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하지 않겠다" 겨우내 어수선했던 SSG, 캠프 일성은 '원팀'
배중현 2024. 2. 4. 09:27
이숭용(53) SSG 랜더스 감독의 스프링캠프 첫 일성은 '원팀'이었다.
이숭용 감독은 지난 1일부터 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비치에서 스프링캠프를 지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SSG 신임 사령탑에 오른 이 감독이 캠프를 이끄는 건 이번이 처음. 그는 선수 은퇴 후 해설위원, 타격 코치, 단장, 육성 총괄을 비롯해 다양한 보직을 거쳤는데 감독은 '초짜'다.
겨우내 SSG의 분위기는 어수선했다. 지난해 10월 말 2022시즌 통합 우승을 이끈 김원형 감독이 경질됐다. 11월 17일 이숭용 감독을 제9대 사령탑에 선임했지만 이로부터 8일 뒤 김성용 단장이 짐을 쌌다. 포스트시즌(정규시즌 3위)에 진출한 팀 성적을 고려하면 감독과 단장이 모두 바뀐 건 이례적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베테랑 외야수 김강민(현 한화 이글스)이 2차 드래프트로 이적했다. 프랜차이즈 포수 이재원(현 한화)이 방출되는 등 프런트 못지않게 선수단 변화도 컸다. 한 해 농사를 좌우할 스프링캠프를 어떻게 보내느냐가 어느 해보다 중요할 수 있다.
이숭용 감독의 메시지는 확실했다. 이 감독은 스프링캠프 첫 미팅 때 코칭스태프 포함 선수단 모두 연습복이 아닌 유니폼을 입게 했다. 구단 관계자는 "이는 이숭용 감독의 아이디어"라며 "원팀의 시작을 알리며 코치와 선수가 빨리 서로의 얼굴과 이름을 외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배려"라고 부연했다. SSG는 송신영 수석 코치, 배영수 투수 코치, 강병식 타격 코치를 비롯해 주요 1군 코칭스태프도 크게 바뀌었다. 선수들과 다소 어색할 수 있는데 그 벽을 깨트리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 '유니폼 미팅'을 진행한 것이다. 이어 이숭용 감독은 "원팀을 망각한 행동에 대해선 코치와 선수 누구라도 용서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SSG의 투·타 핵심은 김광현과 최정이다. 두 선수 모두 KBO리그를 대표하는 간판스타. 하지만 1988년과 1987년생으로 나이가 적지 않다. 세대교체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SSG는 그에 걸맞은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김강민과 이재원이 팀을 떠난 이유도 궤를 함께한다. 선수단 체질 개선에 사활을 걸었다.
감독이 생각하는 선수단 원팀의 키워드는 '공정'이다. 구단 관계자는 "감독님께서 선입견 없이 누구나 경쟁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숭용 감독은 고참에게는 루틴을 배려할 테니 존중만큼 책임 의식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젊은 선수들에겐 가능성을 인정받았다고 판단하면 기회를 줄 테니 지금 포지션이 내 자리라고 생각해 열심히 훈련해달라고 메시지를 전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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