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가자지구 휴전안 검토 중"... 기간 등 핵심 사항은 상충
[박성우 기자]
▲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 인질과 팔레스타인 포로를 교환하는 것을 포함한 휴전 중재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 AP통신 보도 갈무리 |
2일(현지시각) AP통신에 따르면 오사마 함딘 하마스 대변인은 가자지구의 영구적인 종전이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에 전념하고 있다며 종신형을 선고받은 수감자를 비롯한 팔레스타인 수감자 수천 명의 석방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특히 함딘 대변인은 파타운동 지도자 마르완 바르구티와 아흐메드 사다트 팔레스타인 인민해방전선(PFLP) 대표의 이름을 거론하면서 이들의 석방이 "하마스뿐만 아니라 국가적 대의"라며 이들의 석방을 요구했다.
마르완 바르구티는 지난 2002년 이스라엘 법원에서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인물로 옥중에서도 팔레스타인 선거에 여러 차례 나올 만큼 팔레스타인인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인물이다. 하마스가 이처럼 특정인을 거론하며 석방을 요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어 함단 대변인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국경에 완충지대를 조성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AP통신은 "이스라엘은 이러한 계획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았지만 위성 사진에 따르면 이스라엘과의 국경을 따라 가자지구 내에서 폭 1km의 새로운 철거가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스마일 하니예 하마스 최고 정치 지도자 또한 성명을 통해 협상은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세를 "완전히 끝내고" 이스라엘군의 철수를 가져와야 하며, 이는 이스라엘이 거부한 요구라고 밝혔다. 함단 대변인도 레바논 LBC TV와의 인터뷰에서 "하마스는 계속되는 전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영구 종전 바라는 하마스와 달리 일시 휴전 원한는 이스라엘
하지만 하마스의 대규모 수감자 석방과 가자지구 전투 종식 요구는 이스라엘·이집트·카타르·미국 관리들이 제시한 휴전 중재안과 상충하기에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지난달 28일 하마스에 전달된 이들의 중재안은 즉각적인 영구 종전이 아닌 한 달가량의 일시적인 휴전과 단계적인 인질 석방 등의 제안을 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하마스 관계자는 AP통신에 하마스가 중재안에 대해 "조만간" 답변을 할 것이며 몇 가지 지정되지 않은 변경 사항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관계자는 하마스의 정확한 요구 사항과 인질을 석방하는 대가로 얼마나 많은 수감자를 석방할 것인지 등에 대한 세부 사항은 밝히지 않았다.
반면 휴전 논의에 정통한 이집트 고위 관리는 AP통신에 하마스가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고 말했다. 해당 관리에 따르면 이번 중재안에는 이스라엘이 수감 중인 팔레스타인인 수백 명을 석방하는 대가로 하마스가 노인 인질, 여성, 어린이를 석방하는 6~8주간의 초기 휴전이 포함되어 있다.
이외에도 가자지구로 들어가는 구호 트럭의 수를 매일 최대 300대로 늘리고 피난을 떠난 가자지구 주민들이 가자지구 북부로 점진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마제드 알 안사리 카타르 외무부 대변인 또한 1일 미국 워싱턴DC 존스홉킨스대 외교정책연구소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이번 중재안은 이스라엘 측의 승인을 받았으며 이제 우리는 처음에 하마스 측으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하마스 측은 AFP통신에 "아직 내부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최남단 라파까지 향할 것" 유엔 "라파는 절망의 압력솥"
한편 이스라엘 지도자들은 인질 석방을 수반하는 장기 휴전에 동의하면서도 2007년부터 가자지구를 통치해온 하마스가 분쇄될 때까지 전투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1일 가자지구 남부 최대도시 칸 유니스의 군 부대에 방문해 "하마스의 칸 유니스 여단은 이스라엘군과 맞서겠다고 장담했지만, 그들은 현재 해체 수순을 밟고 있다"며 "이제 우리는 라파에 도착해 하마스를 모두 제거할 것"이라면서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인 라파에서도 군사작전을 이어갈 것을 천명했다.
이미 가자지구 전역에서 100만 명이 넘는 주민들이 가자지구 남단으로 피난을 떠나면서 최남단 도시 라파에는 수십 만 명의 피난민이 모여든 상태다.
옌스 라에르케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 대변인는 "라파는 절망의 압력솥"이 되고 있다며 "우리는 다음에 일어날 일이 두렵다. 매주 우리는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글쎄, 상황은 더 나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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