에는 3남매(초6 아들, 초4 아들, 셋째 딸)를 양육 중인 부모가 찾아왔다. 금쪽이는 둘째였는데, 3학년 때부터 대화를 거부했다고 한다. 등교 거부도 잦고, 학교에서는 아예 말을 하지 않았다. 집에서도 엄마가 먼저 질문을 해야 대답만 겨우 하는 상황이었다. '선택적 함구증'이라고 봐야 할까. 우선, 금쪽이의 일상을 살펴보도록 하자.
금쪽이는 일어나자마자 컴퓨터 방으로 이동해 게임 삼매경에 빠졌다. 한마디 말없이 엄마의 질문에 고개짓으로 의사소통을 했다. 아침 메뉴로 스무고개가 이어졌다. 엄마가 다가가자 '짜증을 부리며' 밀어냈다. 평소 금쪽이는 "배고파", "밥 줘" 정도만 얘기할 뿐 전혀 말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유일한) 친구가 놀러 오자 싱글벙글하며 쉴 새 없이 떠들었다. 엄마 앞에서와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금쪽이 감정의 정체
오은영은 선택적 함구증(언어 능력에 문제가 없음에도 특정 상황에서 말하지 못하는 증상)이 맞지만, 가족 앞에서는 유창하게 말하는 일반적인 선택적 함구증과 증상이 정반대라고 전제했다. 가장 편한 가족에게 말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금쪽이가 엄마에게 전적으로 의지하고 있는 점을 미뤄보면, 둘의 관계가 불편해 보이지는 않았다. 그렇다면 무슨 까닭일까.
엄마는 금쪽이와 햄버거를 사먹기 위해 외출을 시도했다. 금쪽이는 가는 내내 엄마 손을 꼭 잡고 걸었다. 혼자서 외출하기 힘든 걸까. 뒤에서 이를 지켜보는 친구는 당황스러워했다. 햄버거 가게 앞에 도착했지만, 금쪽이는 우두커니 서서 들어가지 못했다. 엄마는 갖는 방법으로 설득에 나섰지만 끝내 실패했다. 다음 날, 탕후루를 사러 갔을 때도 엄마 없이는 주문조차 하지 못했다.
그날 저녁, 금쪽이는 여전히 컴퓨터 앞에 앉아서 자신이 원하는 음식을 알아서 챙겨주지 않았다며 성질을 부렸다. 부모는 금쪽이의 기분을 '거스르지' 않으려 애썼다. 그럼에도 금쪽이는 물건을 던지며 짜증을 냈다. 말을 안 해도 알았어야 했다는 걸까. 부모는 왜 모든 걸 받아주기만 하는 걸까. 아빠는 병원에서 금쪽이에게 화를 내면 더 입을 닫을 거라 해서 조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오은영은 금쪽이가 표현하는 있는 감정이 불안이 아니라 '짜증'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귀찮음'까지 있다고 덧붙였다. 그건 예민해서 짜증내는 게 아니라 스스로 해야 할 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의미였다. 금쪽이는 모든 상황을 직면하지 않고 있었다. 감당해 볼 새도 없이 모든 걸 부모가 대신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불안은 높아지고, 자신감은 하락했으며, 문제해결 능력은 부족했다.
촬영 중 금쪽이네에 또 다른 문제가 발견됐다. 데칼코미나 형제의 식습관이었다. 그들의 하루에 치킨, 탕수육, 만두, 냉면, 갈비, 계란밥, 탕후루, 갈비덮밥, 짬뽕, 버블티, 콜라 슬러시까지 믿을 수 없는 양의 음식을 섭취했다. 하루 종일 쉬지 않고 고열량 음식을 섭취했다. 게다가 하루 평균 10시간 컴퓨터를 했고, 휴대폰도 4시간 가량 사용했다. 사실상 집이 PC방과 다름 없었다.
그러다보니 초6인 형은 몸무게가 120kg, 금쪽이는 86kg에 달했다. 그 나이 평균에 비해 2배가 훌쩍 넘는 초고도 비만이었다. 제한하지 않는 무제한 육아의 결과였다. 문제는 그것말고도 더 있었다. 엄마는 금쪽이의 목욕까지 담당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씻겨줬다. 금쪽이는 손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참고로 이성 자녀 씻기기는 만 5세를 넘기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엄마는 금쪽이의 몸을 닦아주고, 갈아입을 옷까지 대령했다. 머리를 말라준 후 간식으로 귤까지 손수 까줬다. 오은영은 엄마가 금쪽이를 마치 영유아 대하듯 하는데, 그럴 때 굉장히 행복해 보인다는 점을 지적했다. 아마도 어린아이 대하듯 보살핌을 제공하며 나름대로 미안함을 메꿔왔던 것이리라. 또, 그럴 때마다 자신이 필요한 존재라는 효능감을 확인했던 것이다.
이것을 두고 제대로 된 '부모 역할'이라고 할 수 있을까. 오은영은 엄마의 괴로운 마음이 편하고자 하는 행동일 뿐이라며 금쪽이에게 도움이 되는 방식이 아니라고 따끔하게 지적했다. 그런데 금쪽이를 영유아 대하듯 하는 건 엄마만이 아니었다. 아빠 역시 덩치 큰 아들을 아기보듯 했는데, 손발톱을 깎아주며 수발을 들었다. 잘못된 육아 방식이 계속된 이유는 무엇일까.
한편, 엄마 아빠의 관계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엄마는 육아에 적극적이지 않은 아빠에게 답답함을 토로했다. 대화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고, 독박 육아에 지친 엄마는 결국 폭발하고 말았다. 엄마 아빠가 싸우는 소리에 금쪽이는 눈치를 보는 듯했다. 그러자 부모는 금쪽이를 의식하며 언성을 낮췄다. 싸움은 악화일로로 접어들지 않았으나 갈등은 전혀 해소되지 못했다.
부모의 역할
오은영은 그 장면에 주목했다. 금쪽이도 부모의 관계가 삐걱거린다는 걸 알고 있을 텐데, 자신이 뭔가를 요구하면 갈등이 일시적이나마 중단되는 경험을 여러 차례 했을 것이다. 오은영은 그런 면이 있다면 금쪽이가 좋아지기 어렵다고 단언했다.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모가 싸움을 멈춘다는 걸 알고 있는 금쪽이는 어쩌면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게 된 것 아닐까.
오은영은 직면할 건 직면해서 애벌레가 나비가 되는 과정을 경험해 보자면서 '멋지게 나비가 되어 보자'는 내용의 금쪽 처방을 제시했다. 오은영은 금쪽이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부모가 개입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솔루션은 생각처럼 쉽게 진행되지 않았다. 초4인 금쪽이의 행동 경향이 이미 상당히 강화되어 있는데다 부모가 변화해야 할 부분도 상당히 많았기 때문이다.
촬영이 모든 끝나고 귀가하는 과정에서 아빠는 금쪽이에게 신발을 직접 가져 오라고 지시했다. 평소 부모의 완벽한 케어에 익숙해져 있던 금쪽이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움직일 생각조차 없어 보였다. 엄마는 충분히 설명한 후 차근차근 진행하자며 후퇴했고, 아빠는 처음부터 단호해야 한다고 맞섰다. 아빠는 금쪽이를 데려가 신발을 신겼다. 자의반 타의반 신발을 신긴 것이다.
부부의 의견은 계속해서 엇갈렸다. 솔루션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매우 난감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합심해도 모자랄 판에 부모가 첨예하게 대립하니 금쪽이의 상태가 나아지길 기대하기 어려웠다. 예고편에는 부부의 갈등이 극한에 달한 모습이 담겨 있었다. 금쪽이는 여전히 입을 열지 않았다. 오은영은 "정말 정신 차리셔야 해요"라며 강하게 질책했다. 과연 금쪽이는 달라질 수 있을까.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너의 길을 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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