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발목 잡은 수비실책... 4강행 좌절 요인이었다

신건호 2024. 2. 4.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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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AFC 아시안컵 8강] 이란 2-1 일본

[신건호 기자]

대회 전부터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던 일본의 발목을 잡은 건 '수비 실책'이었다. 선제골로 산뜻하게 시작했지만, 후반에 두 차례의 실책성 플레이로 실점을 허용하며 이란에게 패배하고 말았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이끄는 일본 축구 국가대표팀은 지난 3일 카타르 알라이얀에 위치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AFC 아시안컵 8강전에서 이란에게 1-2로 패배했다. 이로써 2011년 대회 이후 13년만의 우승, 5번째 아시안컵 우승을 향한 일본의 여정은 8강에서 종지부를 찍었다.

스즈키와 이타쿠라의 실수에 무너진 일본

이란은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밀라드 모함마디, 쇼자 카릴자데, 호세인 카나니, 라민 레자이안이 포백을 구성했다. 중원에는 모하마드 모헤비, 사이드 에자톨라히, 사만 고도스, 오미드 에브라히미, 알리레자 자한바크시가 나섰고, 최전방에는 사르다르 아즈문이 배치됐다. 골문은 알리레자 베이란반드가 지켰다.

일본은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이토 히로키, 토미야스 타케히로, 이타쿠라 코, 마이쿠마 세이야가 포백을 구성했다. 중원에는 모리타 히데마사, 엔도 와타루, 쿠보 타케후사가 나섰고, 전방에는 마에다 다이젠, 우에다 아야세, 도안 리츠가 배치됐다. 골문은 스즈키 자이온이 지켰다.

이 날 경기에서 이란은 지난 시리아전에서 퇴장당한 에이스 메흐디 타레미의 결장이라는 크나큰 악재를 안고 뛰었다. 일본도 경기 전 핵심 공격 자원이었던 이토 준야의 성폭행 혐의와 대표팀 퇴출이라는 악재로 인해 뒤숭숭한 분위기로 필드에 들어섰다.

일본은 전반 28분에 선제골을 터뜨리며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모리타가 우에다와의 빠른 패스플레이 후 박스 안에서 바로 슈팅을 날렸다. 슈팅은 베이란반드 골키퍼의 다리에 걸렸으나, 볼은 공중으로 튀어오른 후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란도 반격했다. 전반 38분에 공중볼을 따낸 고도스가 하프발리슛을 시도했으나 골대 바깥으로 빗나갔다. 전반 41분에는 고도스의 크로스가 아즈문의 다리에 닿지 않으면서 다시 한 번 아쉬움을 삼켰다. 슈팅 수는 7-4로 우세했던 이란이지만, 오히려 1개의 유효슈팅만을 기록한 일본에게 뒤진 채로 끝난 이란의 전반이었다.

이란은 후반에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후반 10분, 스즈키의 킥 미스로 이란이 공격권을 따냈고, 아즈문이 찔러준 패스를 모헤비가 깔끔하게 마무리하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8분 뒤인 후반 18분에 아즈문은 롱패스를 받아 일본 수비 2명을 제치고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로 취소되었다.

이란에게 주도권을 내준 모리야스 감독은 쿠보와 마에다를 빼고 미토마 카오루, 미나미노 타쿠미를 투입해 변화를 꾀했다.

후반 내내 팽팽한 경기를 펼치던 두 팀의 승부는 경기 종료 직전에 결정났다. 후반 추가시간 3분, 문전 앞에서 벌어진 혼전 상황에서 카나니가 공을 낚아챘고, 이타쿠라가 카나니를 향한 성급한 태클로 파울을 범하며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키커로 나선 자한바크시는 왼쪽 구석을 찌르는 강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란의 역전골 이후 모리야스 감독은 공격수 호소야 마오, 아사노 타쿠마를 투입하며 마지막까지 동점을 노렸지만, 경기는 그대로 종료됐다.

끝내 일본을 좌절시킨 '골키퍼 리스크'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이후, 모리야스 감독은 그간 주전 골키퍼로 활약한 곤다 슈이치를 대체할 여러 자원들을 등용했다. 다니엘 슈미트, 나카무라 코스케, 오사코 케이스케 등이 일본의 새로운 수문장으로써 후보에 올랐지만, 모리야스 감독의 낙점을 받은 것은 신트트라위던 소속의 2002년생의 젊은 골키퍼 스즈키 자이온이었다.

그러나 스즈키의 활약은 대회 내내 물음표가 따라다녔다. 첫 경기인 베트남전부터 미숙한 볼처리로 역전골을 허용하는 등 여러 차례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2차전인 이라크전에도 상대의 크로스를 펀칭해낸 것이 상대 공격수 아이멘 후세인의 머리 앞으로 향하며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라크전 '패배의 주범'으로 낙인찍힌 스즈키는 일본 언론으로부터 강한 질타를 받았다. 가나 혼혈 흑인인 스즈키의 부진을 두고 벌어진 일부 팬들의 인종차별적 언행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모리야스 감독은 끝까지 스즈키에 대한 신뢰를 버리지 않았고, 3차전 인도네시아전과 16강 바레인전도 그를 선발로 내보냈다.

그러나 두 경기 모두 스즈키는 자신에 대한 물음표를 떼어내는데 실패했다. 3차전 인도네시아전에서도 클린시트에 실패하고, 16강 바레인전에서는 정면으로 날아온 헤더에 대한 미숙한 처리로 실점을 허용했다.

이번 경기에도 스즈키는 모리야스 감독의 믿음에 부응하지 못했다. 후반 10분에는 스즈키의 킥 미스가 실점의 발단이 되었다. 경기 막판 수비진의 치명적인 실수까지 겹치며, 결국 일본은 이번 대회 클린시트 없이 5경기 8실점, 8강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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