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합류 '세이브왕' 출신 투수코치..."선발 5명 모두 규정이닝 가능" [캔버라 인터뷰]

유준상 기자 2024. 2. 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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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캔버라, 유준상 기자) 오랜 시간 동안 두산 베어스에서 선수로, 또 지도자로 생활했던 정재훈 투수코치가 올 시즌 KIA 타이거즈 마운드를 이끈다.

지난해 정규시즌을 6위로 마친 KIA는 그해 10월 26일 서재응, 곽정철 코치와 재계약하지 않고 정재훈 1군 투수코치와 이동걸 불펜코치를 영입했다고 알렸다.

휘문고-성균관대 졸업 이후 1999 신인 드래프트 2차 5라운드 37순위로 OB(현 두산)에 입단한 정재훈 코치는 2005년부터 팀의 핵심 불펜투수로 활약했다. 특히 2005시즌 51경기 56이닝 1승 6패 30세이브 평균자책점 2.09를 기록하면서 세이브왕을 차지했다.

2006년(38세이브), 2007년(25세이브), 2008년(18세이브)까지 4년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를 만든 정 코치는 셋업맨으로서도 제 몫을 다했다. 2010년 63경기 78이닝 8승 4패 23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1.73을 올리면서 홀드 부문 1위에 올랐다.

2014시즌 이후 FA 장원준의 보상선수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정재훈 코치는 2015시즌 이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한 시즌 만에 두산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2016시즌 46경기 52⅓이닝 1승 5패 23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3.27의 성적을 남기면서 베테랑의 가치를 증명했다.

마지막이 아쉽긴 했다. 정재훈은 2016년 10월 어깨 통증을 호소했고, 어깨 회전근개 부분파열 진단을 받으면서 전열에서 이탈했다. 결국 2017시즌 1군에서 한 경기도 등판하지 못한 채 현역 생활을 마감했다. 프로 통산 성적은 555경기 705⅓이닝 35승 44패 84홀드 139세이브 평균자책점 3.14.

현역 은퇴 이후 지도자로 변신한 정재훈 코치는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동안 1군과 2군에서 두산 투수들을 지도했다. 누구보다도 두산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물이었기에 팀의 기대가 컸다.

그런 정재훈 코치가 2023시즌을 끝으로 두산을 떠나게 됐고, 선수 시절을 통틀어 단 한 번도 인연을 맺은 적이 없었던 KIA에서 지도자 경력을 이어간다.

3일 KIA의 1차 스프링캠프 장소인 호주 캔버라 나라분다 볼파크에서 만난 정 코치는 "설레고 기대된다. KIA라는 팀이 워낙 좋다는 건 다 알고 있다. 선수 구성도 매우 뛰어난 팀이기 때문에 선수들이 부상 없이 제 실력을 발휘하고, 외국인 투수들이 제 몫을 해주면 높은 위치에 갈 수 있는 팀"이라고 밝혔다.

마무리캠프 때부터 선수들을 만난 정재훈 코치는 지난해 12월 미국 시애틀에 위치한 드라이브라인에서 이동걸 코치와 바이오 메카닉 연수를 받았다. 윤영철, 이의리, 곽도규, 황동하, 정해영 총 5명의 투수는 선수별 맞춤형 프로그램을 소화했다. 정 코치는 "(프로그램이) 선수들에게 너무 좋을 것 같다. 비시즌 프로그램 같은 경우 그곳에서 몸을 만든 뒤 캠프에 참가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시스템이 세분화돼 있어서 그냥 따라하기만 하면 안 될 것 같았다. 여러모로 느낀 게 많았다"고 말했다.

이날 외국인 투수 윌 크로우와 제임스 네일을 비롯해 10명의 투수가 첫 불펜피칭을 실시했다. 투수들의 공에 집중한 정재훈 코치는 "확실히 최근에는 선수들이 공을 던질 수 있게끔 몸 상태를 잘 만들어서 스프링캠프에 오는 것 같다. 첫날이라 마운드에 적응하는 차원에서 공을 던졌기 때문에 제구나 변화구 같은 부분은 향후 라이브 피칭이나 청백전 등을 통해서 가다듬으면 된다. 경기력만 올라오면 될 것"이라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정 코치가 생각하는 스프링캠프 주요 과제는 크게 두 가지다. 그는 "첫 번째는 부상이 없어야 한다는 것, 두 번째는 기존의 주전급 이외의 선수들을 중점적으로 육성해서 간극을 없애고 선수층을 탄탄하게 만드는 것이다. 1차뿐만 아니라 2차 캠프에서도 가장 큰 과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해 KIA 불펜에서 60이닝 이상 던진 투수는 임기영(82이닝) 단 한 명뿐이었다. 접전 상황에서 믿고 내보낼 만한 투수가 없었다는 의미다. 누군가는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세이브왕과 홀드왕을 모두 경험한 정재훈 코치의 생각은 어떨까. 정 코치는 "(임)기영이 같은 경우 지난해 멀티이닝도 많은 편이었다. 올 시즌의 경우 불펜으로 시즌을 시작하니까 스프링캠프 때부터 확실하게 조절을 해야 한다"며 "장현식, 전상현뿐만 아니라 올라와줘야 하는 젊은 선수들이 활약한다면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잘해줘야 할 선수들이 올라와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시즌 내내 선발야구를 하는 것이다. 선발투수 5명이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자리를 지키게 된다면 팀 입장에서는 수월하게 불펜을 운영할 수 있다. 특히 4~5선발을 책임져야 하는 이의리와 윤영철의 활약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정 코치는 "(윤)영철이 같은 경우 지난해 신인이었으니까 관리를 받았고, 올해도 2년 차라 무리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규정이닝에 가깝게 던져줘야 한다. (이)의리 같은 경우 이제는 충분히 규정이닝을 채워야 하는 선수다. 본인도 어느 정도 목표치가 있을 텐데 지난해에는 만족하지 못한 것 같다"고 짚었다.

내심 '선발 5명 전원 규정이닝'까지 꿈꾸고 있는 정재훈 코치는 "큰 욕심일 수도 있다. 영철이도 결과가 좋고 페이스가 좋다면 규정이닝 도달이 가능하다. 다들 그럴 능력을 갖춘 선수들이다. 그렇게 5명이 규정이닝을 채우면 결과는 당연히 좋을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KIA 타이거즈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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