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다이어리] 中 관광 열기에 올라탄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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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헤이룽장성 인구 1000만의 도시 하얼빈은 최근 중국 최고의 인기 관광지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하루 100만명에 육박하는 관광객을 빨아들이며, 하얼빈은 중국에서 현재 가장 추우면서 동시에 가장 뜨거운 도시가 됐다.
빙등제 개막(1월 5일) 한참 전부터 언론들은 앞다퉈 하얼빈 띄우기에 나섰고, 주요 관광지와 먹거리를 줄기차게 소개했다.
우리 관광객에게는 하얼빈이나 하이난처럼 극한의 추위, 한겨울의 더위를 체험할 수 있는 이웃국 내 도시들이 매력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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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부진 뚫는 관광 열기, 韓 향할수도
중국 헤이룽장성 인구 1000만의 도시 하얼빈은 최근 중국 최고의 인기 관광지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하 20~30도를 오가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축구장 면적 113배 규모(약 81만㎡)의 빙등제를 즐기려는 인파 덕이다. 하루 100만명에 육박하는 관광객을 빨아들이며, 하얼빈은 중국에서 현재 가장 추우면서 동시에 가장 뜨거운 도시가 됐다.
빙등제 개막(1월 5일) 한참 전부터 언론들은 앞다퉈 하얼빈 띄우기에 나섰고, 주요 관광지와 먹거리를 줄기차게 소개했다. 중국의 소비가 부진하고 경제 성장이 예전 같지 않다지만, 제로코로나 원년인 지난해부터 관광 시장은 유난히 떠들썩하다. 특히 하얼빈의 경우 춘제 기간 여행 예약량이 전년 대비 14배 급증했을 정도다. 빙등제 개막 전인 1월 1~3일 사흘 만에 304억7900만명이 59억1400만위안(약 1조982억원)을 쓰고 갔다고 한다.
빙등제는 1963년 처음 열려 60여년 간 이어져 왔고, 하얼빈은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춥고 비슷한 풍경이다. 달라진 것은 관광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심과 열정뿐이라는 추측은 제법 설득력이 있다. 3년간의 제로코로나가 끝났다는 해방감과 몇 년 사이 크게 성행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도 이러한 여행 광풍에 힘을 싣는다.
실제 지난 주말 하얼빈을 방문해 확인해보니, 중국 매체들의 보도는 예의 과장이 아니었다. 현지서 '작은 감자', '작은 콩'으로 불리는 몸집 작은 남부 지역민부터 '사탕귤'이 애칭인 주황색 조끼의 어린이 단체관광객들이 빙등제 현장과 중앙대가, 소피아성당 등 유명 관광지 곳곳을 메웠다. 조금이라도 이름난 식당들은 모두 만석. 쇼핑몰엔 방문객이 그득하고, 도시 여기저기에 설치된 유료 얼음썰매장엔 긴 줄이 늘어섰다.
스타덤에 오른 관광도시 곳곳을 관통해 베이징으로 돌아온 뒤, 이 열기가 한중 양국에 어떤 기회를 열어줄 수도 있겠다는 기대를 품는다. 베이징-하얼빈 왕복 항공권 가격은 우리 돈 30만원 안팎으로, 서울까지 오가는 비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한 설문조사기관에 따르면 하얼빈 방문 예정인 여행객의 30%가량이 현지에서 5000~1만위안, 20% 이상이 1만~2만위안을 지출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유인만 있다면 이들 관광객의 발길을 한국으로도 돌릴 수 있지 않을까. 실제로 하얼빈과 가까운 옌볜 조선족자치주 옌지 역시 인기 여행지로 부상중인데, 이곳의 유명한 기념사진 포인트 중 한 곳이 한글 간판이 잔뜩 걸린 따쉐청 앞이다. 한국 여행에 대한 관심과 흥미가 읽힌다.
우리 관광객에게는 하얼빈이나 하이난처럼 극한의 추위, 한겨울의 더위를 체험할 수 있는 이웃국 내 도시들이 매력적일 수 있다. 계절 관광 시즌에 맞춰 한시적으로 상호 간에 비자를 면제해주는 등 여행의 진입장벽을 낮춘다면 적지 않은 기회가 열릴지 모른다. 물론 지중(知中)의 필요와 중요를 외쳐온 입장에서 다른 속내도 있다. 2016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 이후론 감정적으로, 2020년 코로나19 확산 이후론 물리적으로 일반 국민 간 교류가 끊겨버린 한중이, 관광 열기를 다리삼아 다시 상대국을 이해할 계기를 만든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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